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어제도 가고 오늘도 갈
나의 길 새로운 길

민들레가 피고 까치가 날고
아가씨가 지나고 바람이 일고

나의 길은 언제나 새로운 길
오늘도…… 내일도……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 윤동주, 새로운 길

 

윤동주의 ‘새로운 길’은 윤동주가 연희전문학교 문과에 입학한 지 약 한 달 정도 되었던 1938년 5월 10일에 완성한 시이다.

윤동주의 본가는 조부 덕에 부유하였지만, 문학을 좇다가 성인이 되어도 조부의 경제적 그늘을 벗어나지 못했던 부친은 장남 윤동주가 문학을 공부하고 문학가가 되고자 하는 것을 크게 반대해 왔다. 그러나 결국 윤동주의 결연한 뜻은 조부의 마음을 움직였고, 그런 조부가 부친을 설득함으로써 윤동주는 자신이 꿈꾸었던 문학을 전공하게 되며 연희전문학교로 유학을 떠났다. ‘새로운 길’ 시를 읽어보면 긴 시간 꿈꿔왔던 새로운 삶을 시작한 사람의 기쁨과 희망이 느껴진다. 그래서 새로운 해를 맞이할 때면 항상 책을 펼쳐 한 번 쯤은 읽게 되는 시이다.

지난 2020년을 돌이켜보면 생명을 앗아갈 위력이 있는 전염병의 전세계적 유행으로 모두가 나름대로 자신의 위치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해가 아닐까 싶다. 새해가 된 지금도 여전히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고통과 두려움이 세상에 있지만 백신이라는 새로운 희망이 조심스럽게 인류에 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2020년 당초 목표했던 것을 이루지 못하였던들 어떠한가. 우리가 무엇을 하든, 무엇을 하지 않든 시간은 계속하여 흐르고 앞에 펼쳐진 길은 이전에 걷지 못한 새로운 길일 것이다. 2021년, 대한변호사협회 모든 회원분들이 걸어갈 이 새로운 길을 함께 응원하고 싶다.

/최은미 변호사

서울회·법률사무소 서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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