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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은 ‘달걀주’를 잘 만들었다. 소주잔 두 개를 모아 쥐고 머리로 깨는 시늉을 하며 잔속에 든 술을 맥주잔에 흘려 넣었다. 고고할 줄 알았던 고위 법관의 소탈함에 술자리의 어색함은 금세 풀렸다. 주량도 엄청났다. 한 판사는 “일도 술자리도 사력을 다하는 분”이라 했다.실무를 맡은 심의관들도 법원 내부에서 극찬을 받았다. 어떤 판사는 한 심의관이 일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동료인데 경외감이 들었다”고 했다. 또 다른 심의관에겐 “칭찬에 인색한 어느 대법관이 ‘100년에 한 번 날까말까 한 인재’라고 했다”는 평가가 따라다녔다.임 전 차장은 그런 그들도 못 미더워 ‘보고서 경쟁’을 시켰다. A가 작성한 문건을 B에게 주며 “A가 이것밖에 못하니 네가 다시 써보라”고 했다.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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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봉 KBS 기자
2018.08.20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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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주고도 못 사는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꿈 같은 시간, 바로 요새죠. 각급 법원의 휴정기 말인데요. 서울중앙지법을 포함해 여러 법원이 지난달 30일부터 10일까지 휴정기로 재판을 진행하지 않습니다. 물론 예외적으로 진행되는 것들이 있긴 하지만 법조계가 함께 쉴 수 있는 여름 휴가인 셈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마냥 놀 순 없습니다. 각자 미뤄뒀던 사건 기록을 꺼내거나 그동안 밀린 일들을 처리하느라 바쁘실 텐데요. 그래도 주말쯤엔 시간을 내서 영화 한 편 보는 게 어떨까요. 이 때 아니면 쉴 수 없는 기간에 정말 쉬어주는 것도 꼭 필요한 일이니까요. 그렇다고 영 법과 상관없는 영화는 안 되겠죠? 그래서 추천합니다.2017년 4월26일 개봉한 ‘나는 부정한다’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법정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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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경 머니투데이 기자·변호사
2018.08.13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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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에 나오는 최강의 무장들은 모두 최고의 무기를 소장하고 있다.무신으로 추앙받는 관우는 80근짜리 청룡언월도를 휴대했다. 장비에겐 3미터에 육박하는 장팔사모가 있었다. 관우와 장비가 한꺼번에 덤벼도 당해내지 못했던 여포는 방천화극으로 수많은 적장의 목을 취했다. 잠자던 여포가 조조의 병사들에게 생포당했을 때, 병사들은 먼저 방천화극부터 치웠다.박정희, 전두환 장군이 정권을 탈취할 때 그들도 무기에 의존했다. 그것은 총과 탱크였다. 재벌이 세상을 자기 뜻대로 움직이려 할 때도 무기에 의존한다. 삼성이 최순실의 딸에게 구입해준 말도, 낙하산 관료와 전관예우 법조인들을 유혹하는 고액 연봉도 모두 그들의 무기였다.그렇다면 우리 민주주의자들은 어떤 무기를 갖고 있을까? 민주주의자가 가진 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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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범기 MBN 기자
2018.08.06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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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과 질서의 마지막 보루인 사법부가 중대한 시험대에 올랐다. 검찰 수사에까지 이르게 된 사법 행정권 남용 사태로 국민의 신뢰에 큰 상처를 입었다.국민이 지금껏 사법부를 믿었던 것은 실체적 진실에 가장 가까운 판단을 내린다고 생각해 왔기 때문이다.범죄에 대한 완벽한 수사란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국민 모두가 알고 있지만, 판사의 판결만큼은 무결점에 가까울 것이라고 기꺼이 믿었다.수사기관이 정권의 시녀라는 오명을 뒤집어 쓸 때도 대부분 법관들은 법대에 앉아 속세의 일에 초연한 듯 청백리처럼 처신을 했다. 일부 판사들이 크고 작은 법조 비리에 연루됐을 때도 개인의 일탈에 불과할 것이라고 넘기며 사법부의 공정성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이들은 드물었다.촌부부터 재벌총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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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경준 아시아투데이 기자
