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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회_해시태그]코로나가 비춰준 우리의 자화상
박상흠 변호사  |  mose202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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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6호] 승인 2020.03.16  08:5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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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마다 기침소리가 멈추지 않고 도로에 두통으로 쓰러지는 사람들이 속출한다. 질병관리센터는 되도록 사람들 간 거리를 두고 악수를 하지 말라고 권유한다. 꼭 마스크를 쓰고 손씻기를 하라고 했다. 병원은 검진을 위한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그러나 확진자의 바이러스는 신속하게 전파되어 도시 전체를 더욱 기침소리로 울려퍼지게 한다.

보건당국 미어스 박사는 바이러스를 추적하다가 감염되고 병실 신세가 됐다. 겁에 질린 질병관리센터 리치 국장은 여자친구에게 시카고를 떠나 애틀랜타로 오라고 재촉한다. 곧 시카고 전체를 봉쇄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모든 공공장소는 텅비었다. 혼란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시민들은 보건당국과 의료기업의 은밀한 거래로 퇴치약 개발을 미루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다. 바이러스는 도시와 나라를 넘어 전 세계로 확산된다.

혼란은 감염자를 치료하기 위해 투신해 확진자가 된 의사 미어스의 헌신으로 종결된다. 그녀가 백신의 첫 실험자로 나서 백신개발 성공을 발판을 마련했고 결국 바이러스 퇴치의 길이 열려 143일간 바이러스와의 전쟁은 종식된다. 추적 결과 바이러스는 홍콩의 호텔에서 박쥐를 먹은 돼지로 요리한 음식에서 출발됐다.

2020년 연초부터 우리를 덮친 코로나19의 일상은 마치 2011년 영화 ‘컨테이젼’을 재연한 듯하여 사뭇 놀라게 한다. 2020년 한국인들의 일상은 사람 간 거리를 두고 있다.

또 한 도시의 시계는 완전히 멈추었다. 이제 두 달여 지난 지금 한풀 꺾여가는 코로나19와 달리 사회 내부에서는 신종 바이러스 방역을 두고 책임 공방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분위기다.

코로나를 둘러싼 우리 사회 논쟁은 전염병 앞에서 무너져 내린 인간들의 여러 군상을 그려낸 까뮈의 ‘페스트’를 떠올리게 한다. 알제리의 조용한 해안 도시 오랑. 진찰실을 내려온 의사 리유는 건물 안에 쥐 한 마리가 죽은 것을 발견하고 수위 미셀 영감에게 알려주었다. 그러나 수위는 건물안에는 쥐가 있을 수 없고 밖에서 누군가 가져왔을 것이라 반박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죽어가는 쥐들은 수천마리로 늘어가고, 도시의 사람들은 알 수 없는 고열로 죽어간다. 결국 도시는 폐쇄되고 모든 출입이 통제된다. 오랑시는 의사 리유의 페스트 경고에 귀기울이지 않고 죽음의 늪에 빠진다.

그러나 1년여 동안 한 의료인의 페스트와의 사투로 바이러스는 소멸되고 도시는 살아났다. 묘하게도 페스트의 도시 오랑은 코로나19의 발병지 중국 우한과 대응된다. 오랑시에 의사 리유가 있었다면 우한에는 의사 리원량이 있었다. 최초로 코로나19의 위험을 경고한 리원량에 귀 기울이지 않은 중국 정부는 실제 봉쇄시켜야 할 코로나19의 전파를 막지 못하고, 도시 우한을 폐쇄시키게 만들었다. 중국은 지금 수많은 희생자를 국내외로 확산시키는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

오늘 우리들은 어떤가. 오랑시 리유 의사의 쥐가 있다는 말에 귀를 기울일 것인가, 아니면 쥐가 없다는 수위 미셀 영감의 말을 들을 것인가. 코로나19의 위험을 경고한 리원량의 경고를 들을 것인가, 위험을 은폐한 중국 정부의 편에 설 것인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기로에 서 있다. 우리의 논쟁 속에는 양심이냐 비양심이냐와 함께 정치적 선택이냐 국민의 건강이냐의 문제가 숨어 있다.

종식을 눈앞에 둔 코로나19. 그러나 그는 언제 다시 불청객처럼 불현듯 찾아올지 모른다. 금번의 실패를 교훈삼아 똑같은 일이 재현되지 않도록 하자. 방역의 실패 원인을 분석한 백서를 만드는 것도 의미있는 작업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오늘 우리의 자화상을 비추어 보는 하나의 거울로 삼아보자.

/박상흠 변호사, 부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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