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제주도로 와서 정착하게 됐다. 주변 지인들이 제주도에 살게 되면서 가장 좋은 점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언제나 자연 환경이라고 답하게 된다. 업무상 스트레스와 고민이 많을 때에도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웅장한 한라산과 아기자기한 오름, 탁 트인 바다를 보면 어느새 머리가 상쾌해진다. 때로는 해가 지는 금능해수욕장에서 하늘을 오묘한 색으로 물들이는 석양을 바라보고 있으면 그 아름다움에 넋을 놓게 된다. 제주도에 사는 사람들은 외국의 아름다운 풍경을 보더라도 제주도와 비교하게 된다고 한다. 그만큼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지난해 대통령과 국민과의 대화를 흥미롭게 지켜보았는데, 마침 제주도민에게 마지막 질문 기회가 돌아갔다. 그분은 제주도에 건설 예정인 제2공항 건설과 관련해서 많은 갈등이 있는데 공론화로 해결이 가능할 것인지 대통령에게 의견을 물었다.

현재 제주도는 개발과 보존을 둘러싼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물론 양측 의견이 그 나름의 타당성과 논리를 갖추고 있기에 섣불리 판단하기는 힘들다. 모든 선택이 그러하듯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장점과 단점이 있을 수밖에 없으니 민주적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최선의 선택을 하여야 할 것이다.

한편, 제주도의 관광사업이 활성화되고 이와 더불어 지가가 상승하다보니 불법적인 개발 행위로 인한 자연 훼손 또한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제주지방검찰청은 2018년 ‘자연유산 보호’ 중점검찰청으로 지정돼 산지관리법 위반 등 자연훼손과 관련된 범죄 행위를 철저히 수사하고 있고, 제주지방법원에서도 제주도의 자연 환경의 중요성을 양형에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제주특별자치도는 최근 원상회복 지침을 마련해 시행하는 등 청정 제주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인간도 자연의 일부로서, 의식하는 것보다 더 많이 자연 환경의 영향 아래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청년 변호사로서 연고가 없었던 제주도에 정착한 것이 쉬운 선택은 아니었지만 제주도의 자연 환경이 나에게 준 좋은 영향만으로도 이미 감사하고 만족한다. 아무쪼록 제주도민들이 지혜를 모아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찾아가길 진심으로 바란다.

 

/김성훈 변호사

제주회·법무법인 참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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