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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초등학교 시절 나름 특색있는 장래희망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중고등학교에 진학하고 대학입시가 가까워짐에 따라 점차 희망하는 학과, 직업 등이 일정 범위 내로 수렴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필자의 경우에도 중학교 때까지 파일럿을 꿈꾸었으나 10년 가까이 지난 지금 돌이켜보면 나름 특색있던 파일럿의 꿈과는 전혀 다르게 상경계를 졸업하여 대학원에 진학하는 전형적인 길을 걷고 있다.그런데 법학전문대학원에서도 같은 현상이 발생한다. 법학전문대학원 입학자기소개서에는 생각보다 다양한 진로계획이 나온다고 한다. 국제기구로 진출하겠다는 사례부터 변호사 자격증을 바탕으로 한 법률분야 전문기자를 꿈꾸는 사례까지 들은 바 있다. 그러나 3학년이 된 현재 주변을 보면 대부분 희망진로가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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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규상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10기
2020.05.25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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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영양왕 시절, 한반도에 침략한 중국 수나라 100만 대군을 지혜와 용맹으로 전멸시킨 을지문덕 살수대첩의 역사가 있다. 조선왕조 중기에, 배 12척으로 수백 척의 왜군 함선을 침몰시켜 나라를 지켜낸 이순신 명량대첩의 역사가 있다. 이렇듯이 반만년 역사 동안 수없이 외세 침략을 당하면서도, 단 한 번 침략 없이 그 정체성을 지켜내고 있는 우리나라는 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 가장 모범국가가 아닐 수 없다.아시아의 항구적인 평화와 번영의 길은 뭘까? 단언컨대 인명을 경시하고 전쟁을 용인하거나 추구하는 패권주의 정책과는 맞지 않는다. 그것은 반드시 인간존엄의 길이자, 홍익인간에 바탕을 둔 선린(善隣)의 정신이어야 한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개방성, 투명성, 민주성이라는 3대원칙을 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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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섭 변호사
2020.05.25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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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단행본 제목은 ‘친일파 선언’이라고 선언했다. 작년 여름 청와대 조 아무개의 ‘죽창가’에 반사적으로 보인 반응이다. ‘친일파’로 찍히면 회복이 불가한데 어쩌려느냐는 핀잔이 넘쳐났다.학급 아이들의 일제 ‘톰보우’ 연필을 빼앗아 기어이 중간을 분질러 버리고 마는 초등학생이었다. 삼촌의 일본 출장 선물을 졸지에 뺏긴 아이들 심경이 어땠으랴. 반일정신에 충일한 반장의 악행에 담임선생님도 속수무책이셨다. 남산 언저리 반공연맹에서 2시간 ‘반공교육’을 받고 ‘이수증’을 제출하여야 ‘단수여권’이 발급되던 시절, 가족 구성원의 해외 출장이 온 집안의 자랑이던 시절의 이야기다.어린 소녀가 일본군 패거리에게 위안부로 끌려가는 영화 ‘귀향(鬼鄕)’ 제작진에게, 영화를 보지도 않고, 무조건 찬사부터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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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원장
2020.05.25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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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가정의 달.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 등 각종 기념일이 줄지어 있다. 해마다 돌아오는 5월이지만, 한 해 한 해 지나갈수록 느낌이 사뭇 다르다. 부모님이 아직 생존해 계시지만 몇 차례나 더 어버이날을 기념해 드릴 수 있을지 생각하니 맘이 짠하다. 2년 전 아버지 86세 생신 모임을 부산에서 할 때 큰 누님이 어머니가 치매 증세가 있는 것 같다고 하셨다. 60대는 100명 중 1명, 70대는 10명 중 1명. 80대는 4명 중 1명이 겪는다는 치매라 어떻게 보면 놀랄 일도 아니지만 예상치 못해 너무 충격이 컸다. 어머니는 필자의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엄마 나이가 기억나지 않으면 아버지보다 4살 적으니 그만큼 빼면 된다”는 말씀을 늘 하시곤 하셨다. 수원으로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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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진 변호사