2018.07.30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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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1일 정부가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문을 발표하면서 ‘공’은 국회로 넘어갔다. 하지만 앞으로 검경 수사권의 운명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차갑기만 하다. 20대 국회의 하반기 원 구성이 늦춰지면서 검경 수사권 조정의 운명을 결정할 이른바 ‘제2기’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이하 ‘사개특위’) 구성 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는 탓이다. 지난 1월 출범한 사개특위는 국회 차원의 사법개혁 논의체다. 지난달 30일 활동 기한이 종료됐다.이에 따라 국회는 16일 사개특위를 포함한 비상설특위구성안에 대해 논의했지만 결국 합의를 하지 못하면서 오는 26일 재논의하기로 결정했다. 정부가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문에 도장을 찍은 지 한 달 가까이 지났으나 여전히 논의 자체가 이뤄지지 못하면서 제자리 걸음을 면치 못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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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덕 서울경제 기자
2018.07.23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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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기무사령부가 정치적 중립 의무를 어기고 조직적으로 정치에 개입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박근혜 정부 시절 세월호 참사에 개입하고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를 앞두고는 위수령·계엄령 시행을 검토한 정황까지 문서로 확인됐다. 하나둘씩 쏟아지는 기무사 내부 문건들, 그야말로 시련의 연속이다.국방부 사이버 댓글사건 조사 태스크포스(TF)는 최근 이명박 정부 시절 기무사의 정치관여 의혹에 대한 최종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기무사는 60명 규모의 TF를 꾸려 세월호 유족 등 민간인을 사찰했고 기무사령관은 청와대에 관련 내용을 보고한 정황이 드러났다. 기무사와 예하 부대 사이버전담관인 ‘스파르타’는 정부·여당에 유리하게 여론을 조작한 의혹도 나왔다.기무사의 정치개입 논란은 이번 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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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도현 뉴스1 기자
2018.07.16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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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은 ‘여론’을 먹고 자라는데 큰 걱정입니다. 수사를 열심히 해서 성과를 낸다 한들 과연 국민들께서 특검을 반겨주실지…”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사건을 수사하는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공식 출범한 지난달 27일. 특검팀 사무실로 첫 출근한 한 파견수사관은 향후 특검수사의 가장 큰 난관으로 ‘여론’을 꼽았다. 그는 특검이 수사 성과를 달성한다 해도 국민들의 지지와 성원을 받긴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야당인 자유한국당의 요청으로 특검이 시작된 데다 김경수 경남도지사 등 여권 핵심층을 수사해야 하는 상황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다. 허익범 특검팀이 수사를 개시한 지 2주일이 지난 지금, 이 수사관의 걱정은 점차 현실이 되고 있다. 특검에 대한 관심은 급속도로 식었고, 이제는 비난·비판이 아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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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우 중앙일보 기자
2018.07.09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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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드루킹 특검’이 출범했다. 드루킹 수사에 특검이 나서야 해야 하는지에 대한 갑론을박이 있었지만 검찰과 경찰이 온 국민에게 보여줬던 ‘수사 불협화음’을 아무도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그간 검·경은 영장을 신청하고 기각하는 과정에서 서로를 탓했지만, 앞으로 이러한 신경전을 보지 못할지도 모르겠다. 지난 21일 검·경이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수사권을 조정하자는 합의를 했기 때문이다.아직 합의에 불과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수사권 조정 이후 재판에 대한 대화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었다. 수사권 조정의 당사자인 검·경뿐 아니라 판사와 변호사도 큰 변화를 앞둔 재판에 대비하고 있었다. 우선, 강력범죄 사건의 경우 법정에서 ‘수사경찰+공판검사’ 조합을 보게 될 가능성이 크다. 경찰이 그동안 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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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지 뉴스토마토 기자
