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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는 언제까지 쓰고 다녀야 할까. 깨끗이 씻은 손으로 코 주위를 꼭꼭 눌러보지만 따뜻한 콧바람이 차가운 안경알에 부딪혀 아른거린다. 최후변론처럼 몇 분 동안 계속해서 말을 하기는 더욱 힘들다. 이야기할 의뢰인의 억울한 사정은 한참 남았는데 자세한 내용은 서면을 참고해달라고 가쁜 숨을 몰아쉬며 마무리하곤 만다.요즘 법정에선 모두 마스크를 쓰고 이야기하다 보니 잘 알아듣지 못할 때가 많다. 목소리가 작은 한 검사님이 성범죄 구형을 하는데 정작 중요한 숫자 부분이 들리지 않는다. 재판장님은 연신 마스크를 고쳐 쓰면서 징역이 몇 년인지, 수강명령이 몇 시간인지, 취업제한은 몇 년인지 다시 묻곤 한다.때린 건 맞지만 절대 휴대전화로 때린 건 아니라는 피고인이 있었다. 휴대전화에 피해자의 DNA가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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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승민 변호사
2020.04.06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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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시즌이 지났다. 필자는 2009년 9월 교수로 부임한 이래, 2012년 2월 법전원 제1기 졸업식부터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 그러나 올해는 졸업식이 없었다.법전원 졸업식은 초등학교나 중·고등학교 졸업식만큼 감동적이지는 않다.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를 불러주는 후배들도 없고, 정들었던 교정을 떠나면서 눈물을 글썽이는 학생도 없다. 그나마 과거 필자가 경험했던 사법연수원 수료식과 비교해 보면, 졸업생 모두가 원장으로부터 학위기를 직접 수여받고 교수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는 순서를 가지는 등 주인공으로 대우받는다는 느낌은 다소 있다. 그러나 졸업식을 졸업생과 그 가족들을 위한 축제로 즐기는 외국의 몇몇 대학교에 비교하면, 여전히 재미있는 행사는 아니다.자고로 결혼식 주례사를 비롯해 각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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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희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2020.03.30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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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3, 4월이면 많은 분들이 오랜 교육과정을 마치고 새출발을 하게 된다. 법조계도 마찬가지다. 법원이나 검찰에서 일하는 분, 변호사로서 여러 위치에서 새출발을 하는 분도 많을 것이다. 혼자 독립해 일을 하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실질적으로 독립적으로 일하시는 분들 말고 어느 곳이든 조직에 속하여 일하게 되신 분들을 위해 몇 자 적어본다. 법률가라는 직업을 갖고 30여 년 이상을 지내온 과정을 돌이켜보며 생각해보는 점이다.어디에 가든 처음이 중요하다는 말을 들을 것이다. 돌이켜보면 맞는 말이다. 직관적으로 생각해도 옳다는 느낌이 들겠지만, 왜 그런 것일까를 생각해본 적이 있을지 모르겠다. 추상적인 내용 말고, 구체적으로 왜 그런가 생각해보면 다음과 같다.먼저, 새로운 사회에 들어온 사람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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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채웅 변호사
2020.03.30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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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코로나19에 대하여,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지난 3월 16일 정례브리핑에서 “장기전에 대비한 새로운 일상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하루 확진자 수가 100명 이하로 떨어졌음에도 코로나19는 쉽게 종식되지 않을 것이며, 전 세계에 유행 중인 이상 한국도 장기적으로 코로나19와 싸울 준비를 해야 한다는 말이다.많은 직장인이 2주간 재택근무 및 화상회의를 경험했고, 많은 대학생이 교수님 수업을 인터넷으로 듣고 있다. 주말마다 인파가 모이던 쇼핑센터와 영화관 등에는 인적이 드물다. 실내보다는 실외가 안전하다는 말에 많은 사람들이 주말마다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전보다 등산하는 사람이 늘었다. 특히 날씨가 따뜻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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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중 변호사
