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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의 ‘희소성(稀少性)의 해결’을 위한 수단이 오히려 ‘과잉성(過剩性)’의 문제를 불러 왔다. 지금은 이 방법적 실패에서 빚어진 ‘과잉성의 처리’로 고민하고 있다. 변호사의 대량생산은 이미 이 시대의 절대적 윤리가 되었고 이에 어긋나는 변호사의 사고와 행동은 과거 희소성의 시대의 법비(法匪)로 회귀하려는 반동적 퇴행(退行)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우리 사회의 일부 알량한 자칭 지혜인들은 변호사의 수를 늘리기만 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는 단선적이고 기계론적 사고를 가지고 있었다. 수요에 대한 공급부족이 변호사를 법비로 만들었으니 공급을 늘리면 된다는 교과서적인 사고가 그것이다. 그들은 이것을 묘안(妙案)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묘안이라는 것은 독(毒)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범안(凡案)이 아닐 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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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기 변호사
2015.08.24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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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지만 누를 길 없이 강렬한 세 가지 열정이 내 인생을 지배해 왔으니, 사랑에 대한 갈망, 지식에 대한 탐구욕, 인류의 고통에 대한 참기 힘든 연민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열정들이 마치 거센 바람과도 같이 나를 이리저리 제멋대로 몰고 다니며 깊은 고뇌의 대양 위로, 절망의 벼랑 끝으로 떠돌게 했다.” 퇴근길 라디오에서 우연히 듣게 된 이 대목이 별안간 마음 깊숙한 곳을 찔렀다. 그날이 그날 같으면서도 마음은 전혀 단순하지 않고 복잡하고 어지럽다. 무언가를 강렬하게 갈망하거나 열정을 품는 것도 없다. 인류의 고통은 너무 멀고 연민은 파지(破紙)로 가득 찬 손수레가 지나갈 수 있게 차를 멈추고 노인의 굽은 등과 앙상한 팔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을 때에야 찾아온다. 지식에 대한 탐구는 필요한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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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외숙 변호사·부산회
2015.08.24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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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8월 조선변호사시험이 있었다. 14일 오전 민법, 오후 형법, 15일 오전 상법, 오후 경제학이었다. 그런데 15일 오전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 200여명은 일본의 무조건 항복으로 시험 자체가 영구히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에 직면했다. 수험생들은 논의 끝에 합격증서를 받기 위한 교섭을 벌이기로 하고, 이른바 의법회(懿法會, 일명 以法會)를 조직한 후 “시험 중단의 책임은 일본 정부나 조선총독부 시험위원회에 있다. 시험을 끝까지 시행했다면 전원이 합격했을 수도 있으니 응시자 전원에게 합격증서를 달라”고 요구했다. 시험위원회는 여덟 과목 중 세 과목밖에 치르지 못한 수험생들에게 합격증서를 줄 수 없다고 거부하다가 결국 연락이 끊긴 사람을 제외한 106명에게 변호사시험 합격증서를 주었다. 이것이 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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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구 변호사
2015.08.24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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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산 기간이 부산에서 산 기간보다 훨씬 길지만 나는 초, 중, 고등학교를 부산에서 다녔기 때문에 부산 사람이다. 부산 사람은 롯데 자이언츠의 팬이다. 이는 한국 사람이 국가 대항전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을 응원하는 것처럼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렇지만 깊은 고뇌 끝에 나는 배신을 결심했다. 올해부터 한화 이글스를 응원하기로 한 것이다. 롯데 자이언츠와 결별하기로 한 이유는 롯데 자이언츠가 너무 오랫 동안 실망을 주어왔기 때문이다. 짝사랑 체질이 아닌 나로서는 일방적으로 주는 사랑을 더 이상 계속할 수 없었다. 때마침 김성근 감독이 한화 이글스를 맡는다고 하기에 한화 이글스 팬으로 귀화하는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그러면서도 과연 내가 롯데 자이언트를 떠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없지 않았다. 롯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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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광 변호사
