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창궐은 변호사 사회에도 영향을 미쳐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란 말을 절로 떠올리게 합니다.

달빛교류로 형제처럼 지내는 대구 시민들이 크게 고통받고 있어 마음이 아픕니다. 무엇보다 걱정스러운 것은 몸의 병이 마음의 병으로 확산되는 것입니다. 각종 유언비어들이 난무하고, 서로를 불신하며, 자신의 안위만을 챙기는 일부의 행태가 혹여 사회 전체로 번지지 않을까 많은 사람들이 염려하고 있습니다.

주변 중소기업, 상인들은 물론이거니와 국민 모두가 경제적으로도 힘겨워하고 있습니다. 종교행사 등 대규모 집회뿐 아니라 소규모 모임도 자제해야 할 상황이니 시장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 수밖에 없겠지요. 식당, 상가 등이 스산할 정도로 한산한 것을 자주 보게 됩니다. 휴업 등을 고려하는 지인들의 하소연을 종종 접하기도 합니다. 변호사 사무실도 예외는 아니어서 사건 의뢰가 상당히 줄은 것 같다는 의견입니다.

이처럼 모두 어려운 시기임에도 더 어려운 처지의 사람들을 돕기 위한 움직임도 있습니다.

최근 광주지방변호사회는 대구시민들을 응원하기 위해 대구지방변호사회를 통해 작은 정성을 보냈습니다. 이 지역의 전문가 단체인 광주의사회 역시 의료지원단을 꾸려 직접 지원에 나섰습니다. 대구시민들을 걱정하는 광주 지역사회 공동체는 지난 3.1절에 “나눔과 연대의 광주 정신으로 대구 경증 확진자들을 광주에서 받아들여 치료하겠다”라는 특별 담화문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광주광역시, 각급 의료기관, 의사회, 5.18단체, 시민사회 단체, 종교기관들이 모두 마음을 한데 모았습니다. 지난 힘든 시기 도움의 손길이 절실했던 경험이 있는 광주 시민들은 어려운 결정을 담대하게 선택했습니다.

국민은 정부, 지역사회, 보건당국과 함께 국난을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역학조사나 확진자, 검사자 수 등에 대한 정보가 실시간으로 공개되는 것을 보면서, 우리가 조만간 세계 어떤 나라보다 빠르고 확실하게 작금의 사태를 진정시켜 낼 것이라는 믿음도 생깁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뿐만 아니라 이전의 사스, 메르스 사태를 경험삼아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보건시스템이 마련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우리 변호사들도 보건의료를 뒷받침하는 법률안 마련 등에 힘을 보탰으면 합니다.

녹록지 않은 상황이지만 광주지방변호사회는 3.1운동과 5.18정신으로 지역 시민, 국민과 연대하여 코로나19 극복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어려울수록 의인들과 미담들이 더 많아지는 대한민국입니다. 봄볕이 따뜻하게 비추고, 봄바람은 살랑살랑 코끝을 간지럽힙니다. 간간히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더라도 은은한 매화향이 이미 만연했으니 봄을 막지는 못할 것입니다. 이번에도 우리는 위기를 잘 극복해 낼 것입니다. 변호사 선후배 여러분의 건강을 기원합니다.

 
 
 
/박철 변호사

광주회·법무법인 법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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