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심리학계에서는 오래전부터 이른바 어떠한 성공을 한 사람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개인적 특질을 찾으려는 시도가 있었다. 높은 지능이 있는지, 자아확신감이 높은지, 신중함이 있는지, 낙관성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 등 다양한 특질에 대해 연구가 진행되었지만 그 결과들은 제각기 ‘개인차가 있다’ 정도로 마무리되곤 했다. 그러던 중 앤절라 리 덕워스 연구진은 성공한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특질은 ‘그릿(Grit/무언가를 끝까지 하고자 하는 끈기 등)’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덕워스 연구진이 분석한 여러 성공한 그룹(이를테면 육군사관학교에서 군사훈련을 중도 이탈 없이 성공적으로 마치는 사관생도, 영업부서에서 판매성과가 가장 좋은 영업사원 등)에는 신중한 사람도, 신중하지 않은 사람도, 낙관적인 사람도, 낙관적이지 않은 사람도 있었지만, 그 중 그릿이 없는 사람은 없었던 것이다.

미국에서 그릿에 대한 연구결과가 나오기 전에 일찍이 우리나라에도 그릿을 통찰한 말이 있었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다.” 이 말이 끝까지 버티는 끈기를 가진 자가 성공한다는 말이 아닌가.

‘성공’이란 것은 얼마든지 잘게 쪼개서 정의를 내릴 수도 있고 반대로 쭉 늘려서 정의를 내릴 수도 있다. 변호사로의 미시적 성공은 의뢰인에 대하여 적시에 적절한 자문을 제공하여 분쟁을 조기종료시키는 데에 일조하거나, 아니면 소송 대리인으로서 승소하는 것일 테다. 그렇다면 거시적 성공은 무엇일까. 오래 현역으로 살아남는 것이 아닐까.

변호사시험을 치르고 감사 인사를 드리러 만난 은사님께서 “이제 변호사가 되면 무엇을 하고 싶냐”고 물으시길래 “70살까지 일을 하고 싶습니다”라고 대답한 적이 있었다. 70살까지 현역으로 일하고 싶다는 목표를 이루기에 아직 4분의 1도 채 오지 못한 상황이지만 끈기와 집념을 가지고 기민한 현역으로 오래오래 일하고 싶다. 그러기 위하여 하루하루 충실하며 변호사로서 미시적 성공을 성취하고 싶다. 또한 그러기 위하여 선배 법조인들의 경험을 배우고 그 발자취를 좇으며 끈기 있게 이 길을 걷고 싶다.

 

 

/최은미 변호사
서울회·법률사무소서담

저작권자 © 법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