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서 점점 즉흥적, 충동적으로 변한다.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이젠 미루지 않고 저지른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으면 충동적으로 비행기표를 예매하고, 먹고 싶은 게 있으면 밖으로 나가기 위해 즉흥적으로 옷을 주섬주섬 입는다. 아마도 앞으로 살 날이 살아온 날보다 점점 적어진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혔나 보다.

후회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해보지 못한 후회와 해보고 나서 하는 후회다. “차라리 한번 해보기라도 할 걸!” 사람들은 해보지 못한 일에 대한 후회를 한다. 한참 망설이다가 끝내 하지 못하고 시기를 놓쳐 버린다. 그리고는 시도조차 하지 못한 것에 후회를 한다. “이럴 줄 알았으면 하지 말았어야 해!” 이처럼 하고 나서 나중에 하는 후회도 있다. 시도는 했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한 경우다.

위 두 가지 후회는 둘 다 무언가 이루지 못한 것을 두고 하는 후회지만, 그 의미는 정말 다르다. 후회는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사라진다. 하지만 해보지 못한 후회는 평생 지속된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해진다. 일을 저지르고 나서 후회할 가능성도 있지만, 그런 후회는 상당히 빨리 잊힌다. 반면 하지 못한 일에 대한 후회는 시간이 지날수록, 죽음을 앞둘수록 더 큰 고통과 회한을 남긴다.

30대건 40대건 그 나이 때 해봐야 할 일들이 분명 있다. 그러니 할까 말까 마음이 결정을 못 내릴 때는 눈 딱 감고 해버려라. 결과 따윈 생각하지 말고 그냥 저질러 버려라.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할 바에는 차라리 해버리고 후회하자. 인생은 해야만 하는 일보다는 하고 싶은 일로 채워져야 한다.

영화 ‘아메리칸 퀼트(How To Make An American Quilt, 1995)’에는 다음과 같은 대사가 나온다. “퀼트(Quilt)를 어떻게 짜 맞출지에 대한 규칙 같은 것은 없어. 본능을 믿고 용감해져야 해.” 인생에는 기쁨과 행복 이외에도 슬픔과 시련이 끊임 없이 교차한다. 기쁨이든 고통이든 누구도 탓할 수 없다. 그것은 선택에 따라 받아들여야 하는 자신의 몫이다. 슬픔과 시련도 지나가고 나면 인생은 아름다운 추억으로 한 조각 한 조각 이어져 있다. 후회하기 싫어 긴 과정의 고통을 선택하는 사람도 많건만, 영화 속 흑인 가정부 안나는 고통보다 후회를 선택하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핀(위노나 라이더, Winona Ryder)처럼 후회하더라도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인생 아닐까.

왜 기다리는가!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지금 당장 시작하라. 훗날 우리는 실패가 아니라 시도하지 않았던 것을 후회하게 될 것이다. 언제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끝내 하지 못한다. 언젠가는 결코 오지 않는다. 먼저 행동하고 최선을 다하라. 때론 그런 용기가 필요하다. 아무 것도 안 하고 인생을 보내기엔 세상이 너무 아름답다.

 
 
/윤경 변호사

서울회·더리드 공동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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