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협, '검수완박 저지 변호사·시민 필리버스터' 진행

"'검수완박' 통과 된다면 '라임펀드' 수사 지연될 것"

△29일 서울 역삼동 대한변협회관 14층 대강당에서 정구집 라임사건 피해자 공동대표가 필리버스터를 진행하고 있다.
△29일 서울 역삼동 대한변협회관 14층 대강당에서 정구집 라임사건 피해자 공동대표가 필리버스터를 진행하고 있다.

"'검수완박'으로 대신증권 라임사기 관련 수사가 지연되거나 증발된다면 누가 혜택을 보게 됩니까? 대신증권으로부터 사기 피해를 당한 피해자들입니까? 대신증권의 오너입니까?"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이종엽)는 29일 서울 역삼동 대한변협회관 14층 대강당에서 '국민을 위한 검찰개혁 입법추진 변호사·시민 필리버스터' 2일차를 진행했다. 이날 세 번째 연사로 지난 2019년 '대신증권 라임펀드 사기 판매' 피해자인 정구집 대신증권 라임사기 피해 대책위원회 공동대표가 나섰다.

정 대표는 '검수완박'으로 검찰 수사권까지 박탈된다면 미흡하게나마 진행되던 라임사기 수사를 사실상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정 대표는 "라임펀드 환매중단 사태 이후로 벌써 3년이 흘렀지만 사건의 진전은 보이지 않고 있으며 수많은 의혹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밝혀진 것은 하나도 없다"며 "라임펀드 사기 외에도 디스커버리펀드,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 옵티머스펀드, 팝펀딩 등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대형 펀드사기 사건이 연이어 발생했으나 대부분 실체가 밝혀지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대형 펀드사기 사건 진척이 느린 현 상황에서) 검찰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한다면 사건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미흡하게나마 진행되던 수사를 중단할 수 밖에 없다"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수많은 라임사기 사건 피해자들에게는 심각한 2차 가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천문학적인 금액으로 사기범죄를 저지른 자들이 교묘한 궤변과 거짓 자료를 늘어놓으며 자신들의 죄를 모면하려는 모습을 피해자들은 똑똑히 목도했다"며 "이러한 사기범죄에 대한 기민한 대응은 사건 본질을 파악하고 있는 수사담당 검사만이 가능한데 수사검사의 공판 참여가 제한된다면 피해자들은 더이상 설 수 있는 길이 없다"고 안타까워 했다. 

그는 "우리 피해자들이 바라는 검찰개혁은 검찰이 정치권력과 금융권력에 영향 받지 않고 독립적이고 공정한 법집행을 통해 금융사기범들을 엄정하게 수사하고 재판받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또 '검수완박'이 국민과 사기 피해자들에게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검수완박으로 인해 라임사기 관련 수사가 증발된다면 피해자들과 대신증권 오너 중 누가 혜택을 보게 되는지 (검수완박을 찬성하는 국회의원에게) 묻고싶다"면서 "'검수완박'이 되면 대신증권을 포함한 펀드사기범들이 더 엄격하게 처벌받을 수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정구집 공동대표는 라임펀드 사기 사건 재판 현장에 직접 참석하면서 검찰의 수사권으로 피해자들을 위한 보완수사가 진행 되는 상황을 직접 목도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다수의 라임펀드 사기 사건 관련 재판이 진행 중인데, 판매 조작 사건은 1심에서 패소했고 현재 고검에 항고한 상태"라며 "이 때 수사관이 금융감독원에 현장 방문을 하고 재기수사 명령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증거자료와 서류만 제출해 재기수사를 요청했다면 절대 사건이 재수사되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수사관들이 수사권을 가지고 현장에 나가 직접 수사했기 때문에 재기 수사가 진행 될 수 있었고 보완수사에도 성실하게 임할 수 있었다"며 수사권 박탈과 관련해 진심어린 우려를 표했다. 

마지막으로 정구집 공동대표는 "특정 정치인들에 대한 보복수사 우려라는 정치인 간의 이해관계 관점이 아닌 대형 금융사기 사건들의 수많은 피해자들 관점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대다수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대안 마련이나 국민 합의 없이 '검수완박'이라는 폭주 기관차를 당장 멈춰달라"고 요구했다. 

다음달 2일은 인지연 미국 변호사, 김주미 시민, 이영풍 KBS 노조 정책공정방송실장, 김태훈 변호사, 김기원 변호사, 이지은 변호사, 조용균 변호사 등이 필리버스터를 이어갈 예정이다.

28일부터 다음달 6일, 매일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진행되는 필리버스터는 대한변협 유튜브(youtube.com/channel/UCTqVDkz5P1Sa_7U0JtezOAQ)에 생중계를 통해 시청할 수 있다. 필리버스터 참여 신청은 구글 문서 링크(https://forms.gle/bLfNjBjKyA5k9Srh9)를 통해 할 수 있다. 


/장두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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