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코로나19에 대하여,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지난 3월 16일 정례브리핑에서 “장기전에 대비한 새로운 일상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루 확진자 수가 100명 이하로 떨어졌음에도 코로나19는 쉽게 종식되지 않을 것이며, 전 세계에 유행 중인 이상 한국도 장기적으로 코로나19와 싸울 준비를 해야 한다는 말이다.

많은 직장인이 2주간 재택근무 및 화상회의를 경험했고, 많은 대학생이 교수님 수업을 인터넷으로 듣고 있다. 주말마다 인파가 모이던 쇼핑센터와 영화관 등에는 인적이 드물다. 실내보다는 실외가 안전하다는 말에 많은 사람들이 주말마다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전보다 등산하는 사람이 늘었다. 특히 날씨가 따뜻했던 지난 주말, 한강 공원에는 운동회라도 열린 것처럼 사람들이 가득 모여 햇볕을 쬐고 있었다. 코로나19가 바꿔놓은 일상에 어떻게든 적응하고 있다.

3월 21일 정세균 국무총리는 실내 체육시설과 종교시설 등의 운영중단을 강력히 권고하였고, 필자가 즐겨 다니는 체육관도 보름간 폐쇄한다. 업무 스트레스를 푸는 창구였던 체육관이 닫아 잠시나마 막막했지만, 실외 운동을 통해서든 방법을 찾아낼 것이다.

‘n번방’이라고 아시는지. 매스컴을 통해 이슈화된 것이 3월 23일이니 아직 최근 일이고, 텔레그램 등 SNS가 생소한 사람들은 잘 모를 수 있다. 제대로 범죄 실체가 파악되지 않았고, 뉴스도 정확한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것들이 많으며, 구체적인 내용을 살피다가는 혐오감에 구역질이 날 수도 있으니 간략하게만 언급한다. 미성년자 등 74명의 여성이 강간 등 성폭행을 당하였고, 그 범죄 영상이 3만 명(내지 26만 명) 이상의 유료 사용자(!)들에게 판매된, 신종(新種) 디지털 성범죄다.

누군가는 히틀러의 유대인 학살에 비견되는 중대 범죄이자 거대한 악행이라고도 하고, 누군가는 “미래에는 성범죄자를 운이 안 좋아서 걸려든 사람으로 여기는 사회가 올지도 모른다”라며 별일 아니라고도 한다. 개인적으로는 전자(前者)에 가까운 입장이며, 속속 밝혀지는 사실들이 충격적이어서 믿고 싶지 않을 정도다.

디지털 성범죄 전문가는 아니지만 한 가지는 확실히 해 두고 싶다. 소라넷이 없어진 뒤로는 텔레그램이, 텔레그램 ‘n번방’ 후로는 디스코드로 범죄 플랫폼이 옮겨가고 있다. IT, 인터넷 기술은 앞으로도 발달할 것이고, 앞으로도 디지털 성범죄는 빈발할 것이다. ‘n번방’ 사건의 범죄자들을 엄단하는 것은 물론이고, 디지털 범죄를 막기 위한 법 제도도 정비할 필요가 있다. 우리 개개인의 인식도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장난스레 입에 올리는 ‘야동(상업적 포르노)’과 ‘디지털 성범죄’는 엄연히 다르다. 같은 강물에 몸을 두 번 담글 수 없듯이, 우리 사회는 ‘n번방’ 사건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우리의 일상은 절대 그 전과 같아서는 안 된다.

/김우중 변호사

서울회·법무법인(유)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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