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협, 16일 오석준·이광만·이종석·조희대·홍승면 추천

이종석은 헌재로… 대통령, 18일 헌재소장 후보 지명

대통령 사우디·카타르 순방 이후 새 후보자 발표 전망

"변협 검증 통과 못한 인사가 국회 문턱 넘을지 의문"

사진: 대법원
사진: 대법원

이균용(사법시험 26회) 전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 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되면서 26일째 사법부 수장이 공석인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조만간 새 대법원장을 지명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임 대법원장 후보로는 대한변협 추천 인사가 우선 고려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김영훈)는 지난 16일 대법원장 후보자로 오석준(사시 29회), 이광만(사시 26회), 이종석(사시 25회), 조희대(사시 23회), 홍승면(사시 28회)을 추천했다.

변협은 전국 지방변호사회와 법조계 안팎에서 덕망 있는 인사를 추천받아 전국지방변호사회장협의회(13일)와 변협 사법평가위원회(16일)에서 심도 있게 논의한 끝에 이같이 발표했다. 공개추천 명단에 오른 이종석 헌법재판관은 18일 헌재소장 후보자로 지명됐다. 

조희대 전 대법관
조희대 전 대법관

조희대 전 대법관은 경북 경주 출신으로 경북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1986년 서울형사지법 판사로 임관해 대법원 재판연구관, 서울고법 부장판사, 대구지법원장 등을 거쳐 2014년 대법관에 임명됐다.

대법관 국회 인준 당시 찬성 230표, 반대 4표를 받아 국회 문턱을 수월하게 넘었다. 당시 민주당 소속 김동철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조 전 대법관이 보호자의 대변을 기대할 수 없는 절박한 상황에 놓인 10대 청소년 등에게 무죄를 선고하는 등 국민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해 온 공로가 인정된다"며 "병역기피, 탈세 등 불미스러운 상황이 전혀 제기되지 않았고 여야 간에도 아무런 논란이 없었다는 점이 매우 뜻 깊다"고 밝혔다.

조 전 대법관은 전형적인 '학구파' 법관이다. 국제거래, 해상운송 등 상법 분야에 관한 여러 편의 논문과 판례평석을 집필했고, 성전환자의 법적 지위에 관한 논문인 '남녀의 성전환은 현행법상 허용되는가(1997)'를 발표하기도 했다. 

2020년 퇴임 후 현재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 교수로 재직 중이다. 대구지법원장 재직 시절에는 일반인이 이해하기 쉬운 판결문 작성 사업을 펼치기도 했으며, 2020년 청조근정훈장을 받았다.

홍승면 서울고법 부장판사
홍승면 서울고법 부장판사

홍승면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경기 안성 출신으로 고대부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1992년 서울민사지법 판사를 시작으로 대법원 재판연구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법원행정처 사법지원실장 등을 거쳐 서울고법 부장판사에 재임 중이다.

지난 2009년, 2010년 2년 연속 서울지방변호사회가 실시한 법관 평가에서 '우수법관'으로 선정됐으며, 2012년부터 현재까지 10여 년간 재판연구원, 법관 등을 대상으로 '판례공보 스터디'를 운영해오며 법원 역량 강화에도 꾸준히 기여해왔다.

이광만 서울고법 부장판사
이광만 서울고법 부장판사

이광만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부산 출신으로 동인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대법원 재판연구관, 사법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 부산지방법원장, 수원고등법원 부장판사를 거쳐, 서울고법 부장판사에 재임 중이다.

제38대 부산광역시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으로 활약하면서 공정한 선거를 위해 힘쓰기도 했다. 법리 해석을 치밀하게 하는 판사로 정평이 나있으며, 겸손하고 온화한 성품으로 신임을 얻고 있다.

2007년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전담 부장판사로 근무할 당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에 구속영장을 발부해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언론은 이 부장판사가 "구속영장 발부 시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다"고 입을 모았다.

2017년에는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천거한 임명 제청 대상 후보자 9인에 포함됐다. 그러나 김명수 전 대법원장은 그중 민유숙·안철상 대법관을 최종 임명 제청했다.

오석준 대법관
오석준 대법관

오석준 대법관은 경기 파주 출신으로 광성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1990년 서울지법 서부지원 판사로 임관해 서울고법 부장판사, 제주지방법원장 등을 지낸 뒤 지난해 대법관에 취임했다.

대법관 국회 인준 당시 찬성 220표, 반대 51표, 기권 5표를 받아 임명 동의안이 통과됐다. 넉넉한 찬성표를 받았지만, 야당 측 반대로 임명 동의안이 임명 제청 이후 역대 최장 기간인 119일 동안 표류했다.

인사청문회 과정에서는 오 대법관이 2011년 800원을 횡령한 버스 기사를 해고한 회사의 조치가 타당하다고 판결한 것과 2013년 변호사로부터 85만 원 상당의 접대를 받은 혐의로 면직 처분받은 검사에 대한 징계를 취소하라고 판결한 내용이 쟁점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대법원장 공석이 장기화돼 재판과 사법행정 업무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빠른 시일 안에 인선을 발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철상·민유숙 대법관이 내년 1월 퇴임을 앞두고 있어 대법원장 임명이 늦어질 경우 차기 대법관 인선 절차도 지연될 우려가 크다. 안철상 대법원장 권한대행은 16일 대법관 회의를 열고 "대법원장 권한대행의 권한은 잠정적 성질을 가지는 것으로서 현상유지가 원칙이므로 정책 결정이 필요한 사항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며 "후임 대법관 임명 제청을 위한 사전절차는 진행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내일(21일)부터 4박 6일간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국빈 순방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따라서 순방을 마친 뒤 후보자를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대통령실이 대한변협 추천 인사를 깊이 고려하는 배경에는 국회 인사청문회 통과 과정에서 정쟁 시비가 비교적 덜 할 것이라는 측면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변협은 대법원장 후보자 추천 과정에서 여러 단계에 걸쳐 치밀하게 검증을 진행했다. 이균용 후보자 낙마 후 여러 인사가 법조계 안팎에서 하마평에 올랐지만, 국회와 야권이 '송곳 검증'을 예고한 만큼 재야 법정단체의 입체적 검증을 통과하지 못한 인사가 인사청문회 문턱을 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서 김영훈 대한변협회장도 19일 사회관계망서비스에 "대한변협의 검증을 통과하지 못한 후보가 (국회) 청문회의 검증을 통과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뼈있는 메시지를 남겼다.         

/권영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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