2020.05.18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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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상당히 많이 이뤄지고 있는 조정 절차에 대해 몇 자 적어본다.첫째는, 조정을 요청하지 않은 당사자가 직접 출석해야 할 의무가 있는가 하는 점이다. 조정 성립에 관해서는 당사자의 동의가 필요한 것이므로 결과에 대해서는 따라야 할 의무가 없는 것이겠지만, 절차에도 적극적으로 따라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인가? 지금 재판실무에선 당사자는 무조건 절차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처럼 운영되고 있다. 애초에 조정을 신청한 당사자나, 조정절차 회부에 동의한 당사자라면 그 절차에 따라야 할 의무가 있다고 봄이 상당하겠으나, 그렇지 않은 당사자에게 그 절차에 따라야 할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 타당한 것인지 매우 의문이다. 조정절차가 아무리 좋은 절차라고 해도, 국민은 조정절차를 거부할 권리도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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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채웅 변호사
2020.05.18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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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가 제일 재밌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이야기다. 매일 새로운 사건·사고가 이어지고, 후속대책으로 법적 조치와 법의 제·개정이 논의된다. 그만큼 법이 다뤄야 할 대상도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다. 그런데 그 대상이 늘어나고 복잡해질수록 법률가의 영역은 점점 더 줄어들고 있고 있다.법이 맞닥뜨리고 있는 현상은 모순적이다. 아무런 위험없이 개인의 삶은 완벽히 보호돼야 하지만, 새로운 부의 창출을 위해 규제는 풀어야 한다. 감염병의 위험으로부터 안전해야 하지만, 개인의 자유는 최대로 보장돼야 한다. 개인에 대한 물적 부담은 최소화돼야 하지만, 국가의 지원은 확대돼야 한다. 딜레마의 출구는 최적점을 찾아 법으로 규범화하는 일이다. 그런데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디테일한 이해의 충돌상황에서 균형점을 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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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2020.05.18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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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5일 어린이날, 8일 어버이날, 11일 입양의 날, 15일 스승의 날, 16일 성년의 날, 21일 부부의 날 등이 집중되어 있어 ‘가정의 달’이라고 합니다. 5월 8일 어버이날을 맞아 부모님께 감사드리는 마음을 담은 글을 써보면 어떨까 생각해 보았습니다.저는 2008년부터 2016년에 이르기까지 8년 동안 신림동 고시촌에서 사법시험 공부를 하였습니다. 노력과 실력이 부족한 탓에 시험에 번번이 낙방하였고, 네 번째 치르는 2차 시험 만에 사법시험에 간신히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2013년 두 번째 치르는 2차 시험에 낙방하여 다시 1차 시험부터 도전해야 하는 곤경에 처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2013년 두 번째 2차 시험에 낙방한 후 터덜터덜 고향인 대전에 내려왔습니다. 부모님께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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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현 변호사
2020.05.11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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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서 점점 즉흥적, 충동적으로 변한다.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이젠 미루지 않고 저지른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으면 충동적으로 비행기표를 예매하고, 먹고 싶은 게 있으면 밖으로 나가기 위해 즉흥적으로 옷을 주섬주섬 입는다. 아마도 앞으로 살 날이 살아온 날보다 점점 적어진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혔나 보다.후회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해보지 못한 후회와 해보고 나서 하는 후회다. “차라리 한번 해보기라도 할 걸!” 사람들은 해보지 못한 일에 대한 후회를 한다. 한참 망설이다가 끝내 하지 못하고 시기를 놓쳐 버린다. 그리고는 시도조차 하지 못한 것에 후회를 한다. “이럴 줄 알았으면 하지 말았어야 해!” 이처럼 하고 나서 나중에 하는 후회도 있다. 시도는 했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한 경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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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 변호사
