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는 언제나처럼 상쾌하고 기분 좋은 음악소리를 들으며 잠에서 깨어난다. 인공지능 알렉사가 지정된 기상시간에 맞춰 A가 좋아하는 클래식 음악을 부드럽게 울리도록 한 것이다. A가 어렸을 때 아침마다 어머니는 큰 소리로 A의 잠을 깨우며 이불을 확 걷어치우곤 하셨는데, A는 그 때마다 느닷없이 잠에 깨는 것과 밤새 따뜻하고 포근했던 이부자리가 걷어지고 억지로 잠을 깨는 것이 싫었다.

A가 샤워를 하고 옷을 입는 동안, 주방에서는 가사 로봇 아르미가 커피를 끓이고, 간단한 토스트를 준비해 놓고 있다. A가 식사를 하는 동안, 알렉사는 밤 사이에 있었던 사건 사고와 주요 뉴스, 오늘의 날씨를 A에게 브리핑 한다.

A가 현관에 대기하고 있는 인공지능 무인 자동차에 올라타 목적지를 말하면, 무인 자동차가 A를 회사로 데려다 준다. A는 자동차를 굳이 소유할 필요가 없다. 공유 시스템에 의해 A가 필요할 때에만 사용하면 되기 때문에 A는 굳이 비싼 자동차 구입비, 유지비 등을 부담할 필요가 없으며, 이러한 사용방식은 훨씬 경제적이다.

회사에 도착한 변호사 A는 오늘 법원에 제출할 서면을 작성하기 위해 인공지능 변호사 로스에게 사건과 관련한 판례와 과거 10년 동안의 유사사건의 선고결과 등을 검색하도록 지시한다. 로스는 A의 지시에 10분도 지나지 않아 검색 결과와 이번 사건의 결과에 대한 예상치까지 알려준다.

A는 로스의 검색 결과를 바탕으로 서면을 작성하고 전자시스템으로 준비서면을 제출한 후, 오늘 예정된 화상재판을 위해 법원화상재판 시스템에 접속한다. 예전에는 변론기일에 법원에 직접 출석하여 변론을 하였으나, 이제는 화상을 통한 재판을 진행하므로 변론을 위해 굳이 먼 지방 법원까지 갈 필요가 없다. 예전에는 제주지방법원 재판이라도 있으면 새벽부터 비행기를 타고 제주까지 갔다가 재판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면 파김치가 되곤 했다.

재판이 끝난 A는 상담예약시스템에서 예약한 스케줄대로 의뢰인과 상담을 하고, 새로운 사건을 수임한다. 최근 수임되는 사건을 살펴보면, 인공지능 시대가 되어서인지 디지털 범죄사건이나 시스템의 오류로 인해 발생하는 손해배상 사건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A가 하루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인공지능 영화추천 시스템은 A의 취향에 맞춰 영화를 추천해주고, A는 그 영화를 감상하면서 스르륵 잠자리에 든다.

인공지능과 함께 한 변호사 A의 하루는 현재에도 대부분 이루어지고 있고, 아주 가까운 미래에 누리게 될 기술들이다. 인공지능은 우리 생각보다 훨씬 가까이에 있다.

 

 

/임경숙 변호사

법무법인(유)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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