2015.08.16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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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중기 보조국사(普照國師) 지눌(知訥)의 뒤를 이어 조계종의 2세(世)가 된 진각국사(眞覺國師) 혜심(慧諶, 1178∼1234). 주술적 폐습과 부패, 권력과의 결탁에 찌들어있던 불교계의 부조리를 직시하고 정혜결사(定慧結社)의 새로운 부흥운동을 전개하였던 당대의 고승이다. 그는 출가 전 사마시(司馬試)에 합격해 태학에서 수학하였을 만큼 문학적 조예도 갖추고 있어서 선교상쟁(禪敎相爭)을 불식해 선풍(禪風)을 널리 떨쳐나가면서 곳곳에 많은 시를 남기었다. 우리 국문학사상 최초의 본격적인 선시인(禪詩人)이라 일컬어지기도 한다. 그런데 그의 자호는 ‘무의자(無衣子)’이다. 옷을 훌렁 벗어던지고 자기 멋대로 뛰어노는 어린아이의 순진무구한 모습이 파격적인 시형과 시어의 사용으로 깊은 깨달음의 선사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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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헌 변호사
2015.08.16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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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이 이미 네이버에 상고법원에 대한 검색광고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광고에 따르면 대법원은 현재의 법률심에서 벗어나 법률심의 역할은 상고법원에 맡기고, 대법원은 우리 사회의 기본 원칙을 제시하는 정책법원 형태로 운영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대법원의 이와 같은 상고법원 도입이 국민의 권익을 위한 것인지에 대해 깊은 의구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권력을 신탁 받은 자가 이제는 자기가 그 권력의 주인이기 때문에 스스로 그 권력을 강화하겠다는 태도는 권력을 위임한 자에 대한 배신이다. 그런데 대법원의 태도는 국민으로부터 신탁 받은 권력을 스스로 자기 것이라고 강화하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않아 매우 씁쓸하다. 대법원이 정책법원이 되는 것이 필요하다면, 왜 필요한 것인지 설득하여야 할 것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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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규 변호사
2015.08.16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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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는 무한한 정보가 제공된다. 출처를 알 수 없고, 진실성 여부도 불분명하지만 어딘가에서 청소년의 장래희망을 조사한 글을 읽었다. 부유층 청소년의 장래희망은 남자는 국제변호사(정확한 표현은 아니라고 알고 있다)이고, 여자는 법조인이며, 저소득층 청소년의 장래희망은 남자는 프로스포츠 선수이고, 여자는 연예인이라고 했다.부유층 청소년의 장래희망은 어느 정도 가시적이고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이 비교적 높은 반면, 저소득층 청소년의 장래희망은 달성여부가 매우 불투명한 대신 아주 많은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직업이라고 이 통계는 지적했다. 어느 정도 수긍이 갔다. 거칠게 표현하면, 저소득층의 청소년은 자신의 인생에 대하여 복권에 당첨되는 확률과 비견되는 매우 낮은 가능성의 모델을 설정하고 있는 것이다.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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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군 변호사·경남회
2015.08.10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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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에 도착하여 오전 업무를 처리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여름휴가를 앞두고는 항상 바쁘다. 그때 휴대폰이 울렸다. 어, 언니네. 급한 일이 아니면 업무시간 중에는 동생 일 방해할까 봐 전화도 좀처럼 안 하는 언니가 무슨 일일까? 얼른 전화를 받았더니, 아침드라마를 보다가 궁금해서 물어보려고 전화를 했다고 한다. 무슨 얘기인가 들어보니, 궁금해서 물어본다는 것의 실체는 아침드라마에 등장하는 변호사 캐릭터가 이상하다며 변호사가 이런 일도 하느냐는 성토였다. 시간에 쫓기며 일하던 나는 “그 드라마작가가 뭘 몰라서 그런 거겠지. 변호사가 그런 일을 왜 해? 감옥에 들어갈 일 있어?”하고는 시간될 때 나도 그 드라마 한번 보겠다고 하고는 통화를 마쳤다.그리고 며칠이 지난 어느 날 아침 갑자기 그 드라마가 떠올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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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진 변호사
