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는 진실이 되어 드립니다.”

드라마 ‘리멤버’ 주인공 서진우 변호사(배우 유승호)의 명함에 또렷하게 적혀 있는 문장이다. 권력과 편견들에 맞서서 당당하게, 진실이 무너지지 않고 이길 수 있도록 ‘이기는 진실’을 만들려는 주인공의 외침이 녹아있다. 나는 ‘리멤버’를 쓴 윤현호 작가님으로부터 위 문장을 개업선물로 받았다.

“나도 정의를 위해, 진실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멋진 변호사가 되자.” 영화와 드라마 속 주인공 변호사와 같이 편견 앞에서 좌절하고 있는 진실을 파헤치는 참 좋은 변호사가 되자는 마음으로 나의 명함에 새겨 넣었다.

법정드라마 ‘무법변호사’ 법률자문을 위해 첫 법정 장면을 촬영하는 날 세트장에 갔을 때의 일이다.

“여기서 이런 식으로 걸아가면서 변론을 하고 다시 재판장님 앞으로 걸어가서 이렇게 제스처를 취하면 어떨까요. 실제 법정에서도 이렇게 하나요?”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배우 이준기(극중 봉상필 변호사)가 물었다. 훅 들어온 질문에 나는 재빨리 현실 법정을 떠올려 보았다. 변호인석에서 마이크에 대고 말하면 되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어 대답이 망설여졌다. 봉 변호사는 경쾌한 발걸음으로 배심원석과 증인석을 오가며 섬세하게 손동작과 대사를 맞추더니 진실에 날개를 달아 주며 변론을 멋지게 살리고 있었다. 그 순간 ‘그냥 마이크에 대고 말하면 되지’라고 단순하게 생각했던 스스로가 부끄러워졌다. 온몸으로 뿜어져 나오는 봉 변호사의 에너지에서 진정성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일반인들이 상상하는 ‘변호사’의 모습이 바로 드라마 속 변호사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현실 법정은 생각보다 시간에 쫓기는 편이어서 극적으로 변론을 펼치기 어렵다며 자기합리화를 해보다가도 드라마도 제한된 시간 내 모든 것을 보여주기에 역시 시간에 쫓긴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그동안 서면으로만 변론해온 것 같다는 자기반성과 성찰의 계기가 되었다.

나는 오늘도 “이기는 진실이 되어드립니다”를 마음속으로 되뇌며 참 좋은 변호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서면에 충실하게 담아낸 진실을 법정에서 호소력 있게 펼쳐 보이기 위해 섬세하게 준비하여 법정에 서고 있다. 내 명함에 정성스럽게 담아낸 드라마 속 명대사가 부끄럽지 않게 말이다.

 

/이지윤 변호사

서울회·이지윤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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