2018.07.02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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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약한 여성에게 책임을 다 물어서야 되겠습니까?”최근 취재한 국민참여재판의 최후 변론을 듣다가 순간 눈살을 찌푸렸다. 배심원들에게 더욱 감정적으로 호소하기 위한 것이었겠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그 피고인에게는 왠지 ‘여성’이라는 단어가 너무 어울리지 않아서였다. 10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폭력·불법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그의 직책과 혐의에 ‘여성’이라는 이유는 낄 수가 없어 보였다. 20분가량 이어진 피고인의 최후 진술은 배심원 8명(예비 배심원 1명 포함)을 향한 호소가 아니라 마치 광장에서 대중을 상대로 연설하는 것 같이 힘이 느껴졌다.그는 80만여명의 조합원들을 이끌었던 노동단체의 사무총장이었다. 첫 여성 사무총장이었지만 그가 여성이어서 됐는지는 모르겠다. 분명한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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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백윤 서울신문 기자
2018.06.25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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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7시. 남들은 퇴근할 시간에 서초동에서 어쏘로 일하는 변호사 친구와 함께 백반을 먹기로 합니다.“나? 사무실 다시 들어가봐야 돼. 내일까지 서면 낼 게 있어서.”급한 마음에 밥을 후루룩 먹는 친구를 보면서 마냥 안타까워할 수도 없습니다. 기자들도 야근이 많기 때문인데요. 다행히 그날은 야근이 아니어서 친구를 배웅해줬습니다.지금까지는 서초동에서 저녁을 먹기 위해 사무실에서 우르르 나오는 변호사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요. 그렇지만 이런 모습들이 앞으로는 사라지게 될지도 모릅니다.주 52시간 노동 시대가 눈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오는 7월부터 종업원 300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주당 법정 근로시간 한도를 현행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는 개정 근로기준법이 시행되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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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경 더엘 기자·변호사
2018.06.18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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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법정에 있습니다’는 일본 아사히신문의 도쿄지방법원 담당 기자들이 쓴 연재 기사를 한 데 모은 책입니다. 대형사건 취재로 법조 기자들이 바쁜 건 일본도 우리와 똑같지만, 아사히신문 기자들은 평범한 사람들의 작은 재판에 주목했습니다. 아픈 딸을 위해 장어 구이팩을 훔친 아버지, 폭력단의 사주로 각성제를 해외 밀반입한 할머니…. 기자들은 방청석에 앉아 법정 풍경을 담담히 전했고 일본 사회에 잔잔한 파장을 불러 일으켰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입하는 기자들은 100명이 조금 안됩니다. 전직 대통령의 뇌물 사건, 재벌 총수의 비리 사건 같은 재판들만 챙겨도 기자들의 몸은 모자라지요. 재판 뿐 아니라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처럼 갑자기 터지는 일들도 법원 출입 기자들의 몫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대형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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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혁진 KBS 기자
2018.06.11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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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라보예 지젝이 말합니다. “정말 해야 할 일은 책임자로부터 보상을 받아내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책임을 져야 할 위치에 올려놓지 않는 것”“정치 1번지의 의원으로서 정치권 전반의 변화와 개혁의 주역이 되겠다.”지난 1996년 4월 15대 총선, 서울 종로. 3선에 오른 형과 함께 재선을 확정 짓는 날, 이명박 의원은 큰 차이로 5공 청문회 스타인 노무현 후보를 제치며 말했습니다. 얼마 뒤 돈을 뿌리며 선거했다는 죄가 인정돼 피선거권이 박탈됐고, 종로는 노무현 후보에게 세 번째 의원직으로 화답합니다.“도곡동 땅이 어떻다고요? BBK가 어떻다고요?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여러분.”11년 뒤. 한나라당 박근혜 당시 대선 예비후보와 의혹을 주고받던 네거티브 전에서 이명박 예비후보가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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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성 YTN 기자
