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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사무처 상임위원회에 근무하게 되면 빼놓을 수 없는 업무 중 하나가 인사청문회 업무다. 필자가 근무했던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에서는 법무부장관, 검찰총장 등 각 소관기관의 장 뿐만 아니라 대법관과 헌법재판소 재판관에 대한 인사청문회까지 담당했기 때문에 다른 상임위원회보다 인사청문회를 실시하는 횟수가 상대적으로 많았다.필자가 법사위에 근무할 당시 헌법재판소를 담당하는 팀에 소속되어 있었는데, 2017년부터 3년의 근무기간 동안 헌법재판소 재판관 9명의 임기가 모두 만료돼 최소 9번의 인사청문회를 경험했다. 최소 9번이지,
국회단상
최지현 변호사
2022.07.25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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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 확정된 2021년도 정부 예산은 약 558조 원(총지출 기준) 규모이다. 이러한 엄청난 규모의 예산을 정부가 제대로 집행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국가재정법’ 제61조에서는 정부가 감사원의 검사를 거친 국가결산보고서를 다음 연도 5월 31일까지 국회에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요즘 국회 입법조사관, 국희의원 보좌진, 예산정책처 분석관 등 국회 실무진들은 국회에 제출된 2021년도 결산을 검토하느라 여념이 없다. 국회의 결산심사 회의가 열리기 전 심사대상이 될 내용을 발굴하기 위해서다.법률 및 하위 법령 등을 통해
국회단상
정혜인 변호사
2022.06.27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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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법제실은 법률안 입안의뢰가 들어오면 그 입법목적을 파악하고 관련 자료를 수집한 후 법률안 초안을 작성한다. 필자가 법률안 초안을 작성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부칙이다. 변호사로서 법률을 해석·적용할 때 부칙은 단순한 참고사항에 불과하였다. 하지만 법제관은 법제 시 구법과 신법의 관계를 명확하게 정리하는 부칙 내용 규정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부칙(附則)이란 본칙에 부수하여 법률의 시행일과 유효기간, 적용례와 경과조치 및 관련된 다른 법률의 개정·폐지 등 법률의 시행을 위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는 부분이다. 부칙
국회단상
박진희 변호사
2022.05.30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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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순간, 필자 옆에는 두 건의 인사청문요청안이 놓여있다. 바로 내일, 중앙은행장 후보자의 청문회가 예정되어 있으며 얼마 뒤 또 한 건의 청문회가 기다리고 있다. 한 동료는 “이제 후보자 자녀가 따님이면 아쉬워요”라고 농을 건넨다. 청문회 단골 이슈 중 하나가 병역 문제이기 때문이다.“혹시 첫사랑에 관한 에피소드는 없습니까?”헌정사상 첫 인사청문회로 기록된 2000년 6월 이한동 국무총리 후보자에게 던져진 질문이다. 서슬 퍼런 칼날이 춤을 추는 것과 같은 근래의 청문회와는 사뭇 다르다.청문회 과정은 대상이 국무총리와 같이 국회의 동
국회단상
강지은 변호사
2022.04.26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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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이 한 달여가 지난 즈음, 드디어 봄바람이 코끝에 와 닿고 여의도에도 봄기운이 느껴지는 시기가 되었다. 국회는 한강변을 끼고 있고 조경도 잘 되어 있어서 그 어느 곳보다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주변 환경적 요소가 갖춰진 곳이다. 그러나 지금 여의도는 제20대 대통령 선거 결과에 따른 진통의 시간을 지나고 있다. 1위와 2위 후보 간의 표 차이가 역대 최소이기에 한동안 어수선한 분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대선 전후 국회에서는 실질적으로 법안 관련 회의가 진행되기 어렵다. 대선 전에는 대다수 국회의원들이 선거운동에 참여하고
국회단상
최지현 변호사
2022.03.28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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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FTA 현황을 살펴보면, 2004년 한-칠레 FTA 발효를 시작으로, 지난 2월 1일 발효된 우리나라와 아세안 10개국, 중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간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까지 총 18개의 FTA가 발효되었다.국회에서 FTA 비준동의안 검토업무를 하고 있다고 이야기하면, 주변 지인들은 “그 국가와 FTA는 왜 한 거야?”라고 묻곤 한다. 아마 FTA가 가깝게 와닿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의 FTA 활용도가 저조하다는 통계자료를 보면, FTA가 멀게 느껴지는 건 아마 필자의 지인들뿐만
국회단상
정혜인 변호사
2022.02.28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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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사무처 법제실에 입직한 후 생경하게 다가왔던 업무는 독회이다. 물론 다른 곳에서도 이슈가 생길 때마다 함께 모여 회의를 한다. 하지만 법제실의 독회는 조금 특별하다.법제실의 주요 업무는 국회의원의 의뢰에 따라 법률안을 입안하는 것이다. 독회는 국회의원으로부터 의뢰받은 법률안을 더욱 완성도 있게 만들기 위해 구성원 전체가 참여하는 합동 검토 작업으로써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필수적으로 열리는 정기적인 입법 지원 활동이다.독회 날이 되면 아침부터 매우 분주하다. 독회 자료 사전 검토는 적극적인 독회 참여를 위한 핵심이다. 동료 법제
