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회피편향이란 만약 같은 정도의 이익을 얻고 손실을 보게 되었다면 이익으로 얻은 기쁨보다 손실로 인한 괴로움을 더 크게 느끼는 심리기제를 말한다. 즉, 손해를 싫어하는 심리를 말한다. 길에서 1만 원을 잃었을 때 느끼는 상실감은 1만 원을 주웠을 때 느끼는 행복감보다 더 크다는 것이다. 정서적으로 2배의 차이가 난다는 실험 결과도 있다고 한다.

본인에게도 손실회피편향이 있는지 테스트 해보자. 동전을 던져서 앞면이 나오면 100만 원을 벌고, 뒷면이 나오면 50만 원을 잃는 게임을 단 한 번만 할 수 있다면 이 게임을 할 것인가. 확률상 당연히 게임을 하는 것이 이득이지만 손실회피심리 때문에 하지 않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EBS에서 이와 유사한 실험을 길거리의 사람들에게 해 본 영상도 있다.

의뢰인들은 손실회피편향에 많이 빠져 있는 듯하다. 이는 반드시 손해(양보)를 보아야만 이득을 볼 수 있는 조정 기일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조정을 성립시키고 나오면서 “생각해보니 변호사비용도 받았어야 되는 것 아니냐”고 변호사에게 한마디하는 의뢰인들은 흔하다. 의뢰인이 금전대여를 하여 고이자를 통해 원금을 넘어서는 이득을 보았음에도 원금을 상환받지 못하였다고 억울해 하여 조정에서 쉽사리 원금을 감면해주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사람들은 손실회피편향 때문에 본능적으로 실패를 두려워 한다. 실패를 두려워하는 심리는 변화를 싫어하는 심리로 이어진다.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라는 우리나라 속담은 실패와 변화를 두려워하는 손실회피편향을 잘 나타내준다.

그러나, 무리하지 않는 도전, 긍정적인 변화는 현대인의 삶에 꼭 필요하다. 비록 실패하더라도 가치있는 경험을 주며 다시 시작할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원시사회에서의 실패는 목숨을 담보로 하였지만(짐승과의 사냥에서의 실패 같은 것 말이다), 현대사회에서의 실패는 다시 시작할 기회가 있다. 실패를 통한 경험은 다시 시작하는 데 남들보다 앞서게 할 것이다. 손실이 두려워, 실패가 두려워 도전하지 않고 있던 것이 무엇인가.

 

/김판기 변호사

서울회·법무법인 수오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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