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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단상]책임감
최창호 대전고검 검사  |  cchch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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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1호] 승인 2015.07.20  10:3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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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검사는 대체로 자기가 이미 기소한 사건에 대하여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 공판검사가 법정에서 알아서 공소유지를 하고 형이 선고될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사검사는 직접 공판에 관여하는 사건을 제외하고 자기가 기소한 사건이 어떤 결론에 이르렀는지 잘 알지 못한다. 특별한 경우에 공소유지에 문제가 있다는 공판검사의 연락을 받거나, 무죄가 선고되었다는 서면통지를 받을 뿐이다. 간혹 벌점이 통보되기도 한다.

항소심 공판을 담당하다보니 수사를 하거나 결재를 할 때 느끼지 못하였던 점을 많이 느낀다. 수사검사가 조금 더 신경을 써야 하는데 간과한 부분이 많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수사검사의 오류를 발견할 때에는 그 사건을 결재한 결재자가 누구인가 하고 공판카드 전면에 도장을 찍은 결재자의 이름을 살펴본다. 지속적으로 이름을 기억해달라고 외치는 검사와 결재자가 있다. 실수를 반복하는 검사 및 결재자에 대한 평가는 점점 하락할 수밖에 없다.

제도적으로는 지검부부장 정도의 경력을 가진 검사를 부장으로 근무하게 할 경우 반드시 그 이전에 고검에서 항고나 공판을 담당할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든다. 기획부서에서 근무한 검사들의 실수를 자주 발견할 때에는 더욱 그런 생각이 강하게 든다.

사람의 능력이 탁월하여 어느 자리에 가더라도 밥값을 하는 사람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좋은 보직으로만 다니는 사람들이 항상 모든 일을 잘 하는 것은 아니다. 허명(虛名)에 가려 고평가 된 사람도 많다는 생각이 든다.

1심 무죄가 선고된 사건에 대하여 항소심 재판이 진행되는 경우 1심 수사검사에게 가끔 연락을 해보기도 한다. 어떤 점을 더 주장하여야 하고, 1심 판결의 문제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등을 문의하기도 한다.

이때 참으로 다양한 반응을 감지할 수 있다. 자기가 기소한 사건에 대한 무죄 판결을 보고, 항소이유서도 직접 작성한 후 문제점을 메모하여 보내는 검사도 있고, 직접 공판에 관여하여 실체적 진실을 밝히겠다는 자세를 취하는 검사도 있다. 인사이동으로 인하여 타청으로 전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직접 항소심 공판에 관여하는 검사도 있다. 수사검사가 공판카드에 공소유지를 할 때 쟁점이 될 내용을 상세히 기재하고, 의견서까지 작성한 경우에는 공소유지 및 사건 이해에 상당히 도움이 된다.

한편, 참으로 이해하기 힘든 반응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사건을 인지하여 기소하였는데, 무죄가 선고되어도 아무런 책임감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이다. 보완 수사를 하도록 하여도 별 반응이 없거나, 보완 수사가 부실하여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경찰 수사지휘를 하다보면 아무리 서면 지휘를 하여도 제대로 수사가 이루어지지 않아 검사가 직접 수사를 하게 되는 경우와 같다.

또한 수사검사로서 자기는 제대로 일을 하였는데, 공판검사가 공소유지를 잘 하지 못하여 무죄가 선고되었다고 강변하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는 대들기도 하고, 무죄를 선고한 판사에 대하여 비난을 하면서 증거판단을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느냐고 흥분하기도 한다. 물론 검사의 입장에서 기소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하여 기소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사건을 바라보는 입장이 다를 수 있으므로 증거에 대하여 합리적인 의심에 침묵을 명할 정도의 입증을 하는 것은 검사의 의무라 할 것이다.

게다가 어떤 경우에는 납득할 수 없는 변명을 하면서 항소심에서 알아서 하라는 태도를 취하는 사람도 있다. 현재 담당한 업무가 바빠서 신경을 쓸 수 없고, 나머지는 모두 타인의 과오라는 식의 반응이 나오기도 한다. 사실심을 거치면서 쟁점으로 대두한 법률상 문제에 대한 철저한 검토가 사전에 미진하였던 사건도 있다. 주임 검사가 이를 간과하였다면 중간 관리자들이 이를 보완하도록 하고 검토한 후 후배 검사들을 지도하여야 한다. 책임감을 가지고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공직을 좌고우면(左顧右眄)하지 않고 수행하는 자세가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 형사소송의 구조에 대하여 여러 가지 논란이 있지만, 결국 직권주의를 기본으로 하면서 공정한 형사재판을 위하여 당사자주의적 요소가 가미된 것으로 이해를 하여야 할 것이다. 모든 조직에서 시간, 비용 및 인력이 무한하다면 어떤 어려움이라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형사사법에 투여되는 재화와 용역이 무한할 수는 없다. 현재의 제한된 조건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바람직한 자세는 우선 자신의 직분에 대한 책임감을 갖는 것이다.

도산 선생은 역사의 주인과 역사의 객을 책임감을 기준으로 분류하기도 하였다. 언론에 등장하는 대형 사건이 아니더라도 사건을 담당한 책임감 있는 공직자가 공정하고 신속하게 업무를 처리할 때 그러한 국민의 신뢰가 굳건한 바탕이 되어 국가는 흔들리지 않고 존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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