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책은 말의 특성을 네 가지로 분류해서 설명하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언위심성(言爲心聲), 즉 말은 마음의 소리라는 것을 소개하면서 말의 본질을 설명한 부분이 있다.

사람의 본질이든 말의 본질이든 본성과 본질, 진심 같은 것은 다른 것과 잘 뒤섞이지 않고 쉽게 으깨어지거나 사라지지 않는 것으로 진실한 것은 세월의 풍화와 침식을 견뎌내며 아무리 화려하게 포장하고 감추려 해도 본디부터 가지고 있는 성질은 언젠가 드러나고 만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필자도 감동적으로 본 영화 ‘킹스 스피치’의 내용을 예로 들어 설명한다. 위 영화는 영국의 말더듬이 왕 조지 6세가 히틀러에 맞서 제2차 세계대전 참전 선포 연설을 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리고 있는데, 당시 조지 6세의 연설을 지도한 라이오넬 로그 박사는 조지 6세에게 “차분하게 친구에게 말하듯 하세요”라고 당부하면서 “한 명의 친구에게 진실하게 말할 수 있다면 그 마음으로 수천만 대중에게도 진심을 전할 수 있을 겁니다”란 조언을 한다. 결국 조지 6세는 라이오넬의 조언을 받아들여 침착하게 연설을 마무리하였고, 그의 진심은 영국 국민에게 전해져 큰 반향을 일으킨다.

작가는 조지 6세를 당시 시대적으로 대립하는 인물인 달변가 히틀러와 대비하여 설명하면서 달변보다 중요한 것이 진심이 담긴 말임을 강조한다.

평소 변호사들이 형사사건 등에서 참고인 또는 피의자 조사에 대해 조언할 때 사실관계에 기반하여 조사를 받기를 권고하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유려한 거짓말보다는 사실관계에 기반하여 읍소하는 편이 의뢰인에게 더 도움이 될 때가 많다는 것도 대부분의 법조인이 공감하는 부분일 것이다. 특히 작가는 말하는 기술만으로는 그 사람의 진심을 다 담아내지 못하기 때문에 자신에게 어울리는 화법을 찾고 꾸준히 말의 품격, 즉 언품을 가다듬어 진심을 전달하려는 노력을 해야함을 강조한다.

평소에 사용하는 용어 등에 신경을 많이 쓰다가도 조금만 방심하면 용어 선정이 금새 방만해짐을 느끼는데, 말의 품격을 높이고 말에 진심을 담아내는 일은 진심을 가다듬는 것만큼이나 어려움을 새삼 깨닫게 된다.

(본 기고의 내용은 소속 기관의 입장과는 무관한 저자 개인의 견해임)

 

/안효준 변호사

서울회·법무법인(유) 태평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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