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코로나19의 창궐이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란 말을 떠올리게 하고, ‘달빛교류’로 형제처럼 지내는 대구 시민들이 크게 고통받고 있어 마음이 아프다는 심정을 같은 지면을 통해 토로했습니다.

올여름은 상황이 더욱 심각해졌습니다. 더운 날에 약한 바이러스의 특성상 여름이 되면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최근 코로나 상황은 바이러스 변종으로 관리가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확진자가 급속히 다시 늘고 있고, 방역에 있어 전 세계의 모범이 되었던 대한민국조차 다시 긴장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며칠 전 법원행정처는 전국 법원에 휴정기에 준하는 재판 운용을 권고했고, 많은 법원들이 재판 일정을 연기하고 있습니다.

광주·전남 지역도 상황이 좋지 않아 방역 관계자와 경제적 취약계층에 대한 지속적인 도움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이에 광주지방변호사회(회장 임선숙) 회원 134명은 이들을 돕기 위한 모금에 동참해서, 지난달 광주시에 코로나19 확산 방지 후원금 1000만 원을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전달했습니다.

심각한 것은 방역문제뿐만이 아닙니다. 전국적으로 내린 이상 폭우로 수많은 수재민이 고통받았고 재산피해도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특히 우리 지역 구례는 마을 전부가 침수되어 차마 눈 뜨고 보기 힘들 정도로 심각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 더운 날에도 마스크를 쓰고 거친 숨을 내쉬며 수해 복구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수재민들의 모습에 마음이 무겁습니다.

대구지방변호사회(회장 이춘희)는 수해로 실의에 빠져 있는 이 지역 수재민을 도와달라며 최근 우리 회에 큰 정성을 보내왔습니다. 광주회는 대구회 회원들의 온정이 좋은 곳에 쓰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고, 조만간 이 지역 수재민들에게 전달할 계획입니다. 광주회와 대구회가 서로의 지역을 답방하는 연례행사는 여건상 취소하였지만, 서로를 응원하는 달빛동맹은 어려운 시기를 맞아 더욱 공고해지고 있습니다.

끝날 듯 말 듯, 엄중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눈에서 이전보다 자주 무기력함과 우울함을 보는 것 같습니다. 질병과 수해보다 더 무서운 절망과 분노가 서서히 차오르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연대와 응원이 가장 필요하다고 봅니다. 서로를 격려하는 말 한마디, 작은 정성이 필요한 때입니다. 개인적으로도 폭우와 코로나 재창궐이 겹치는 시기에 사무실을 열었지만 주변 지인들의 응원에 심리적인 안정을 얻었습니다.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사자성어 ‘우후지실(雨後地實)’의 뜻과 같이 전국 변호사 회원님들과 국민 모두 어려운 시기를 함께 잘 견뎌내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화이팅!

 

/박철 변호사

광주회·변호사 박철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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