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변호사들이 그렇겠지만 지난 주말 집에서 쉬는 와중에 간만에 연락이 온 지인 및 의뢰인으로부터 온 몇 차례 전화를 받게 되었다. “안녕하세요. 별일은 없으시죠”라는 인사를 건네고 형식적으로 몇 마디의 사담이 오간 후 본론이 시작된다. 사실 그분들은 ‘안녕’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렇게 상담은 이어져간다.

안녕하지 못한 분들의 속사정을 일일이 듣는 것은 사실 좀 고단하기도 하다. 주위에서 일을 하면서 힘든 점이 무엇이냐 라는 질문을 받을 때 항상 하는 말은 “사무실에는 불행한 사람들만 찾아온다”는 것이었다. 변호사는 ‘남의 불행을 먹고 사는 직업’이라는 글을 어디서인가 본적이 있는데, 소개를 받은 의뢰인의 경우는 조금 덜하지만, 지인의 안녕하지 못한 사정을 듣고 사건이 되겠다는 판단이 설 때는 복잡 미묘한 감정이 든다. 그래도 최선의 방법을 찾아주는 것이 변호사의 사명이니 그러려니 하지만 말이다.

누군가 하는 말로 ‘남의 불행을 먹고 사는 직업’을 영위하며 살아가고 있지만, 그래도 모든 사람들이 ‘안녕’하였으면 좋겠다. “안녕하세요”라는 말은 사람을 만날 때마다 의례적으로 숨 쉬듯 주고받는 인사지만, 코로나19 확진자 증가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조치와 태풍 수 개가 연달아 들이닥쳐 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지금 상황에서는, ‘안녕’하신지 묻는 인사가 의례라고만은 볼 수 없는 인사가 되어버렸다. 상대가 ‘정말로 안녕한지’ ‘나는 정말로 안녕한지’ 걱정이 되는 요즘이다.

코로나19로 인한 2주간의 임시 휴정기가 끝나고 재판이 재개되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조치는 여전히 유지 중이지만, 이와 상관없이 3만여 선·후배 동료 변호사님들은 안녕하지 못한 누군가의 사정을 알리고자 법정에 출석하실 터이다. 선·후배 동료 변호사님들 모두 건강하시고 안녕하시길 기원한다.

내일도 법정에서 안면이 있는 변호사님을 만나게 되면 진심을 담아 건넬 말이다.

“안녕하시지요?”

/송경한 변호사
전북회·법률사무소 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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