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현재 근무하는 회사에 입사하고 첫 번째 미국 본사 출장을 갔을 때, 하버드 로스쿨 출신으로 로펌 파트너 및 회사 내 지적재산권 총괄 변호사로서 30년 이상 활동하신 분을 개인적으로 면담할 기회가 있었다.

그 때 그 분은 사내변호사로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남을 도와야 한다는 말씀을 하셨다. 예컨대 자신의 상사를 도우면 그 상사가 내가 성공할 수 있도록 인사평가나 승진 등에서 도움을 줄 것이고, 현업에 있는 동료들을 도와주면 그들이 어떤 식으로든 내게 도움을 주려고 할 것이라는 말씀이었다. 그러면서, 사내변호사로서 대단히 성공하려면(very successful) 어떻게 하면 될 것 같은지 질문을 하셨다. 이런저런 답을 했던 것 같은데, 그 분 말씀은 그런 것도 중요하지만 당신 생각으로는 남을 성공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즉, 자신의 상사가 회사 내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면 그 상사가 나중에 내가 회사 내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이고, 영업에 있는 동료를 성공하게 만들어서 그 동료가 높은 자리에 오르게 되면 역시 나를 도와줄 일이 반드시 생길 것이라는 말씀이셨다.

사내변호사로서의 성공을 단순히 승진이나 금전적인 보상의 증가 등으로만 볼 수는 없겠지만, 조직 내에서 성장하는 것에 가치를 둔다면 위 말씀은 분명히 새겨 둘 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

이 분에게 들은 말씀 중에 또 하나 인상적인 것은, 자신이 어려운 의사 결정을 해야 할 때 기준으로 삼는 것에 관한 이야기다. 만일 어머니 댁에 가서 저녁 식사를 하면서 자신이 이런 일을 했다고 이야기했을 때 어머니가 편안하게 대화를 이어나갈 만한 일이라면 해도 되는 일이고, 어머니가 인상을 찌푸리시면서 말씀을 멈출 만한 일이라면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남을 돕고 성공하도록 만들면서, 자신이 아끼는 소중한 사람들에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일을 한다면 사내변호사로서 진정 성공한 것이 아닐까 싶다.

 
 
 
/채주엽 변호사

한국존슨앤드존슨메디칼 전무

한국사내변호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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