2020.05.11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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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삶은 경쟁의 연속이다. 모든 경쟁은 승자와 패자가 나뉘고, 명암(明暗)이 점철되는 희비쌍곡선의 드라마를 연출한다. 최근 제9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1768명의 명단이 발표되었다. 불합격자에게는 격려와 위로를, 합격자에게는 축하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폴란드의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쉼보르스카(Szymborska)의 ‘끝과 시작’이라는 시는 “모든 전쟁이 끝날 때마다 누군가는 청소를 해야만 하리. 그럭저럭 정돈된 꼴을 갖추려면 뭐든 저절로 되는 것은 없으니”라는 구절로 시작한다.전국 25개 법전원은 마치 전쟁을 치르고 난 이후처럼, 새로운 경쟁에 도전하기 위한 체질 개선과 시스템 정비가 필요하다. 노자는 “화(禍)는 복(福)에 의존되어 있고, 복에는 화가 숨어 있다”고 말하여 길흉화복의 상호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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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섭 전북대 법전원 교수
2020.05.11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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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벚꽃길로 유명한 온천천에 “건강 거리를 유지하세요”라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이곳은 평소 운동이나 산책을 하러 나오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런 이유 때문인지 ‘사회적 거리’보다는 ‘건강 거리’라는 표현이 좀 더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다.사회적 거리 두기 운동이 장기화되자, 세계보건기구는 ‘사회적 거리 두기’가 사회적으로 단절되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고 하면서 ‘물리적 거리 두기’라는 표현을 권장한 바 있다. 이후 사회적 거리, 물리적 거리, 안전 거리, 건강 거리 등 다양한 표현이 사용되고 있는데, 우리가 궁극적으로 바라는 것이 모두의 건강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건강 거리’라는 표현이 적정해 보인다.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지속적인 ‘건강 거리 갖기’ 운동을 제안하려 한다. 건강한 관계,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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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주 변호사
2020.04.27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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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4월, 우리는 우리의 실체를 알았다. 껍질 속 어린 병아리처럼 바깥세상에 대한 두려움이 짙게 꽈리를 틀고 있었는데, 그러한 주저와 망설임이 말끔히 가시는 개안(開眼)의 환희를 맛보았다. 코로나19 사태와 제21대 총선이 우리의 실체를 확실히 깨닫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친한 의사 친구의 전언에 의하면, 올 봄 사망자 수가 예년에 비해 급격하게 줄었다고 한다. 지나칠 정도로 손 세척, 마스크 착용의 일상화, 청결한 주변 관리 및 외출 자제 등으로 급격하게 감기 환자가 감소하였고, 이로 인한 합병증 유발 감소로 전체적인 사망자가 줄었다는 것이다.의료선진국이라 평가받던 미국의 경우 확진자가 79만 명, 사망자가 4만 명을 넘어섰다. 뒤이어 스페인이 20만 명, 이탈리아 18만 명,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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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 변호사
2020.04.27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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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알 수 있듯이 역사의 흐름이 급변하는 것은 꼭 정치적 사변 때문만이 아니다. 코로나19의 창궐로 우리 일상은 급격한 변화를 겪는 중이다. 비대면(untact) 모임이 일상화되고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자발적 격리도 널리 실천되고 있다.많은 사람들이 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을 겪은 이후 세상이 어떻게 변모할 것인지 궁금해 한다. 언론에는 팬데믹 이후 세계정세 변화를 예측하는 글들이 많이 소개되고 있다. 정치학이나 경제학 분야에서는 기존 분석 틀과는 패러다임을 달리하는 새로운 이론들이 등장할 것이라고 예견한다. 