2020.03.30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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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판 중앙일보에 토드 헨리의 ‘서울, 권력 도시’ 서평과 함께 지도가 실렸다. 1929년 경성에서 열린 ‘조선박람회 관광안내조감도’다. 넓게 펼쳐진 경복궁 전면으로 중앙청이 눈에 박혔다. 초등학생 때 처음 본 중앙청은 압권이었다, 화강암 틈새로 이끼가 묻어난 돌건물의 위용에, 조선총독부 청사로 건축되었다는 역사의 무게에 숨이 멎는 듯했었다. 요즈음도 광화문을 지날 때마다 어린 날의 전율이 생각난다.총독부 청사로 시작한 중앙청은 대한민국 현대사를 오롯이 간직한 공간이었다. 아베 노부유키 조선 총독이 존 하지 미군 중장에게 항복 문서를 내밀고, 제헌 국회가 개원하고, 건국 헌법을 공포하고, 초대 정·부통령 취임식과 대한민국 정부 수립 선포식을 그곳에서 했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집무실로 썼고, 김일성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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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원장
2020.03.23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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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통제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에 더 큰 즐거움을 느낀다. 자신의 힘으로 미래를 바꿀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한 즐거움과 성취욕을 줄 뿐만 아니라 실제로 자신의 노력으로 무언가 이뤄지는 그 놀라움을 경험하는 것은 커다란 만족감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는 경우라도 “내가 스스로 선택한 거야”라고 생각하면, 어쩔 수 없이 참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보다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 그래서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이 나온 것이다. 스스로 통제감을 갖기 위해서다. 상황 통제에 대한 신념이 스트레스를 매우 효과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다.하지만 ‘통제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과 ‘내게 일어나는 모든 일을 통제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문제다. 우연히 벌어진 교통사고 또는 미·중 간 무역전쟁이 일어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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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 변호사
2020.03.23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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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여파가 매섭다. 전국 초중고교의 개학은 획일적으로 연기되었고, 대학들은 각자의 해결방안을 내놓았다. 대표적인 방안은 비대면·온라인 강의 시행이다. 그러나 법학전문대학원에서 공부한다는 것은 강의를 듣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법학전문대학원 학생들의 공부시간에 있어 강의와 자습 비중을 따진다면 오히려 후자가 압도적일 것이다. 그런데 꽤 많은 수의 법학전문대학원들이 열람실을 통제하는 방법을 채택했다. 또한 법학전문대학원이 속해 있는 대학교의 도서관 역시 단축 운행 등 여러 제한이 시행되고 있다.이제 학생들은 집에서 공부를 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였다. 자제력이 매우 강한 소수 학생들에게는 공부 장소가 전혀 문제되지 않겠지만, 다수 학생들에게 집이란 공부에 방해되는 달콤한 유혹들을 계속해서 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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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훈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11기
2020.03.23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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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전 세계의 인구가 코로나19의 공포에 시달리고 있는 시대다. 특히 노동관계법상 문제에 직면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강제 무급휴가 전환 문제, 근무 중 코로나19에 감염된 경우의 산업재해보상보험 처리 문제, 대면 접촉이 필수적인 업무인데 마스크를 제공하지 않는 사업장의 안전관리 문제, 심지어 원청 소속 노동자와 하청 소속 노동자에게 차등적으로 마스크를 지급하는 사업장의 차별처우 문제 등 곳곳에서 심각한 노동 문제들이 대두되고 있다. 하루 중 1/3 이상을 일터에서 생활하니, 코로나19의 공포가 노동의 영역에 투영되는 건 당연한 일이다.이러한 상황에서 이주노동자들이 겪는 공포는 더욱 가중되기 마련이다. 코로나19와 관련한 정보를 얻으려고 해도 모국어로 된 안내를 받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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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신 변호사
