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로나 상황이 엄중하여 업무상 외출하는 일 외에는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내고 있다. 부쩍 늘어난 공백의 시간을 알차게 채우고자 이런저런 시도를 하고 있는데, 그 중 하나는 다양한 전자도서들을 월정액을 내고 읽는 서비스에 가입한 것이다. 특별히 볼 책을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TV채널을 돌리듯 ‘새로 업데이트된 책 목록’에서 보고 싶은 책들을 뒤지다가 눈에 들어오는 책이 있으면 바로 다운받아 읽을 수 있는 서비스다.

그렇게 최근에 본 책 중 하나가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라는 메시지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정리컨설턴트 곤도 마리에의 정리 관련 책이었다. 어려운 책이 아니어서 술술 읽을 수 있었는데 그중에 인상 깊었던 내용의 취지는 “누구도 정리하는 법에 대해서 제대로 배우지 않기에 그 사람의 성별, 연령대, 직업에 무관하게 많은 사람들이 정리에 서툴다. 정리도 배워야 하는 것이다. 배우면 누구라도 정리를 더 잘하게 된다”라는 부분이었다.

그러면서 뒤이어 옷장 정리를 위한 옷 접는 방법의 교습이 이어졌는데, 나는 글로만 봐서는 이해가 안되어서 저자가 출연해서 직접 옷을 접는 걸 보여주는 동영상 프로그램을 찾아서 보기까지 했다. 화면 속 선생이 가르쳐 주는 것을 그대로 따라 접으며 옷 접는 방법을 익혔다. 이후 며칠 동안 짬짬이 집안 옷장 서랍 속 옷들을 전부 다시 접어 재정리를 하였다. 그랬더니 확실히 이전보다 옷장 속 상황이 개선되었다. 뿌듯한 마음에 옷장 서랍 안을 내려다보고 있자니 논어에서 가장 유명한 그 구절이 떠올랐다. 배우고 또 익히니 즐겁지 아니한가.

열심히 노력하고 긴 시간을 투자해서 배울만큼 배우지 않았나 짐짓 작은 자부심을 챙기려 해도 이렇게 도처에 예상치도 못한 배울 것들이 가득하니, 건강하게 오래 살며 배우고 익히는 즐거움을 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마스크 끼기에도 손 닦기에도 지치지 않으리라. 이 글을 읽어 주시는 대한변협신문 독자분들께서도 오래오래 건강하시어 배우고 또 익히는 기쁨을 만끽하시기를 바란다.

/최은미 변호사

서울회·법률사무소 서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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