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 우리는 우리의 실체를 알았다. 껍질 속 어린 병아리처럼 바깥세상에 대한 두려움이 짙게 꽈리를 틀고 있었는데, 그러한 주저와 망설임이 말끔히 가시는 개안(開眼)의 환희를 맛보았다. 코로나19 사태와 제21대 총선이 우리의 실체를 확실히 깨닫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친한 의사 친구의 전언에 의하면, 올 봄 사망자 수가 예년에 비해 급격하게 줄었다고 한다. 지나칠 정도로 손 세척, 마스크 착용의 일상화, 청결한 주변 관리 및 외출 자제 등으로 급격하게 감기 환자가 감소하였고, 이로 인한 합병증 유발 감소로 전체적인 사망자가 줄었다는 것이다.

의료선진국이라 평가받던 미국의 경우 확진자가 79만 명, 사망자가 4만 명을 넘어섰다. 뒤이어 스페인이 20만 명, 이탈리아 18만 명, 프랑스 15만 5000명, 중국이 8만 4000명, 일본도 1만 명을 넘어서는 등 세계적으로 240만 명 가량의 확진자가 나왔고, 17만 명 이상이 사망하였다. 우리나라도 지난 20일 기준 1만 674명의 확진자 중 235명이 사망하였다. 다행히 확진자 중 격리해제가 8114명에 이름으로써 현재 환자 수가 약 2560명 정도로 급격히 줄었고, 신규 발생자도 하루 평균 20명 안팎으로 진정되고 있다.

중국에 이어 확진자 수가 두 번째로 많았던 초기에 작은 혼란이 없지는 않았지만, 정부와 국민이 총력을 기울여 그 혼란을 극복하고자 노력했다. 질병관리본부를 비롯한 정부 관련 부처와 의료계가 협력하고, 깨어 있는 국민이 일치단결하여 대처하면서 극복할 수 있었다고 하겠다. 이 과정에서 우리 국민은 현 정부가 세계 어느 나라보다 투명하게 효율적으로 작동되고 있다는 사실, 의료체계가 상상 이상으로 수준이 높고, 의료진들의 의료기술 및 직업윤리의식이 투철하고, 올바른 정부 시책에 발 빠르게 호응하는 수준 높은 국민 의식을 갖춘 위대한 국민이라는 사실을 자각하게 되었다.

이런 와중에 치러진 제21대 국회의원선거 결과가 여권의 압승으로 끝났다. 다양한 분석이 가능하겠지만, 미래통합당의 최대 패착은 ‘국민 싫증의 극대화 유발’이 아닐까 싶다. 막말 남발, 반대를 위한 반대 투쟁, 혐오 유발, 국민 정서를 무시한 정책의 극우경화 등등이 근원이라 하겠다.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정부의 대응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제 남은 과제는 위축된 경제의 회복이다. 정부는 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신속히 지급하고, 부유층은 이를 다시 사회적 약자를 위해 기부하는 등 통 큰 상생의 경제 분위기가 조성되었으면 한다. 야당은 적기 시행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정부에 협력함으로써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였으면 한다. 우리는 위대한 대한민국의 위대한 국민이다. 그렇지 않은가?

 
 
 
/오시영 변호사

전 숭실대학교 법대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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