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여파가 매섭다. 전국 초중고교의 개학은 획일적으로 연기되었고, 대학들은 각자의 해결방안을 내놓았다. 대표적인 방안은 비대면·온라인 강의 시행이다. 그러나 법학전문대학원에서 공부한다는 것은 강의를 듣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법학전문대학원 학생들의 공부시간에 있어 강의와 자습 비중을 따진다면 오히려 후자가 압도적일 것이다. 그런데 꽤 많은 수의 법학전문대학원들이 열람실을 통제하는 방법을 채택했다. 또한 법학전문대학원이 속해 있는 대학교의 도서관 역시 단축 운행 등 여러 제한이 시행되고 있다.

이제 학생들은 집에서 공부를 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였다. 자제력이 매우 강한 소수 학생들에게는 공부 장소가 전혀 문제되지 않겠지만, 다수 학생들에게 집이란 공부에 방해되는 달콤한 유혹들을 계속해서 뿌리쳐야 하는 공간이다. 따라서 많은 학생들은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기 위해 여러 방식으로 사투를 벌이고 있다. 그 중 주목할 만한 이색 공부법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혼자 힘으로 살아남을 수 없는 나약한 일부 법학전문대학원생들은 이른바 ‘캠스터디’를 조직해 생존에 나섰다. 캠스터디란, 스터디원 각자가 카메라 기능이 있는 장치를 가지고 하나의 링크를 공유하여 서로의 모습을 보며 공부를 함으로써 마치 도서관에서 함께 공부하는 듯한 효과를 얻는 공부방법이다. 스터디원들이 감시 아닌 감시를 하고 있기 때문에, 혼자였으면 침대로 가버리거나 스마트폰으로 농땡이를 피울 시간에도 늘어지지 않고 집중할 수 있고, 또 친구들이 공부하는 모습을 보고 자극을 받을 수도 있다.

‘캠스터디’에는 크게 두 가지 요건이 필요하다. ①친하지만 허물을 보여주기엔 창피한 스터디원들, 그리고 ②카메라의 적절한 위치다. 첫 번째 요건은 설명할 필요도 없지만, 간과하기 쉬운 두 번째 요건도 은근히 중요하다. 만약 카메라가 정면에 있다면 공부하는 동안 지속적으로 얼굴이 나올텐데, 이는 본인도 부담스러울뿐더러 아무리 친한 스터디원이라도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방법이다.

여러 화면 속에서 굳이 자신만의 특성을 드러내고 싶다면 차라리 귀여운 인형을 등장시켜야 한다. 그렇다고 아예 본인의 모습이 나오지 않으면 안 된다. 공부를 하고 있다는 증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항상 ‘손’을 보여줘야 한다는 등의 합의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곤 한다.

한편 캠스터디는 특유의 매력도 있다. 각자의 사적인 공간을 보장받으면서도 함께 공부하고 있다는 묘한 유대감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따로 만날 시간을 내기 어려운 법학전문대학원생들에게 친목을 다질 거의 유일한 기회는 점심·저녁시간이었다. 그러나 함께하는 식사가 불가능한 현재, 캠스터디는 법학전문대학원생들에게 충실한 공부시간과 함께 친교의 시간도 제공해 준다.

이제는 유행이라기에는 너무 길어진 코로나19의 시대, 모두가 자신의 페이스는 물론이고 지인들과의 유대감도 놓치지 않길 바란다.

/유영훈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11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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