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개그맨 박지선 씨의 안타까운 사망 소식을 인터넷을 통해 접하고, 필자가 예전 학부생 시절 죽음교육(Death Education)이라는 주제로 ‘LG Global Challenger’란 해외 탐방프로그램에 매진하여 있을 때가 생각이 났다.

우리나라는 유교문화를 바탕으로 하여 죽음에 대해 터부시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다. 청소년들은 인터넷, 영화로만 죽음을 자극적으로만 접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죽음에 대한 이슈를 교육기관에서 공론화시켜 죽음을 삶의 일부분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우리 모두 언젠가는 죽는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때 비로소 우리에게 주어진 삶이 얼마나 가치 있는 지를 깨닫게 될 것이다.

미국 미네소타대학원에서는 1963년 ‘죽음의 준비과정’이라는 교과목이 처음 개설된 이래 1966년 죽음교육에 관한 전문학술잡지인 ‘OMEGA’와 ‘Death Education’이 발간된 바 있다. 1967년 분노의 5단계(부정, 분노, 타협, 우울, 수용)로 유명한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가 ‘죽음과 임종에 관하여’를 출판한 후, 여러 대학에서 죽음에 대한 수업이나 학과도 개설되었다. 미국의 죽음교육은 종교와 결부시키지 않고 학문으로 연구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필자가 그 당시 미국에서 관련 기관을 탐방하면서 놀라워했던 점은 한 대학도서관 내에 죽음교육(Death Education)이라는 주제로 섹션을 나누어 책을 보유하고 있던 점이다. 책 중에는 아이들에게 죽는다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알려주는 그림책도 있었다. 또한, 마이클 무어 감독의 ‘볼링 포 콜럼바인’이란 다큐멘터리 영화로 제작되기도 하였던, 1999년 총기 난사 사건이 있었던 콜럼바인고등학교는 죽음교육을 선택과목으로 교과과정에 넣고 있었다. 위 고등학교에서 필자가 만난 학생은 “얼마 전 할아버지가 돌아가셔서 매우 슬펐는데 마침 학교에서 ‘Grief Education’이라는 선택과목이 있는 것을 알고 수강했으며 죽음이란 것이 내 삶의 일부분이란 것을 알기 쉽게 설명해줘서 좋았다”고 얘기해 주었다.

우리나라도 죽음을 인터넷을 통해 접할 것이 아니라 청소년기부터 교육기관에서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

/김판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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