2018.06.0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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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자격사를 논할 때면, 직접 경험한 사례를 자주 인용한다. 의료서비스에 관한 것으로, 그 하나는 ‘무관심’형이다. 10여년 전 흉통으로 마을의원에 이어 2차 병원 진료를 받았지만 원인을 알 수 없었다. 결국 대학병원에서 서너 시간 대기와 비싼 진료비를 감당하며 갖은 최첨단 촬영까지 진행했고 수일 후 검사결과를 보러 갔다. “별 이상이 없는 듯 한데 아직도 왼쪽이 아프세요”라며 진료교수가 물었다. “교수님, 저는 오른쪽이 아프다고 했는데요…. 2차 진료소견서에도 그렇게 써 있고요.”두 번째는 ‘무례’형이다. 4년 전 어느 봄날 토요일 오후, 한 지인의 갑작스런 열병으로 동네의원에 들렀다. 사무직원들은 모두 퇴근했는지 노령의 원장의사가 접수부터 진료까지 했다. 정황을 설명하자 그는 지인의 팔에 주사바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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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진 법률저널 기자
2018.05.28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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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장충기 전 삼성 미전실 차장,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이영선 전 청와대 경호관, 정기양 전 대통령 자문의.‘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이들을 꿰뚫는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가 1심 재판에서 실형 선고를 받고 법정구속된 것이다. 스스로 법정에 들어왔지만 나갈 때는 교도관 손에 이끌려 포승줄에 묶이는 신세가 됐다.지난해 5월 법원에 출입하기 시작한 이후로 가장 관심을 갖고 지켜본 재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정점으로 하는 국정농단 사건 재판이었다. 법조 초년기자 입장에서 국정농단 피고인들의 선고 결과를 들으며 ‘법정구속’이라는 개념은 생소하게 다가왔다. 돌이켜보면 검찰이 피의자를 구속기소하는 게 자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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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연 경향신문 기자
2018.05.21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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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7년 11월 16일,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돌연 임시회의를 열었다. 당초 위원회는 확정판결이 난 사건 7만여건을 대상으로 양형 관련 ‘전관예우’ 실태분석을 하기로 했다. 사법부 차원에서 실시되는 첫 전관예우 실태조사였다. 그러나 위원회는 이날 임시회의에서 갑자기 전관예우 관련 통계조사를 하지 않기로 결정을 번복했다. 이날 회의록은 양형위원회 홈페이지에도 올라오지 않았다. 대법원이 회의 내용을 비공개하기로 결정하면서다.이주영 당시 한나라당 의원은 2009년 국감에서 “당시 법관들의 반대 때문에 양형위원회의 전관예우 통계 조사가 무산됐다”고 폭로했다. 전관예우의 존재가 드러날 경우 사법 불신이 초래될 것이라는 법원의 반대 입장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일반인들이 전관예우 통계분석 결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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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성 변호사·머니투데이 기자
2018.05.14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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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기자의 취재원은 판사가 아니라 판결이다.” 한 판사가 기자에게 말했다. 특정한 여론과 반대되는 판단을 내린 판사의 신상이나 성향을 비난하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을 때다. 언론이 여론에 편승하지 말고 본질적인 부분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말이었다. 어느 정도 공감할 수 있었다.국정농단 사건 재판이 시작되자 법원도 시끄러워졌다. 구속영장이 기각될 때마다 여론은 분노했고, 일부 언론들도 ‘판사 신상털기’에 가담했다. 조윤선 전 정무수석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한 판사는 ‘장발장 판사’라고 불렸다. 과거 단순 절도 사건에는 실형을 내렸다는 이유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달랐다. 법관은 어느 누구의 눈치도, 압력도 받지 않아야 한다는 점에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었다.그러나 그 판사의 말에 완전히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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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현 오마이뉴스 기자