국회단상
박진희 변호사
2022.01.24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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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을 향한 경쟁이 뜨겁다. 지방선거에도 상호 비방이 줄을 잇는데 대선이라고 질쏘냐 싶은지 후보들과 그 가족들에 대한 날을 세운 공방이 연이어 펼쳐지고 있고, 정치에 관심있는 지인들은 ‘내검너네(내가 하면 검증 너가 하면 네거티브)’ 속에서 정책선거의 행방을 묻고 있다. 후보의 사생활에 대한 비판과 검증은 당연히 외국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선거 규제가 해외에 비해 엄격한 우리나라의 선거가 유독 후보 본인과 가족에 대한 사생활 관련 검증 집중도가 높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선거규제의 방향이 가지는 실효성을 되짚어 보게 된다.우리
국회단상
강지은 변호사
2021.12.27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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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을 바꾸기는 정말 어렵지만, 법안 발의 자체는 사실 간단하다. 발의 단계에는 어떠한 내용적 심사나 소요 예산에 대한 검토가 요구되지 않기 때문이다(엄밀히는 발의 시 비용추계서를 함께 첨부해야 하나 실무상 비용추계를 요구했다는 ‘비용추계요구서’를 첨부하면 족하다). 결국, 발의만을 위해 요구되는 요건은 대표발의자 본인을 제외한 9인 이상의 동료의원의 공동발의 뿐이다(국회법 제79조).그러나 이를 들여다보면 ‘법안은 쉽게 내더라도, 그것을 통과시키기는 지극히 어렵다’는 결론에 이른다. 법안이 원 취지를 지키며 모든 심사과정을 치러내고
국회단상
강지은 변호사
2021.11.22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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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기사에 ‘여당’과 ‘야당’ 단어가 빠지는 날이 없다. ‘여·야 간 신경전’ 또는 ‘여당 대 야당’ 구조의 기사를 매일 볼 수 있다. 우리나라만 그런 것은 아니다. 두 정당이 중심이 되어 정책을 겨루는 양당제 국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미국의 공화당과 민주당, 영국의 보수당과 노동당 등 양당제 국가의 여·야 대립이 우리에게 익숙하다.양당 구조만 익숙하였던 필자는 스위스 의회 출장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흥미로운 내용을 많이 발견하였다.스위스에는 ruling party, 즉, 정권을 가지고 있는 집권 정당인 여당 개념이 없
국회단상
박소영 변호사
2021.10.25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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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입법조사관으로 근무한지 2년 정도가 되었다. 외통위 입법조사관은 법안 검토 이외에도 자유무역협정(FTA), 투자보장협정 등 다양한 조약의 비준동의안에 대한 검토를 담당하고 있다.조약에 대한 비준동의안과 법률안의 차이점 중 하나는 전자의 경우 수정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헌법 제60조제1항에 따른 ‘조약의 체결·비준에 대한 국회의 동의권’에는 수정권한은 포함되어 있지 않으므로, 국회는 조약을 전체 동의하거나 거부해야 한다.2011년에 국회를 통과한 한-EU FTA의 경우, 당초 제출된 후 다수의 오역이 발견되었
국회단상
정혜인 변호사
2021.09.27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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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더니 이제 해질녘엔 서늘하다. 낚시를 즐기는 조사(釣士)인 배우자는 곧 다가올 풀치 시즌에 설레는 기색이다. 남편의 낚시 서랍에서 풀치 장비가 전면부에 나올 즈음이면 필자는 놓친 자료 요구가 있나 이번 국감은 뭐로 먹고사나 머리가 무거워진다. 손맛 좋다는 풀치가 나올 가을은 국감의 시즌이기 때문이다.드라마 ‘보좌관’ 속 장태준 보좌관도 국정감사를 국회의 꽃이라고 했다. 국회에 대한 많은 허위·미화 정보를 담았던 드라마지만, 장태준 보좌관의 이 말은 실로 동의할 수 밖에 없는 말이다. 국정감사 기간 동안에는 온 사
국회단상
강지은 변호사
2021.08.23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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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변호사들이 국회입법조사처에서 근무하고 있지만 정원이 적다보니 아직 생소해 하는 분들이 많다. 입법조사처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질문 받을 때가 많은데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법률에 기반한 논리를 적어나가는 일은 로펌에서의 업무와 유사하다. 다만, 개별사건이 아닌 사회 전반적인 사실관계를 파악해야 하는 점, 새로운 정책이나 입법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입법조사처 업무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 국회의원의 입법·정책 질의에 답변하고, 자체적으로 발굴한 현안에 대해 보고서를 작성한다. 이를테면 인공지능 면접 현황
국회단상
박소영 변호사
2021.07.26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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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사무처에 입사한지 2년 정도가 되어간다. 로펌에서 일하는 친구들은 국회가 생소하다며 어떤 업무를 하고 있는지 종종 묻곤 한다. 국회의 법안심사절차나 입법조사관의 업무가 궁금한 분들을 위해, 법안의 상임위원회 통과과정을 입법조사관의 시각에서 간략히 소개해보고자 한다.국회의 17개 상임위원회는 국회의원의 입법활동 지원을 위해 각각 전문위원과 이를 보좌하는 입법조사관 등을 두고 있다. 입법조사관은 상임위원회 소관 행정부처와 관련된 법안 및 예·결산 등을 검토한다.법안의 상임위원회 통과과정을 살펴보면, 첫째, 상임위원회 ‘회부’ 단계이