2015.08.10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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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내가 대한민국에서 태어나지 아니하고 어디 다른 나라에서 태어났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하는 때가 있다. 멀리 갈 것 없이 한반도의 북쪽 어디쯤에서 태어났더라면 지금 어떤 모양으로 살고 있을까에 생각이 미치면 나는 참으로 다행스러운 삶을 누리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보나마나 어디 정치범수용소에서 아무런 기약도 없이 하루하루 힘겹게 연명하고 있거나 아니면 무슨 반동적 발언이라도 조심성 없이 내뱉다가 고사총의 희생물이 되었을지도 모른다.나의 다행스러운 삶은 오로지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행운의 덕분이다. 내가 선택한 것은 아니지만 우연하게도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덕분에 오늘 나의 삶이 이만큼 지탱될 수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공짜로 주어진 것인가? 그렇지 않다. 해방 후 치열한 좌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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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제 변호사·부산회
2015.08.10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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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연구소에서는 정기적으로 이메일링 서비스를 해 준다. 물론 다산 정약용 선생과 관련된 얘기다. 최근 박석무 이사장이 보낸 내용은 매심(每心)에 관한 것이다. 정약용과 그의 형 정약전은 자신들의 서재에 이름을 달았다. 정약용은 자신의 서재를 ‘여유당’이라고 하였고, 정약전은 ‘매심재’라고 불렀다. 정약전이 ‘매심’이라고 이름 지은 이유에 대해서 이렇게 풀이했다고 한다. “매심(每心)은 글자를 합하면 ‘회(悔:후회하고 뉘우침)라는 글자가 되니 잘못을 후회하며 뉘우치는 삶을 살아가려는 뜻”이다. 문득 아주 오래 전에 있었던 소송건이 생각이 났다. 얼굴에 화상을 입은 의뢰인이 찾아왔다. 배우자가 뜨거운 물을 얼굴에 부은 모양이다. 보기에도 심했는데, 화상병원에서 치료는 받았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담담하게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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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영 변호사
2015.07.27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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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연어의 꿈’이라는 책이 우편으로 왔습니다. 탈북이주민 청년이 쓴 책인데 어떤 분이 한권을 내게 선물한 것입니다. 그 제목 자체로도 많은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이 책을 아직 읽지 않고 생각을 먼저 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래서 이 글은 그 책에 대한 나의 마음과 생각을 표현한 것입니다. 탈북이주민들은 새터민이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탈북’이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터전에 정착하였다는 뜻의 새터민이라는 말도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름이 주는 불편한 마음을 없애기 위해서 이름을 바꾸었는데 그 마음의 불편함은 해결되지 않은 것입니다. 그 원인은 무엇일까요?어젯밤 서울역에서 강남역으로 오는 도중에 지하철 객실 벽에 붙어있는 포스터를 보았습니다. ‘탈북이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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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익 변호사
2015.07.27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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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검사는 대체로 자기가 이미 기소한 사건에 대하여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 공판검사가 법정에서 알아서 공소유지를 하고 형이 선고될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사검사는 직접 공판에 관여하는 사건을 제외하고 자기가 기소한 사건이 어떤 결론에 이르렀는지 잘 알지 못한다. 특별한 경우에 공소유지에 문제가 있다는 공판검사의 연락을 받거나, 무죄가 선고되었다는 서면통지를 받을 뿐이다. 간혹 벌점이 통보되기도 한다.항소심 공판을 담당하다보니 수사를 하거나 결재를 할 때 느끼지 못하였던 점을 많이 느낀다. 수사검사가 조금 더 신경을 써야 하는데 간과한 부분이 많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수사검사의 오류를 발견할 때에는 그 사건을 결재한 결재자가 누구인가 하고 공판카드 전면에 도장을 찍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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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호 대전고검 검사
