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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로 보는 일본 법조계 ]일본의 사법수습생 급여 폐지
허중혁 변호사  |  hzh@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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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1호] 승인 2013.09.02  14:3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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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일본에서는 사법수습을 마친 신참 변호사들이 ‘국가가 사법수습생에게 급여를 지급하는 제도를 폐지한 것은 헌법 위반’이라며 소를 제기한 일로 논란 중이다. 2003년 우리나라에서도 사법연수생에게 별정직 공무원 신분을 부여하고 공무원 보수를 지급하던 것을 폐지하는 내용의 법원조직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된 적이 있었다. 매년 1000명의 사시합격자 중 20~30%만 판사나 검사로 임용되며, 다른 국가자격시험과의 형평상 사시합격자에게만 공무원의 신분을 부여하고 보수까지 지급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사법시험 체제가 로스쿨 체제로 바뀌면서, 우리의 경우는 이 문제가 더 이상 논란이 되지 않고 있으나, 일본의 경우 종래 국가가 지급하던 급여제(일본어로 給費制)가 2011년 11월 제65기 수습생부터 상환의무가 있는 대여제로 바뀌었고 이들 65기가 수료하고 변호사 등록을 하게 된 지금 막 불만이 터져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구 사법시험이 폐지된 현재 일본 재판소법에 따르면, 법조인이 되기 위해서는 법과대학원(한국의 법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하여 3년(법학 기수자는 2년)을 공부하고, 신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에도 최고재판소에 사법수습생으로 채용되어 1년의 연수에 전념하고 수료 후의 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사법수습생이 수료 후 시험에서 탈락하는 경우도 2.2~7.2%나 되기 때문에 이들에게 시험 공부도 중요한 과제이지만, 시험에 합격해도 또 하나의 큰 문제가 수습비용이다.

당초 도쿄 신문은 2010년 10월 20일자 기사에서 “급여 지급이 없어지면 부자 밖에 법률가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하는 일본변호사회의 급여 계속 운동에 대해, 사법수습생에 급여를 지급하는 제도는 다른 자격에 비해 법률가만을 특별취급 하는 것으로 납세자의 납득을 얻을 수 없다고 주장하였고, 급여제의 폐지는 변호사 증원과 함께 사법개혁의 지주라는 표현까지 쓰고 있었다. 그러던 도쿄 신문도 대여제로 이행 후 많은 수습생들이 장학금 상환의 부담을 안은 채 취직난에 힘겨워하는 모습을 목격하자, 대여제를 비판하는 쪽으로 논조가 바뀐다. 2012년 2월 7일자 기사는 최후의 급여제 수습생이 변호사 개업 후 1개월 반 동안 불과 2건의 사건을 수임하면서 수입은 제로, 그나마 급여제 덕분에 마이너스 출발은 하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기는 사례를 보도한다. 이와 함께, 대여제 이행 후 수습생의 90%가 월 18만~28만 엔을 대출 받아 수습을 받고, 지방에서는 일자리가 없어 도쿄까지 나와서 취업준비를 하는 현실을 대비하고 있다. 또한 수습생은 수습처를 선택할 수 없기 때문에, 희망하지 않는 원격지에의 이사비와 집세, 교통비 등으로 빚만 늘어가는 현실도 보도하고 있다.

2013년 8월 2일 NHK NEWS WEB은, 수습을 끝내고 아이치현 변호사회에 등록한 변호사 45명이 나고야 지방재판소에 급여제 폐지의 무효확인 및 국가배상을 구하는 소를 제기한 사실을 보도했다. 이들은 신 사법시험 합격 전의 법과대학원 장학금 등으로 이미 고액을 대출했음에도 합격 후 수습기간 중에 더 많은 빚을 졌는데, 원고 대표인 쿠노 요시에 변호사는 “현재 변호사가 될 때까지 600만엔(우리의 8000만원) 정도의 경제적 부담이 필요하며, 이렇게 돈이 드는 상태에서는 장래의 사법 담당자가 줄어든다”고 이야기했다. 같은 날 마이니치 신문 보도에 따르면, 약 200명의 원고들이 “1년의 수습으로 약 300만엔의 빚이 사실상 강제돼, 대여제 이전 수습생과의 사이에 현저한 차별이 생겼다”고 주장하며 1명당 1만 엔의 국가배상을 구하는 소송을 도쿄, 히로시마, 후쿠오카의 각 지방재판소에 제기했다고 한다.

일본의 재판소법은 수습생에게 전념의무를 부과하고 겸업을 금지하고 있어, 그 기간 동안 수습생은 부업이나 아르바이트도 할 수 없다. 이에 대해 도쿠오카 코이치로 전 법과대학원 교수는 “수습생에게 일을 시키면서도 급여를 지불하지 않고 아르바이트도 못 하게 한다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기본권과 생존권도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우리의 사법연수생도 겸업이 금지되지만, 보수를 지급받고 있는 점에서 일본의 사법수습생들보다 나은 상황에 있는 셈이다. 그러나 현재 로스쿨을 졸업한 변호사들의 학비 및 의무연수와 관련하여 많은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어서, 일본 재판소가 급여 폐지에 대해 어떠한 결론을 내릴지는 참조할 만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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