국회단상
정혜인 국회사무처 외교통일위원회 입법조사관
2021.06.28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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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 입법권보다 사실상 부처의 마음을 심란하게 만드는 것은 국회의 예산·결산 심사권이다. 매해 결산 또는 예산 심사가 다가오면 각 부처의 예산담당자들은 여의도를 분주히 오고간다. 특히, 다양한 사업에 소요되는 예산을 확보해야 하는 예산 시즌에는 부처의 높으신 분들도 총출동해 각 상임위의 예산결산기금심사소위원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이하 ‘예결위’), 그리고 그 핵심인 예산안조정소위원회(흔히 ‘계수조정소위’) 위원들뿐만 아니라 실무책임 보좌진까지 만나려고 분주히 움직인다.국회에 제출되는 정부 예산안은 기획재정부가 전년도 12월부터 올
국회단상
강지은 변호사
2021.05.10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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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는 하루에도 수십 개의 법안들이 성안된다. 성안된 법안이 세상의 빛을 보려면 국회법 제79조에 따라 의원 10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그 법안이 어떠한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는지, 얼마나 시급한 사안인지는 묻지 않는다. 원하는 시기에 법안을 발의시키려면 대표발의자인 의원을 제외하고 최소한 9개 이상의 의원실이 도와줘야 한다.문제는, 공동발의한 법안의 내용에 따라서는 의도치 않게 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휘말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법안 자체가 정치적 함의를 가지는 경우도 있고, 의원의 평소 입장과 상반되는 내용이 포함되어
국회단상
장세창 변호사
2021.03.15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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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대한변호사협회와 각 지방변호사회 선거가 종료됐다. 휴업 상태로 투표권이 없는 필자는 메신저 단체 채팅방 초대로 치열했던 후보 간 경쟁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다.필자 또한 소속 의원실 의원님의 재선과 당내 선거 과정에서 캠프원으로 활동한 경험이 있다. 통상 법조인이 캠프원으로 활동하면 선거 관련 법규 검토, 공약 성안, 언론 등 대외 메시지 관리 업무를 맡는다. 필자의 경우 법규 검토 업무 비중은 낮았지만 타 지역구에서 선거를 치른 변호사님은 ‘고발장 머신’이라는 자평을 할 정도로 선거법의 달인이 된 경우도 있다.필자가
국회단상
강지은 변호사
2021.02.08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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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30일, 법사위 회의장에서는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심사를 위한 법안심사제1소위 세 번째 회의가 열렸다. 회의장 밖에는 단식농성 중인 정의당 의원들과 유가족들이 신속한 심사를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서 있었고, 회의 결과를 취재하기 위한 많은 기자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간절함과 열망, 어수선함의 어딘가쯤을 지나 회의장 안으로 들어오면 차분함과 엄숙함이 내려앉아 있는 분위기 속에서 회의가 시작된다.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은 논의 당시 그 제명조차 확정되지 않았을 만큼 논점이 많고, 그 제정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국회단상
장세창 변호사
2021.01.11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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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필자가 속한 의원실은 한국형사정책연구원과 함께 형사입법 방향에 대한 국회 세미나를 주최하였다. 은사님께서 직접 기획하셨다는 행사인 만큼 눈치껏 세미나 현장을 지키던 중, ‘비서관 입법의 지양’이라는 지적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개별 의원실 소속 보좌진이 단편적 이슈 따라가기식 법안을 만드는 것은 전문적 논의가 바탕이 되지 못해 법률안 내용의 정당성 내지는 타당성 확보를 하기 어렵다는 취지였다. 비서관인 나는 옆자리에 앉은 다른 방 비서관님과 웃음을 교환하며 “아야”라고 읊조렸다.역대 국회에서 발의된 법안의 수와 통과율을
국회단상
강지은 변호사
2020.12.21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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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가 개원한 지 5개월이 지났다. 180석 거대여당의 출현과 초선의원 비율의 증가로 수많은 법안들이 쏟아지고 있다. 1일 현재 의안정보시스템에 접수된 건만 6051건이다. 매달 천 개 이상의 개정안들이 발의되는 셈인데, 이 추세대로라면 21대 국회는 역대 최대인 4만 건의 법안이 쏟아질 전망이다. 이 정도면 ‘입법 홍수’를 넘어 ‘입법 쓰나미’다.더 많은 법률이 국민의 삶을 나아지게 할 수 있을까? 결코 아닐 것이다. 법을 통한 규제가 사회 구성원들의 자유를 일부 제약해 사회 전체의 효용을 증대시키는 것이 본질이라면, 잘못
국회단상
채용현 변호사
2020.12.07 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