2020.03.23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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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영화 ‘컨테이젼(2011)’이 역주행하고 있다. 바이러스로 인해 패닉에 빠진 사회가 이를 극복해가는 이야기다. 어김없이 등장하는 것이 있다. 가짜뉴스다. 프리랜서 저널리스트에 의해 잘못된 정보가 유통되면서 혼란은 가중된다.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우리에게도 가짜뉴스는 남 이야기가 아니다.가짜뉴스는 아주 오래 전부터 있어왔다. 선화공주를 곤란에 빠뜨렸던 무왕의 서동요도 한 예다. 그러나 가짜뉴스가 현실적으로 문제된 것은 통신망의 발달로 사람들이 공간을 넘어 실시간으로 묶여있는 오늘이다. 가짜뉴스의 해악을 알면서도 그간 논의가 더뎠던 것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손놓고 있을 수도 없다. 가짜뉴스가 개인의 명예를 훼손할 경우 형사처벌하면 되지만, 사회를 상대로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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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2020.03.16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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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모든 의사 결정은 동서고금을 통하여 오로지 국민을 편안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안민(安民)이라는 말 한마디는 늘 한결같고 간단명료하다.그런데 왜 그리 복잡하게 느껴질 정도로 절차가 중요시될까? 정답보다는 그 정답을 도출하기 위한 과정이, 그 정답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역사적 가치를 더 값지게 하기 때문이다.공자께서 행하신 곡례(曲禮)나 석가모니 부처님이 보이신 위의(威儀)는 복잡한 듯 해도 그로 인하여 모든 도가 이뤄지기에 제일 간명한 절차다. 범부(凡夫)가 간단하나마 예의(禮儀)를 지켜야만 하는 이유도, 그 예의 절차로 인하여 사사로운 욕심이 절제되고, 부귀영화에 따른 오만(傲慢)에서 벗어나고, 만족할 줄 모르는 환락에 빠지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모든 국정이 법이 정하는 적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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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철 변호사
2020.03.16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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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마다 기침소리가 멈추지 않고 도로에 두통으로 쓰러지는 사람들이 속출한다. 질병관리센터는 되도록 사람들 간 거리를 두고 악수를 하지 말라고 권유한다. 꼭 마스크를 쓰고 손씻기를 하라고 했다. 병원은 검진을 위한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그러나 확진자의 바이러스는 신속하게 전파되어 도시 전체를 더욱 기침소리로 울려퍼지게 한다.보건당국 미어스 박사는 바이러스를 추적하다가 감염되고 병실 신세가 됐다. 겁에 질린 질병관리센터 리치 국장은 여자친구에게 시카고를 떠나 애틀랜타로 오라고 재촉한다. 곧 시카고 전체를 봉쇄할 예정이기 때문이다.모든 공공장소는 텅비었다. 혼란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시민들은 보건당국과 의료기업의 은밀한 거래로 퇴치약 개발을 미루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다. 바이러스는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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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흠 변호사
2020.03.16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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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아가면서 일이 순조롭게 잘 풀리는 시기도 있지만, 어려움에 봉착하여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궁박한 시절도 있다. 인생은 새옹지마(塞翁之馬)와 같아서 일이 잘 풀린다고 너무 자신만만하거나 잘 안 풀린다고 낙심하는 등 일희일비(一喜一悲)할 것은 아니다. 맹자는 진심장구상(盡心章句上)에서 “궁즉독선기신(窮則獨善其身), 달즉겸선천하(達則兼善天下)”라고 말하였다. 이는 어려움에 봉착했을 때에는 홀로 자신을 수양하고, 자신의 뜻이 펼쳐지는 시기에는 사람들과 더불어 천하를 위해 역량을 발휘하라는 의미이다.신독은 ‘대학’과 ‘중용’에 실려 있는 말로서, “군자는 혼자 있을 때에도 삼가고 조심한다(君子愼其獨也)”는 뜻이다. 