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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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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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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중원
등록일
2022-08-22 12:28:50
조회수
298
(사회비평소설이면서 분단소설인) '배신 혹은 전향' 은 대략 120,000자 (600매)로 긴 중편소설에 속합니다.
물론 초고입니다. 계속 수정할 것입니다.
어느 부분은 그냥 싹둑 삭제하고 싶군요.
저는 가끔 단순화하길 원했습니다. 그래서 무차별적으로 삭제하고 잘라버리고 싶기도 합니다.
그게 가능할까요.
또다시 환원할 것입니다. 끊임없이 시달릴 것입니다.
수정은 글쓰기의 본질적 특성입니다.
저는 현재의 문단 트렌드와는 아주 동떨어지게,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는, 엄밀한 리얼리티를 토대로 한 사회비평소설,
법률소설을 줄곧 쓰고 있습니다. 우울한 현실이지요.
하지만 분단소설에는 관심이 많습니다.
분단소설은 결국 역사소설입니다.
역사적 인물, 사건, 실재, 맥락 등을 조작, 왜곡, 부정, 무시, 오용, 남용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여전히 무명작가입니다.
그래서 4권 분량의 초고를 진즉 완성했음에도 출판사들은 모두 거절했습니다.
안 팔리는 책을 왜 출판하겠습니까?
책을 쓰는 일도 어렵지만 출판하는 일은 더욱 어렵습니다.
저는 관습적인 소설 쓰기를 거부합니다.
소설 쓰기에 절대 법칙이란 없기 때문입니다.
모든 법칙에는 무수한 예외가 존재합니다.
제 고유 스타일과 관점, 주제, 문체, 문학적 정체성을 고수할 것입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갈수록 소설과 (사회적으로 통찰력 있는 깊은 의미의) 주제에 대해서 절실하게 책임감을 느낍니다.
작가만의 인생관이나 세계관은 마치 각인처럼 이야기와 주제 속에 흔적을 남기게 됩니다.
그렇지만 난해한 모호성을 추구하지는 않습니다.
왜 나까지 소소한 것에 매달려야 할까요?
문학 평론집 '최인훈의 광장 다시읽기'에도, 최근 나온 장편소설 '인간의 초상'에도 수십 매의 사진을 넣었습니다.
소설은 진실을 추구합니다.
사진이야말로 명백한 증거물입니다.
작성일:2022-08-22 12:28:50 121.138.194.1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