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입시나 취업을 위해 수많은 면접을 본다. 면접은 응시자가 가진 잠재력과 역량을 짧은 시간 내에 가장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절차로서 면접자에겐 매우 부담되는 과정이지만, 학교나 기업으로선 인재를 선발하기 위한 최종 확인 절차로서 무엇보다 중요한 절차이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공공기관과 대기업을 중심으로 ‘인공지능’을 이용한 비대면 면접방식이 활용되어 주목을 받고 있다. 인재를 선발하는 과정에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일부 거부반응을 보이기도 하지만, ‘인공지능 역량검사’는 이미 면접 과정에서 새로운 트렌드가 되고 있다.

‘인공지능 역량검사’는 본래 2018년 금융권 채용 비리 문제를 계기로 등장했으며 최근 코로나19로 ‘비대면 전형’이 늘어나면서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미 포스코, 국민은행, 한미약품, 연세세브란스병원 등 약 1000여 곳이 넘는 기업들과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와 같은 공공기관들이 기존의 서류전형이나 인·적성 필기시험, 면접 등을 ‘인공지능 역량검사’로 대체하거나 추가하고 있다.

‘인공지능 역량검사’는 기본질문, 상황질문, 인·적성검사 등 10여 가지의 게임으로 구성되며, 뇌신경과학을 기반으로 응시자의 표정, 목소리, 생리적 신호 등을 분석한다. 인공지능은 이 과정에서 면접자 개인의 성과역량, 관계역량, 조직 및 직무적합성 등 세세한 ‘내면적 특성’에 대한 분석과 의사표현능력, 감정전달 등의 ‘외면적 호감도’에 대한 분석을 종합하여 객관적 평가를 한다.

따라서 ‘인공지능 역량검사’를 통한 면접은 사람에 의한 편견이나 왜곡을 줄여 객관성과 정확성을 높일 수 있고, 시간과 예산 등 효율성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다. 다만 역량검사를 위한 인공지능의 알고리즘을 설계하는 것 역시 ‘사람’이라는 점과 인공지능 알고리즘의 배경이 되는 ‘빅데이터’ 자체에 정보의 부족이나 왜곡 가능성 역시 존재해 차별성과 편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비판이 있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 면접관’의 판단 알고리즘이 목소리가 또렷하고 표준어를 쓰는 사용자에게 호감을 느끼도록 설계되어 있다면, 목소리가 작고 사투리를 심하게 쓰는 면접자의 경우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이러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공정한 채용을 위한 방안으로 ‘인공지능 역량검사’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 따라서 비대면 면접을 앞둔 응시자들의 경우 자신이 마주해야 할 새로운 상황에 맞는 준비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 역량검사’의 경우 해당 기업과 직군별로 측정하는 항목을 각각 다르게 설정해 검사하는 것이므로, 만약 어떤 ‘인공지능 역량검사’ 결과가 좋지 않았다면 그 역량검사에 해당하는 직군은 응시자에게 맞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또 ‘인공지능 역량검사’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마치는 것 역시 중요하므로 비대면 면접을 앞둔 응시자라면 당일 컨디션 관리를 잘해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
 

 

/임경숙 변호사

법무법인(유) 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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