2015.07.20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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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월 만에 다시 어쏘변호사 채용공고를 냈다. 무심코 지난번 공고와 동일하게 공고를 했지만, 생각해보니 변호사시험 성적표를 제출하라는 주문이 빠진 것이 생각났다. 그 성적표를 내도록 공고를 수정할까를 고민하다가 이 글을 쓰고 있다. 물론 종전에도 사법연수원 성적을 내지 않은 지원자에 대해서는 지원서류 미비를 이유로 눈길 한번 안 주고 불합격처리를 하였으니, 고민의 결론은 변호사시험 성적표 제출을 요구하는 쪽일 여지가 크다. 어느 법무법인은 채용공고 때 사법시험성적은 물론이고 사법연수원 성적도 전혀 받아보지 않는다고 들었다. 그 이유가 면접의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인지 아니면 사법시험 성적이나 연수원 성적이 우수한 변호사를 식별하는 데 별다른 도움을 주지 않는다고 보아서인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독특한 고용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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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구 변호사
2015.07.20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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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리 채프먼 박사는 오랜 기간 연구하고 조사한 결과 보통의 사람들에게 다섯 가지 사랑의 언어가 있음을 발견했다. 인정하는 말, 선물, 봉사, 함께하는 시간, 육체적인 접촉 이렇게 말이다. 누구나 이 다섯 가지 언어 가운데 하나를 주로 사용하고 있으며 서로 깊이 사랑하면서도 효과적인 방식으로 그 사랑을 전달하지 못하는 부부가 많다고 한다. 즉 배우자의 언어로 말하지 않는다면 제아무리 대단한 방법을 동원한다 해도 상대방은 사랑받는다는 느낌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이다. 새삼 지난 이별을 떠올려 보니 나는 과연 상대방의 사랑의 언어로서 충분히 사랑을 표현했는지 자신이 없어진다. 나 역시 서운함과 불만이 쌓여 폭발해 버린 걸 보면 그 역시 내 사랑의 언어를 알지 못했는지도. 서툰 연애였다. 내가 좋아하게 된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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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이 변호사·경기북부회
2015.07.20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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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내기 변호사 시절. 그러고 보니 10년도 더 지났다. 이혼사건을 맡아 나름 재판상 이혼사유를 꼼꼼히 정리한 소장을 제출했다. 이혼사유는 확실해 보였다. 그런데 피고는 이혼을 원치 않는다고 버텼다. 조정기일이 지정되었다. 그런데 피고측 대리인인 변호사님 왈. “존경하는 재판장님. 무릇 하늘이 맺어준 인연을 어찌 인간이 풀겠습니까. 피고는 이혼을 원치 않습니다.” 어라? 이건 뭐지? 변호사님인지 목사님인지. 황당했다. 조정은 결렬되었고, 이후로도 피고 대리인의 신념은 확고한 듯 했다. 나는 그 변호사님이 어떤 경우에도 이혼을 반대하는 신념으로 똘똘 뭉친 분인가 했다. 그런데 웬걸. 얼마 후 맡은 이혼사건의 원고 소송대리인이 앞에서 본 그 목사님인지 헷갈렸던 그 변호사님이었다. 이번에는 태도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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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희 변호사
2015.07.20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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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백조(白鳥)’를 아는가. 그것을 본 사람이 있는가. ‘검은 백조’란 우연에 의한 돌발적 사태 즉 예측불가능으로 인해 생긴 이상 현상을 말한다. 요컨대 미래의 불확실성이 검은 백조를 만드는 것이다. 물론 그것이 세상에 한번 나타나면 기존의 ‘질서의 문법’에 심각한 타격을 준다. 우리는 불확실성의 세계에 살고 있다. 그저 불확실성에 순응하면서 살고 있을 뿐이라는 말이 더 적합한지도 모른다. 따라서 검은 백조가 나타날 수도 있는 것이다. 다만 예측 불가능성, 불확실성을 종종 잊은 채 살고 있기 때문에 검은 백조에 놀랄 뿐이다. 그런데 우스운 일은, 검은 백조가 나타나면 누구나 ‘실은 그것은 예측 가능했었다’라고 말한다는 것. 이미 지나간 일을 뒤돌아볼 때 인간은 누구라도 신(神)이라도 된 것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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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기 변호사