법학자들은 대량 감시 도구를 통한 일상적인 사회감시체제가 등장할지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위치정보와 신용카드 사용정보 등을 통해 확진자의 동선을 공개하여 격리와 치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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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호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2020.04.27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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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국회의원 당선을 축하드립니다.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수년 동안 준비하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나라와 국민을 위해 크고 의미 있는 일을 해보겠다는 헌신의 마음에서 발로(發露)한 땀 흘림 끝에 얻은 영광에 박수 보냅니다. 국회의원이라는 화려한 타이틀로 그동안의 이력에 또 하나의 중요한 이력을 추가하게 된 것도 얼마나 큰 영광이며 자랑이겠습니까.하던 일을 멈추고 다른 일로 나아가려 할 때는 남다른 각오와 노력이 있어야 하고, 그 바탕에 헌신의 마음이 있는 줄 압니다. 그러나 헌신의 마음과 자질에 더해 권력의지가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이 정계 진출입니다. 또한 선거라는 절차가 얼마나 힘듭니까. 다른 사람의 마음을 얻어야 하는 일입니다. 이 모든 것을 생각할 때 국회의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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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풍 변호사
2020.04.20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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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시(天時)에 맞는 도(道)에 따라 통달한 지리(地理)의 덕(德)을 펼쳐 이 세계의 인화(人和)를 이룰 지도자는 누구냐?중용에 나오는 군주의 조건은 총명(聰明)과 예지(睿知)이고, 서경에서 나오는 그것은 총명과 용지(勇智)이다. 4차 산업혁명과 세계화라는 격동의 물결 속에서 신속하고 정확한 판단을 내리는 다윗 같은 총명, 역사의 큰 흐름 속에서 올바른 방향을 잡는 아브라함 같은 용지 내지 예지가 바로 그것이다.지금 우리 사법은 그 총명을 잃어가면서 더욱 더 왜곡되어, 민사 법정의 현실은 무조건 유리하다고 판단되는 말을 일단 해 놓고 보는 온갖 거짓말의 경연장이 되었고, 이제 저스티스라는 이름의 한계성에 국민이 절망하는 것이다. 형사 사법에서도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는 데 그 중점을 두느냐, 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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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철 변호사
2020.04.20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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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진흥위원회에서 ‘영화인을 위한 저작권 특강’을 하자고 연락이 왔다. 연락한 이는 인하대 법전원 1기 장서희 변호사다. 서울대 소비자아동학과를 졸업하고, 중앙대 예술대학으로 학사 편입하여 석사까지 마쳤다. 법전원이 문을 열자 얼른 방향을 바꿔 변호사가 되었다. ‘할리우드 독점전쟁’이라는 깔끔한 단행본을 냈고, 지금은 영화진흥위원회 공정거래센터 사내변호사로 활약 중이다. 법률사무실에서 몇 년 근무하다가 고향을 찾듯 영화계로 옮기며 의견을 물었다. “며칠 생각해 보자”고 하고 그 며칠이 지나도록 답을 하지 못하였다. 조직의 묵은 관습이 ‘변호사의 공간’을 마련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 때문이었다. 장서희 변호사는 나름 영화계에 인맥이 든든하다. 그러나 공공기관에서 느끼는 벽은 만만찮은 듯하다. 이리저리 부딪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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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원장
2020.04.20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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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는 일상에서도 늘 일어난다. 하지만 위기가 있고 난 뒤에 세상은 급격히 변화한다. 위기로 인한 공포와 분노 그리고 반성이 한꺼번에 작동하면서 개인과 사회를 강하게 자극하기 때문이다.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이 역사적으로 사회적 전환점이 되었던 대표적인 예로는 14세기 흑사병이 있다. 흑사병으로 농노의 수가 줄어들자 영주는 남아있는 농노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그들의 지위를 향상시킨다. 임금의 인상과 자유의 확대다. 높아진 농노들의 구매력은 소비와 거래를 촉진시켜 시장을 발달시켰으며, 훗날 펼쳐질 자본주의와 시민계급 출현의 씨앗이 된다. 하지만 워낙 많은 사람들이 사망한터라 노동력 부족을 막기는 역부족이었으며, 경작할 노동력을 구하지 못한 귀족들이 몰락하고 이는 봉건제의 붕괴를 촉진한다.