신독은 자신을 속이지 않고(毋自欺), 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에게 보다 엄격한 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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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섭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2020.03.09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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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자기 모습을 보기 위해 거울 앞에 서듯이, 명경지수(明鏡止水)라는 말처럼, 모든 국가 사회에는 ‘헌법’이라는 커다란 거울이 있다. 즉 어느 나라의 정체성과 국가수준을 이해하려면 반드시 헌법의 거울을 찾아서, 그 사회의 기본적 약속이 무엇인지를 살펴보아야 한다.왜냐하면 세계 각국 헌법의 존재 형태는 다양하지만, 공통적인 헌법의 존재 이유는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사회계약이기 때문이다. 불문법(不文法) 국가인 영국은 일찍이 대헌장(Magna Carta)과 권리장전, 권리청원으로 이어지는 인권의 역사가 있고, 같은 영미법계인 미국은 독립선언문 선포 이래 성문(成文) 헌법에 자유 평등과 3권분립을 담아서, 여러 차례 수정헌법을 거쳐, 오늘날 다양한 인종을 포섭하는 다문화 연방 국가를 이끌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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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섭 변호사
2020.03.09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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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창궐은 변호사 사회에도 영향을 미쳐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란 말을 절로 떠올리게 합니다.달빛교류로 형제처럼 지내는 대구 시민들이 크게 고통받고 있어 마음이 아픕니다. 무엇보다 걱정스러운 것은 몸의 병이 마음의 병으로 확산되는 것입니다. 각종 유언비어들이 난무하고, 서로를 불신하며, 자신의 안위만을 챙기는 일부의 행태가 혹여 사회 전체로 번지지 않을까 많은 사람들이 염려하고 있습니다.주변 중소기업, 상인들은 물론이거니와 국민 모두가 경제적으로도 힘겨워하고 있습니다. 종교행사 등 대규모 집회뿐 아니라 소규모 모임도 자제해야 할 상황이니 시장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 수밖에 없겠지요. 식당, 상가 등이 스산할 정도로 한산한 것을 자주 보게 됩니다. 휴업 등을 고려하는 지인들의 하소연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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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 변호사
2020.03.09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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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법률을 제정하거나 기존 법률을 개정할 때는 그 법률(안)의 취지와 내용을 설명하는 ‘입법이유서’라는 것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이것이 정상적인 입법이다. 그러나 우리 입법 현실을 살펴보면, 의원입법은 물론이고 정부입법까지도 ‘입법이유서’가 없는 부실 입법이 적지 않다.과거 우리나라는 선진 여러 나라들의 법을 베낀 모방입법을 통해 국가의 발전을 모색해왔다. 일종의 ‘따라잡기(Catch-Up)’ 성장모델이다. 선진국의 제도나 법률은 별다른 분석 없이 그저 모방만 하면 되는 것으로 인식되었다. 예를 들어 미국이나 일본의 법률을 모방하여 입법하는 경우 우리 나름의 입법이유서가 없더라도 해당 국가의 입법이유서와 그 나라가 그때까지 경험한 판례와 학설을 참고하면 우리 법률을 해석하고 집행하는 데 큰 어려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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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호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2020.03.02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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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는 말본인이 공직을 떠난 뒤 겪은 일 중, 법률가로서 가장 불편한 일이 바로 하급심판결문(이하 결정문 등도 포함한다.)을 구해보는 일이었다. 현재 법원은 모든 하급심판결을 데이터베이스화하여 법원내에서는 매우 효과적으로 참고할 수 있다. 이러한 시스템은 사건검토와 법리연구에 큰 도움이 된다.하급심판결은 대법원의 그것과는 또 다른 면이 있다. 우선 대법원판결에는 사실관계가 설시되어 있지 않거나 간략하게 기재된 경우가 많다. 그리고 하급심단계에서 확정된 경우라 하더라도 가치가 높은 판결문도 많다. 그러나 지금은 하급심판결을 구하기도 읽기도 매우 어렵게 되어 있다.이 글에서는 아래와 같이 세 가지 점에 대해 간략히 지적해본다. 2. 구하기가 너무 힘들다제목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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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채웅 변호사
