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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시선]법정구속의 풍경
박광연 경향신문 기자  |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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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9호] 승인 2018.05.21  10: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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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장충기 전 삼성 미전실 차장,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이영선 전 청와대 경호관, 정기양 전 대통령 자문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이들을 꿰뚫는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가 1심 재판에서 실형 선고를 받고 법정구속된 것이다. 스스로 법정에 들어왔지만 나갈 때는 교도관 손에 이끌려 포승줄에 묶이는 신세가 됐다.

지난해 5월 법원에 출입하기 시작한 이후로 가장 관심을 갖고 지켜본 재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정점으로 하는 국정농단 사건 재판이었다. 법조 초년기자 입장에서 국정농단 피고인들의 선고 결과를 들으며 ‘법정구속’이라는 개념은 생소하게 다가왔다. 돌이켜보면 검찰이 피의자를 구속기소하는 게 자연스럽다는 인식이 있었다. 실제 검찰과 특검은 상당수 피의자를 구속기소했고, 불구속기소는 구속영장이 한두차례 기각된 뒤 이뤄진 경우가 많았다.

주요사건 피의자의 구속여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뜨겁다. 이는 ‘갈등’을 거쳐 확대·재생산된다. 법원이 영장심사를 통해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하면 검찰이 반발하는 모습은 익숙한 풍경이다. 최근 ‘드루킹 여론조작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검찰이 반려하며 빚어진 검·경 영장갈등도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법원은 피의자의 혐의가 소명된 상태에서 증거인멸이나 도주의 우려가 있을 경우 구속영장을 발부한다. 수사기관도 이러한 영장발부 기준을 엄격히 따져 구속영장을 청구한다. 그러나 ‘실체적 진실의 발견’과 동전의 앞뒷면을 이루는 ‘수사 편의주의’에 빠져 구속영장 청구를 당연시하는 분위기가 있는 건 아닌지 경계해야 한다. 누군가는 정치적인 주장으로 활용하지만 ‘불구속 수사·재판’은 형사소송법의 대원칙이다.

수사단계에서의 구속영장 청구와 발부는 ‘무죄추정의 원칙’의 맥락에서 오해를 불러올 수 있는만큼 더욱 신중할 필요가 있다. 상당수의 일반 시민들은 구속영장 발부로 피의자에 대한 유죄를 가늠하곤 한다. 구속영장 기각시 법원의 영장전담판사에게 가해지는 무수한 비난은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한다.

판사의 실형 선고로 법정구속되는 순간 피고인들은 대체로 덤덤한 듯 당황한 표정을 짓는다. 그러나 피고인은 불구속 상태에서 방어권을 충분히 보장받아 법정 공방을 벌일 수 있었다. 검찰은 실형선고와 법정구속으로 어느 정도의 실체적 진실을 증명받고 범죄자 처벌에 성과를 거뒀다. 주요 사건 피의자에 대한 구속기소만이 항상 정답이 될 수 없다. 판단의 주체는 결국 법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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