2018.05.07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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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이라는 말은 어딜 가나 통용된다. 넉살 좋은 남자 기자들은 첫 술자리에서 취재원을 “형님”이라고 곧잘 부른다. 여전히 남성이 주를 이루는 법조계에서도 마찬가지다. 함께 간 술자리에서 형님 소리를 들은 나는 순간 당황스럽다. 앗, 나도 형님이라고 불러야 하나. 형님 앞에서 “판사님” “검사님”은 왠지 거리감이 느껴진다. 이들의 다정한 모습에 괜스레 취재원 관계에서 밀린 것 같은 느낌도 든다.우리는 유독 형님(오빠)과 아우가 많다. 타인을 친근함을 담아 부르는 표현이다. 가족 호칭을 택한 순간 타인과 타인의 만남이 사적인 관계로 변한다. 어색함을 없애고 서로의 간격을 좁힌다. 나이, 직업, 계급 등 위계질서를 허문다. 운동권 학생들이 ‘선배’ 대신 형이라 했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보수적이고 취재
기자의 시선
이새하 이투데이 기자
2018.04.30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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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전문가가 아니다. 전문가의 입을 빌려 세상만사를 해석하고, 이를 이해하기 쉽게 풀어쓴다. 기자에게 출입처의 전문가가 필수 취재원인 이유다. 그런 의미에서 법조 기자는 전문가인 판사·검사·변호사들의 설명 한 마디가 소중하다.지난달 이명박 전 대통령과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구속영장심사에 불출석하겠단 의사를 밝히자 검찰이 ‘이례적으로’ 법원에 구인장을 반환한 것을 놓고 법조계에서 논란이 일었다. “법원에서 발부한 구인장을 검찰이 제대로 집행 시도조차 않은 채 반납했다. 일반인들이 불출석 의사를 밝혔다고 해서 똑같이 했을지 의문”이라는 비판 여론이 압도적이었다.이에 대해 한 판사는 “우리나라 형사소송법상 구인장의 의미가 모호하기 때문에 검찰이 영장을 명령장이 아닌 ‘허가장’ 정도로 받아들이면
기자의 시선
김리안 문화일보 기자
2018.04.23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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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습기자에서 벗어나 사회부에 갓 입문했을 때, 선배가 이런 말을 해줬다. 사회부 기자들이 맞닥뜨리는 사건엔 크게 네 종류가 있다고. 작은 사람들의 작은 사건, 작은 사람들의 큰 사건, 큰 사람들의 작은 사건, 큰 사람들의 큰 사건이었다.취재 과정에서 아이템을 선별하는 데에 있어, 이 기준은 나름대로의 척도가 됐다. 공식대로라면 일반인들의 주취폭행은 ‘작은 사람들의 작은 사건’으로, 평범한 이웃 주민의 엽기 살인행각은 ‘작은 사람의 큰 사건’으로 볼 수 있다. 재벌 총수와 정치인들의 성추문은 ‘큰 사람의 작은 사건’에, 권력자들의 비리 고리가 게이트로 번지는 건 ‘큰 사람들의 큰 사건’에 해당된다.선배는 ‘큰 사람들의 큰 사건’은 정권마다 한번 있을까 말까 하다고 했다. 접하기 어려운 사건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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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빈 채널A 기자
2018.04.09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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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화대교 아치 위에 사람이 올라갔대!” 지난해 5월 다급하게 걸려온 제보 전화가 호기심을 자극했다. 이미 ‘시한부’ 판정을 받은 사법시험을 존치시켜달라는 고공시위였다. 즉시 현장으로 달려갔다. 먼저 도착한 구조대원들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에어매트를 설치했다. 차량통행도 제한했다. 일대 교통상황은 그야말로 최악으로 치달았다.장장 25시간에 걸친 목숨 건 시위는 홍준표 당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가 찾아와 “고시제도를 부활시키겠다”고 설득하면서 마무리됐다. ‘고시생모임’ 대표 이종배(41)씨 얘기다. 이씨가 지상으로 내려온 날 그를 붙잡고 무작정 국밥집으로 들어가 대화를 나눴다.대구 출신인 이씨는 화공학과를 나와 섬유업에 종사하던 중 법조인의 꿈을 키웠다고 한다. 그는 35살때부터 사법시험에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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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영 세계일보 기자
2018.04.02 09: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