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얼굴을 마주하고 싶은 그런 날이 있다. 반가운 목소리를 수화기 너머로 듣는 그런 간편한 방법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그런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와 무작정 운전대를 잡고 고향으로 향한다.

“나. 전주 잠깐 왔는데. 얼굴 보고 올까 해서.”

그리고 2시간쯤 후 나는 전주에서 베스트 프렌드를 두 팔 벌려 꼬옥 안아볼 수 있었다. 광주에서부터 한걸음에 달려와 준 소중한 벗인 김자회 변호사와 나는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웠다. 세상살이에 짓이겨진 마음을 움켜쥐고 수화기 너머로 한 시간이 넘게 눈물 콧물 범벅이 된 이야기를 들어주던 이도 내 소중한 벗이었고, 이직의 기쁨을 나누어 주며 함께 축하할 수 있는 멋진 기회를 준 이도 내 소중한 친구였다.

그렇게 서로의 슬픔과 기쁨을 내 일처럼 보듬어주던 우리이기에, 만나서 나누는 이야기들도 모두 서로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근황들이다. 대화는 어떤 주제로도 척척 진도가 나간다. 살아온 이야기는 친구의 공감에 위로받았고, 살아갈 이야기는 친구의 응원에 훨훨 찬란하게 날개를 펼친다.

햇살이 한가득 그녀의 얼굴 위로 내려앉았다. 그녀가 내 앞에 이렇게 앉아 있고, 내가 이렇게 그녀 앞에 앉아 얼굴 마주하고 있는 지금 이 공간이 참으로 따사롭고 감사하다. 그렇게 알차게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시간을 채워간다. 그리고 아쉬움과 고마움을 한아름 안은 우리는 ‘햇살보다 따뜻한 온기’를 ‘친구’라는 이름과 함께 마음에 채워 넣고, 각자의 삶으로 다시 차를 몰고 간다. 간절한 마음으로 무작정 운전대를 잡았던 나의 손은, 누구보다 따뜻한 마음으로 엄마가 직접 적어주신 노래를 흥얼거리며 다시 운전대를 잡고 올라온다.

“终有梦 终有你 在心中(결국 가슴 속에 꿈과 네가 있어).”

엄마가 평소 흥얼거리며 불러주시는 주화건의 펑요우(친구)라는 제목의 노래는 언제 들어도 참 따뜻하다. 그리고 그 노래에 담긴 가사가 마음 속 가득 와닿는 그런 따뜻한 오늘이 참 좋다.

“朋友一生一起走(친구야 평생을 함께하자).”

 

/이지윤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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