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변호사들의 축제’ 대한변호사협회 협회장 선출 선거가 마무리되었다. 출마한 몇 분 후보님들로부터 함께 선거운동을 해 줄 것을 요청 받았다. 모두 좋은 분들이라 고심이 많았지만, 한 분의 후보님을 지지했다. 지지 후보를 정한 후 최선을 다해 선거운동을 도왔다. 사건이 아닌 다른 일에 집중한 것이 오랜만이었고, 즐겁게 선거운동을 했다. 함께 했던 변호사님들 모두 유쾌하고 열정적인 분들이었다. 대단한 역량에 놀라거나 긍정적인 태도에 감화가 되기도 했다. 많이 배웠다. 역시 변호사들이었다.

반성할 일도 많았다. 가까운 동기, 동문, 다양한 활동을 통해 알게 된 선·후배 변호사님들에게 지지를 요청하면서 관계가 소원했었다는 것을 체감했다. 통 연락이 없다가 선거 때문에 누군가와의 인연 또는 추억을 소환해야 했다. 모두 바쁜 생활을 하고 있지만, 나라도 전화 한 번, 문자 한 번 했어야 했는데 하는 생각을 했다.

선거기간 각 후보들 사이에 작은 잡음들이 있었다. 후보가 많았고, 서로 최선을 다하다 보니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이라 여기고 싶다. 축제가 끝난 마당이다. 이제는 우리에게 당면한 과제들을 직시할 때다. 곳곳에서 직역침탈 시도가 이어지고 있고, 공격은커녕 수세에도 벅차다. 변호사 사회의 미래인 청년변호사들이 제 자리 잡기가 쉽지 않다. 검경수사권조정, 공수처 출범 등 형사사법제도 변화에 따라 혹여 생길지 모를 인권 사각을 없애기 위한 변호사들의 역할도 새롭게 요구될 것이다. 변호사서비스를 중개하는 것을 업으로 삼는 위법소지 있는 플랫폼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기고 있다.

신임 협회장은 변호사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을 화합의 장으로 이끌고, 구성원들 또한 새로운 변호사들의 수장에게 단합된 힘을 보태어 주었으면 한다. 이번 선거에서 모든 후보는 ‘개혁’을 화두로 꺼냈다. 코로나가 지나가는 사이 많은 것들이 멈추었지만 변호사 사회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 인식은 같았다. 이 글을 쓰는 이 순간 필자는 선거 결과를 알지 못한다. 누가 봐도 새로 선출된 협회장은 그 어느 때 보다 힘든 시기에 선장을 맡았다. 부디 신임 협회장에게 건강과 건승, 그리고 행운이 함께하길 마음속 깊이 빈다. 더불어 선거기간 불편함을 드린 많은 지인들께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조금 소란했던 우리들의 축제가 있었다고 생각해주시고 이해해주시길. 대한변호사협회 파이팅!

 

 

/박철 변호사

광주회·변호사 박철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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