2020.03.02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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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의 확산으로 대한민국 전체가 긴장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생한 뒤 전 세계로 확산된 코로나19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확진자 수만 2022명에 이르고(2월 28일 9시 기준), 대구 경북지역은 도시 전체가 마비될 정도로 그 피해가 막심한 상태이며, 감염병 위기경보는 심각의 단계까지 격상됐다.정부와 온 국민이 감염확산을 막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고, 특히 코로나 치료에 사력을 다하고 있는 의료진은 존경과 감사의 말로 다할 수 없을 정도의 헌신을 보여주고 있다.코로나19 확산의 재난상황으로 우리 법조계의 일상도 변하고 있다.변호사 동료들의 전언에 따르면, 특정 법원의 기일이 모두 변경되고 있다거나, 지청의 형사조정이 2주간 모두 취소됐다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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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필운 변호사
2020.03.02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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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미아’ 카드를 청와대가 또 만지작거린다는 기사가 조간에 떴다. 도쿄올림픽 보이콧 주장은 여러 번 등장했다. 도쿄의 방사능이 위험 수준이라더니, 도쿄행 여행을 막자는 주장으로까지 튀었다. 욱일기도 논란이었다. 올림픽경기장에서 제국주의 침략 상징이 펄럭이게 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 일본 정부가 욱일기 사용이 문제없다고 발표하자 중국·북한과 연대하여 국제여론을 움직이겠다고도 했다. 2018년에도 욱일기 게양을 시비하여 자위대가 ‘대한민국 해군 국제 관함식’ 참가를 포기했었다. 그런데 ‘햇살이 세상으로 뻗는’ ‘욱일(旭日)’ 디자인은 에도(江戶)시대부터 일본인들이 애용하던 문양이라고 한다. 우키요에(浮世繪)에서도 흔히 발견된다. 일본은 근대화 과정에서 욱일기를 군기(軍旗)로 지정하였다. 1870년에 육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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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원장
2020.02.24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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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에 대한 보복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자신의 실패요, 다른 하나는 자신이 하지 않은 일을 한 옆 사람의 성공이다. 매일 같이 밥을 먹고 차를 마시고 함께 일을 하던 친구나 동료가 갑자기 승승장구를 하면서 잘 나가게 되었을 때 사람들은 묘한 시기심을 느낀다. 축하해 주고 싶은 마음 한 켠엔 깎아 내리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누구도 이런 시기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더 고약한 건 시기심이 친하고 가까운 사람들에게 그 모습을 더 잘 드러낸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모르는 지구 건너편의 백만장자에게는 시기심과 질투심을 느끼지 않는다.시기심은 남들이 자기만큼 성공하지 못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녹이 쇠를 갉아 먹듯이 시샘은 자기 자신을 갉아 먹는다. 시기심은 가장 어리석은 감정이고, 엄청난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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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 변호사
2020.02.24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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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시험이 파한 광경을 보았습니다. 저녁을 먹고 열람실로 돌아가는 길이었습니다. 긴 시험이었습니다. 추운 날임에도 친지들은 밖에서 응시생들을 맞았습니다. 얼굴을 어루만지는 두 손이 보였습니다. 마음을 볼 수는 없지만 푸근함은 전해졌습니다.다음날은 이상할 정도로 학교가 조용했습니다. 간혹 3학년 선배들이 짐을 빼러 학교에 왔던 게 다였습니다. 정든 자리를 정리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3년 동안 책이며 학용품이 눈덩이처럼 쌓였습니다. 그 엄두를 내기까지 얼마간 서 있던 모습을 생각합니다. 이윽고 열람실엔 정말 빈 자리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후에 시험이 끝난 다음날은 일부러 열람실을 비워둔다는 것을 지나가는 말로 들었습니다. 3년 동안 쉬지 않고 공부해온 선배들을 위한 재학생들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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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훈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11기
2020.02.24 09: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