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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기고]기자회견장의 풍경
이주한 변호사  |  seocholaw.le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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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1호] 승인 2019.06.10  09:4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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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기자회견에 참석한다. 수일 전 보도자료를 받은 다수의 언론사들은 기자회견장에 이미 자리를 잡고 있다. 생각보다 많은 기자들의 관심에 다소 긴장이 된다. 이번 정부의 정책기조, 전국적인 가맹점을 가진 가맹본부와 가맹점사업자 간의 다툼, 지난 국정감사에서도 이슈가 됐던 사안이니만큼 어쩌면 각 언론사 기자들이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할지도 모른다.

기자회견 중반까지는 예상했던 방향으로 진행된다. 시민단체 간사님의 보도자료 요약 설명, 가맹점협의회 회장님의 울분에 찬 성토, 동료 변호사님의 가맹본부의 가맹사업법 위반 내용 및 공정위신고 내용 요지 설명 등 다른 기자회견과 다름이 없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였는지…,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는데 기자회견장의 분위기는 달라져 있었다. 우리 가맹점협의회에서 이탈하신 다른 가맹점주들이 기자들과 함께 섞여 있었는데 그 수가 하나둘씩 늘어나더니 어느 순간 10여명이 모여 계신다. 그리고 일제히 소리를 높인다. 기자회견을 방해하고 자극적인 말들로 기자들의 시선을 돌린다. 출동해 있던 정보과 사복경찰관이 정복을 입은 경찰들에게 우리와 저들 사이에 가림막이 되어 줄 것을 요청하지만 역부족이다. 처음에는 저들이 가맹본부 사람이 아닌가하는 의심이 들었는데, 그들도 같은 가맹점 가맹점주이고 그들의 외침에도 진심은 담겨있다. 그들 중 한명은 이렇게 외친다. “가맹본부와 우리 제품을 이렇게 욕보이면 너희가 가맹점을 계속할 수 있을 것 같아! 너희는 가맹점 운영 안 해도 살 수 있나봐. 난 아냐. 난 여기 목숨을 걸었어. 난 이거 못하면 죽어.”

이 모습이 참 생경하다. 이쪽도 저쪽도 모두 가족들과 함께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자신의 점포에서 열심히 일하는 점주들이다. 이른 아침부터 전국 각 지방에서 모이신 점주들은, 오시는 기차에서, 버스에서 졸았는지 머리에 까치집을 하고 이 자리에 나와서 각기 다른 소리를 내고 계신 것이다. 비록 우리 기자회견을 방해하고 계시지만, 우리는 가맹본부를 향해서, 사회를 향해서 외치고 있어서 되도록 그분들을 자극하고 싶지 않다. 그분들을 신경 쓰지 않고 기자회견을 마무리 하려고 하지만 쉽지 않다. 가맹본부 본사 앞에서 진행되는 기자회견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자리에 가맹본부는 없다. 가맹본부 담당자들은 기자회견장 뒤 높은 빌딩에서 기자회견을 보고 내용을 전달받고 있을 뿐이다.

물론 대다수 가맹본부들은 가맹점주들과 함께 상생 협약을 체결하며 자신의 브랜드 가치의 향상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결국 각 가맹점주들의 매출이 오르면 가맹본부도 매출이 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항상 문제가 되는 것은 몇몇의 가맹본부들이다. 이들은 가맹점협의회 구성을 방해하고 가맹점협의회 집행부 역할을 수행한 가맹점주에게 민형사상 소송을 진행하겠다는 내용증명을 보내며 다른 보복조치를 가한다. 그리고 눈 밖에 난 점주들의 영업기간이 10년이 경과하면 여지 없이 가맹계약 해지 통보를 날린다. 가맹사업법 제14조의2 제5항은 가맹본부가 가맹점사업자단체의 구성이나 가입, 활동 등을 이유로 가맹점사업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같은 보복행위는 가맹점주들의 협의권을 차단하고 나아가 공정한 가맹사업을 저해하는 행위이므로 매우 엄정하게 조사돼야 할 것이다.

가맹관리법 제14조의2 제2항은 가맹점사업자단체는 가맹본부에게 가맹계약의 변경 등 거래조건에 대해서 협의를 요청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3항은 가맹점사업자단체가 복수로 있을 경우에는 가맹본부는 다수의 가맹점사업자로 구성된 가맹점사업자단체와 우선적으로 협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가맹본부는 이 조항을 방패삼아 이번 경우처럼 맘에 들지 않는 가맹점사업자들로 구성된 가맹점사업자단체와의 협의를 거부하고 있다(사실 우리 쪽이 다수의 가맹점사업자로 구성된 가맹점사업자단체지만 느슨한 가맹점사업자단체 가입절차로 인해 다수의 가맹점사업자라는 사실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제2의 가맹점사업자단체를 구성하고 있는 가맹점사업주들 역시 가맹본부와 다른 이해관계를 가지는 가맹점사업자일 뿐이다. 이들에게 가맹본부의 이익을 영원히 관철시킬 순 없다. 그때 돼서 또 다른 가맹점사업자단체를 구성할 것인가. 그리고 이와 같은 일이 반복되는 경우 가맹점사업주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가를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저성장, 경기침체 국면, 가파른 경기 상승을 기대하기 힘든 현실 등 가맹본부 역시 어려움 가운데 있고 최선을 다해 이 어려움을 헤쳐 나가고 있다. 하지만 가맹점주들의 매출 증대가 결국 자신들의 매출 증대와 직결된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더욱이 가맹점주들은 전국 팔도에서 가맹본부의 상호를 내걸고 해당 브랜드의 가치를 상승시키며 열심히 일하고 있는 얼굴 아닌가. 이들을 자신의 노동자처럼 따뜻하게 대하여 주길 요청 드린다. 결국 가맹본부가 영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가맹점사업주들의 매출 증가를 통한 가맹본부의 이익 증대라는 선순환의 길을 가야 할 것이다.

/이주한 변호사

서울회·서초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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