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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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2020.04.13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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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는 하나다. 지구 위에 살고 있는 인류도 하나다. 코로나 팬데믹을 통해서 역설적으로 깨닫게 되는 사실이다. 이번 사태를 거치고 나면, 세계의 판도가 크게 달라질 것 같다. 젊은이들에겐 위기가 곧 기회일 수도 있고, 인생을 살만큼 산 사람들은 지난 평생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그때 내가 설 자리는 어디일까? 우리 대한민국은 어떤 모습일까? 과연 세상이 어떻게 변해 있을까 궁금하기도 하고, 걱정도 든다.영화 ‘기생충’이 오스카상을 수상한 것이 불과 몇 달 전이고, 무서운 전파력을 가진 전염병에 대응하는 우리 국민들의 질서정연한 방역태세는 국제적 신뢰와 존경을 얻고 있다. 민족 전래의 홍익인간(弘益人間), 즉 “널리 사람 사이를 이롭게 하라”는 인본주의 정신이야말로 인류전체에 공헌하기 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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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섭 변호사
2020.04.13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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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너의 삶을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진부한 갱생의 메아리처럼 들리는 이 문구는 뜻밖에도 릴케의 ‘고대 아폴론의 토르소’라는 시의 마지막 구절이다.올림포스 12신 중 하나로 태양의 신이라 불리는 아폴론은 대개 머리엔 월계관을 쓰고 손에는 리라를 든 아름다운 용모의 젊은이로 묘사되는데, 머리도, 팔다리도 없는 토르소의 아폴론을 두고 릴케는 이렇게 말한다. “이 토르소에는 너를 바라보지 않는 부분이란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 단지 두 개의 눈망울이 아니라 토르소 전체가 그를 바라보고 있다는 것. 온몸이 눈이라는 역설 앞에서 릴케는 신음하듯 읊조리게 된다. 너는 너의 삶을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고.릴케의 그 토르소는 지금 박물관에 갇혀 누구도 바라보지 못하는데 지난 50여 일 수많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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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계희 변호사
2020.04.13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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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은 자연의 바람(風)과 인간의 바람(望)으로 구분할 수 있다. 그러나 양자는 서로 밀접한 관련이 있다. 자연의 바람은 인간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인간의 바람은 자연의 바람을 통하여 외부세계에 전달되기도 한다. 밀테토스 학파의 아낙시메네스(Anaximenes)는 공기(바람)를 만물의 가장 근원적 요소인 아르케(arkhe)로 보았다. 그는 세상의 모든 생명체는 호흡을 통해 살아가며, 공기가 영혼에까지 영향을 주어 생명이 존재할 수 있게 된다고 보았다.주역 8괘 중 하나인 손괘(巽卦)는 바람(☴)을 상징한다. 손괘는 아래의 음(陰)이 위의 두 양(陽)을 순조롭게 따르므로 만사에 공손하며 거스르는 일이 없다고 해석된다. 이로부터 ‘순천자존 역천자망(順天者存 逆天者亡)’ 즉, 하늘에 순응하는 자는 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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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섭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2020.04.06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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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는 우리에게 ‘삶과 죽음’ ‘질주와 멈춤’의 본질을 생각게 한다. 탐욕의 바벨탑을 쌓기에 분주했던 우리에게 “왜 그리 사니?”라는 근원적 질문을 던진다. 인류를 죽음으로 내몰 것이라며 국제 분쟁의 최정점이었던 핵문제조차 ‘코로나’라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 미세한 바이러스 공포에 비하면 사소한 것이 되어버리는 현실을 우리는 마주하고 있다.목숨을 앗아가겠다고 공격하는 적이 분명히 있기는 있는데, 그 적이 도대체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무엇을 위해 우리를 공격해 올지 알 수 없는 세상, 그게 바로 코로나바이러스 세상이다. 웃는 모습으로 다가와 사랑으로 포옹하는 이의 따스함이 죽음의 발원이 될 수 있는 공포를 우리는 경험하고 있다. 완곡하게 표현해서 ‘사회적 거리두기’이지 본질은 사랑의 단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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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 변호사
2020.04.06 09: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