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국회의원 당선을 축하드립니다.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수년 동안 준비하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나라와 국민을 위해 크고 의미 있는 일을 해보겠다는 헌신의 마음에서 발로(發露)한 땀 흘림 끝에 얻은 영광에 박수 보냅니다. 국회의원이라는 화려한 타이틀로 그동안의 이력에 또 하나의 중요한 이력을 추가하게 된 것도 얼마나 큰 영광이며 자랑이겠습니까.

하던 일을 멈추고 다른 일로 나아가려 할 때는 남다른 각오와 노력이 있어야 하고, 그 바탕에 헌신의 마음이 있는 줄 압니다. 그러나 헌신의 마음과 자질에 더해 권력의지가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이 정계 진출입니다. 또한 선거라는 절차가 얼마나 힘듭니까. 다른 사람의 마음을 얻어야 하는 일입니다. 이 모든 것을 생각할 때 국회의원 ‘당선’이 얼마나 귀하고 박수받을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이제 새로운 출발점에 섰습니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국회의원이 되려고 하셨나요? 무엇 때문에 땀 흘리며 길바닥에서 머리 숙이고 피켓 들고 손 흔들었는가요. 무엇 때문에 시장바닥을 훑으며 표 달라고 했나요. 무엇 때문에 평소 별로 존경하지도 않던 소속 당 원로들에게 머리 조아렸나요. 국회의원 배지가 탐나서는 아니리라 믿습니다. 변호사 배지가 그만 못하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법관이나 검사의 직책이 국회의원보다 못하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법률전문가로서 효과적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직분이기에 시작하신 것으로 압니다. 그 초심에 충실하십시오. 때로 의원 배지를 자랑하고 싶은 유혹이나 권력의 맛도 있을 겁니다. 때로 내 뜻과 상관없이 소속 당의 뜻대로 움직여야 하는 괴로움도 있을 겁니다. 때로 지역구민의 이해관계에 딸려갈 수밖에 없을 경우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순전히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이지, 한 지역구나 한 정당의 대표가 아니지 않습니까. 어떻게 이를 조화시킬지, 훗날 역사는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생각하면서 의정활동을 해주십시오.

때로 다음 선거를 염두에 두고 원칙에 어긋나는 행동이 유리할 수 있겠다 싶을 때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원칙과 상식을 벗어난 행동으로 자신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많은 이들로부터 손가락질받는 이들의 사례에서 교훈을 얻으십시오. 그런 무분별하고 몰상식한 행동을 국민은 다 보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자신과 소속 정당의 이익에만 천착한 의정활동으로 국민에게 손가락질받다가 낙선한 법조 출신 정치인들을 보지 않으셨습니까?

국회의원 한 번만 한다는 심정으로 했으면 좋겠습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진정 나라와 국민을 위한 것인지, 상식과 원칙에 맞는 것인지 늘 생각하며 의정활동을 펼쳐주십시오. 그렇지 않다면 법 공부 시작하면서 운위하던 ‘정의’ ‘공평’이라는 말은 공허한 낱말에 그치고 말 것입니다. 굳이 법률전문가가 국회에 진출할 이유가 없습니다. 법조 출신 의원으로서 크고 제대로 된 역할 하실 것을 기대하며 응원합니다. 오랫동안 준비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한 분들에게도 심심한 위로 말씀 올립니다.

/유재풍 변호사

충북회·법무법인 청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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