2015.07.20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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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에서 2009년으로 넘어가는 겨울의 어느 날 저녁,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서 있었던 일이다. 나는 학교 앞 거라지(The Garage) 2층의 한 테이블에 앉아 누구를 기다리고 있었다. 몇 개의 빈 테이블 건너에 등을 보이며 혼자 앉아 역시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 같은 남자가 있었을 뿐 실내는 한산하였다. 딱히 할 일도 없던 나는 그의 등 너머로 보이는 출입구 쪽을 무심히 쳐다보고 있었다. 어느 순간 꽃다발을 든 남자가 걸어 들어 왔고 그는 곧장 기다리고 있던 남자에게로 향하더니 입맞춤을 하고 포옹하였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눈앞의 광경에 나는 얼떨떨하였다. 그러다 문득 꽃을 들고 온 남자의 시선이 포옹하는 상대방의 어깨 너머로 나를 향하고 있음을 알아차리고서야 황급히 시선을 내리깔았다. 그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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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외숙 변호사·부산회
2015.07.20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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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지난 3년치의 법률신문을 한꺼번에 다 읽었다. 일반 신문은 잘 읽지 않더라도 법률가가 법조계 소식 정도는 최소한 알고 있어야 할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3년치면 방대한 양이기에 주마간산 식으로 읽을 수밖에 없었다. 재미있었던 점은 ‘사상초유의 사태’라는 표현이 심심찮게 등장한다는 것이었다.그런데 몇년 후인 지금에 와서 보면 그렇게 떠들썩하였던 일들이 사실은 별 것 아니었음이 확인된다. 당장 검찰이나 법원이 무너져 내릴 것처럼 호들갑을 떨었으나 그때나 지금이나 검찰이나 법원은 크게 바뀐 것 같지 않다. 단지, 해당 인물들만 사라졌을 뿐이다. 최근에는 메르스 공포가 우리나라 전역을 뒤덮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메르스에 감염되었고 실제로도 사망한 사람들이 다수 있지만 과연 중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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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광 변호사
2015.07.1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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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일상에 지친 정신과 의사가 있었다. 환자들도 그에게 너무 지쳐 보인다고 했다. 환자들이 말했다. “선생님은 좀 쉬셔야 해요. 특히나 정신과 의사는 가끔 쉴 필요가 있어요.” 많은 것을 갖고서도 자신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 불행하지도 않으면서 불행해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그도 점점 피곤해졌고 불행해져 가는 것 같았다. 그는 자신에게 물었다 ‘내가 과연 좋은 직업을 선택한 것인가? 나는 행복한가?’ 그래서 그는 병원을 닫고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그는 여러 나라를 여행하면서 무엇이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고 불행하게 하는지, 만일 행복의 비밀이 있다면 그 비밀을 꼭 찾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여행에서 얻은 경험을 통해 ‘행복해지기 위한 23개의 비밀’을 찾았다. 정신과 의사 프랑수아 를로르의 ‘꾸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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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근 변호사
2015.07.13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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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로서 자주 접하는 범죄 중의 하나가 문서위조에 관한 죄이다. 위조문서가 주로 타인을 기망하는 수단으로 이용됨은 주지의 사실이다. 위조의 기원은 어디일까? 어쩌면 창세기에서 하와에게 뱀이 접근하여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로부터 난 금단의 열매를 먹게 한 것을 그 기원으로 삼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선악과에 대한 문서가 등장하지는 않지만 말이다. 그만큼 위조의 기원은 오랜 것이리라. 누군가를 속이기 위해 준비를 하는 자들에게 문서위조만큼 유혹적인 수단은 없을 것이다. 우리사회에 만연한 위조의 현상은 그래서 당연하다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그러나 그것이 국기를 흔드는 것이라면 단순히 간과할 문제가 아니다. 돈 몇 푼에 국가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사건을 만든다는 것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행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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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변호사·충북회
2015.07.13 09: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