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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제목

<유중원 대표 에세이> 겉과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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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중원 변호사
등록일
2019-12-16 14:53:54
조회수
417
겉과 속



사람들은 대부분 겉과 속이 다르다. 이것은 그 사람이 타고난 거짓말쟁이이거나 사기꾼이어서가 아니다. 단지 사람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그건 인간의 본질적 특성이다.
나의 육체는 하나이지만 나의 정신은 분열되어 있고 또 다른 나 (other self, alter ego)가 여러 명이 있어서 때로는 서로 대립하고 격렬하게 싸우고, 때로는 대화를 통하여 양보하고 타협한다. 그러므로 완전히 적대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내가 글을 쓸 때는 어김없이 또 다른 내가 나타나서, 그가 최초의 독자 겸 비평가로서 얼굴을 붉혀가며 참견하고 감시하고 비판한다. (작가의 자기검열은 창조적 충동이나 독창적인 힘을 파괴한다고 하는데 말이다.) 어쨌거나 작가들은 흔히 정신적으로 분열되면서 여러 명의 또 다른 인격이 존재하게 되는데, 이러한 다중인격은 작가들에게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다만 우리는 통상 그 다중성을 제거하고 통일하여 하나의 단일성을 형성한다.
그런데 해리성정체장애 (解離性正體障碍, dissociative identity disorder)로 불리는 다중인격의 경우에는 한 사람 안에 두 개 이상의 인격이 존재하지만 두 인격은 똑같은 환경이나 상황에서도 생각의 방향이 다르다는 특징을 보인다. 그래서 그는 원하지 않는데 또 다른 그가 그의 의지와 상관없이 흉포한 짓을 저지르게 되는 것이다. 그 경우 분노조절을 위해 정신과적 치료를 받거나 요가나 명상 등 정신수련을 하지만 그게 그렇게 쉽지는 않다.

세계관 (또는 가치관, 인생관)이란 어떤 사람의 세계에 대한 가치 평가, 정신구조, 정치관 또는 사회관, 선호도, 우월감이나 열등감, 편견, 운명론 혹은 숙명론, 현실에 대한 특정한 사고구조, 차안과 피안에 대한 상반된 시각, 믿음과 편견, 버릇, 의지 그리고 자기 선택의 총합이다.
어떤 인간의 세계관은 대체로 시대적 상황과 문화, 어린 시절 또는 청소년기의 기억, 개인적 삶과 경험의 산물이다.

내면의 악마
인간의 비정상적인 욕망, 유약함, 낡은 신념, 꼬인 성격, 유혹당하기 쉬운 성격, 성마른 성격, 자기기만적인 것, 정직하지 못한 것, 감정의 기복, 진실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하는 것, 종교적으로 올바르지 못한 신념, 부모에 대한 증오, 사회에 대한 불신, 밀실 공포증, 광장 공포증, 겁쟁이, 이기심, 중독에 대한 탐닉, 과도한 욕구불만, 두려움, 자만심, 거만함, 증오, 원한, 자신감 결여, 멍청함, 뒤틀린 천재성, 너무 비관적인 성격, 무지, 정신분열, 소시오패스적 무감각함, 냉혈함, 순진함, 잘못된 도덕적 기준, 성도착적이거나 병적인 육욕 등등.
인간의 내면에는 악마가 도사리고 있다. 인간은 누구나 완벽하지 않다. 내면의 악마를 이겨내야만 한 인간으로서 바로 설 수 있다. 그리고 시쳇말로 인생에서 성공할 수 있고 행복해질 수 있다. 훌륭한 인물은 내면의 악마와 싸워 이긴 사람들이다.
그러면 나의 경우는 어떠한가? ‘너 자신을 알라’고 했지만 그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차라리 ‘다른 사람을 알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게 더 쉬운 일이니까. 나는 계속적으로 내면의 악마에게 쉽게 굴복하고 만다.
작성일:2019-12-16 14:53:54 121.135.238.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