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회 변협포럼 박원순 서울시장

제30회 변협포럼이 지난 10일 대한변협 중회의실에서 최진녕 대변인의 사회로 열렸다. 이번 포럼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소통과 협력으로 만드는 서울’을 주제로 강연했다.


박원순 시장은 짧은 인사로 강연을 시작했다.

“변호사 시절, 변협 공보이사를 맡기도 했고, 인권위원회에서도 오래 활동했습니다. 고향에 돌아온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다시 돌아오면 받아 주시겠습니까(웃음)? 사실 저는 평생을 NGO 쪽에서 보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정치계에서도 여러 제안이 있었지만 정치보다는 시민사회를 제대로 지키고 발전시키고자 하는 마음이 더 컸습니다. 그러던 저에게 시장 출마를 결심하게 된 계기가 생겼습니다. 저는 지난 정권 말에 지리산부터 설악산까지 백두대간을 종주했습니다. 백두대간을 종주한 것이 제 인생 모든 과거를 성찰하게 된 계기가 됐습니다. 소백산을 지날 무렵 비가 너무 많이 와 텐트를 칠 수 없었습니다. 비를 피할 곳을 찾다가 산신각이라는 곳에 들어가게 됐지요. 다행히 문이 열려 있어 들어가니 산신령 그림이 있더라구요. 그곳에서 비도 피하고 배도 채울 수 있었습니다. 제가 서울시장에 나오게 된 것은 바로 그 산신령의 저주가 아닌가 싶습니다(웃음). 여러분도 혹시 인생의 전환을 생각하신다면 백두대간으로 가시길 바랍니다.”

박원순 시장은 서울시가 현재 진행하고 있는 업무에 대해서도 설명하며 서울시 직원들이 많은 일을 하고 있으며 큰 노력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시는 웬만한 나라 인구보다 많은 1000만명의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 그만큼 공무원 수도 많습니다. 아마 모든 일은 서울시의 일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아침에 일어나 세수하는 것부터 시작해서(상하수도) 지하철까지. 복지시설 또한 서울시에서 관리하고 있는 것이 만개가 넘습니다. 제가 서울시장이 되고 나서 머리가 많이 빠졌습니다. 모든 일을 매일 챙겨도 어디서 어떤 사고가 일어날지 모르거든요. 여러분은 뜨거운 여름이 가고 좋은 가을이 왔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서울시 직원들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9월은 태풍의 계절이거든요. 저희는 태풍을 대비해서 간판이라든가 공사현장을 대비하려고 하는데, 그래도 어디에선가는 사고가 나게 됩니다. 배수구 사고 같은 것도 사고가 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던 일인데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박 시장은 최근 논란이 된 9호선 요금인상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저는 법률가 출신이기 때문에 법률적 점검이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지방에 있을 때입니다. 지하철 9호선은 민자회사가 운영하고 있었는데 서울시와 상의도 없이 갑자기 요금을 1500원 인상한다고 했어요. 그때부터 저희가 서울 지하철 9호선에 대한 연구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계약 상황은 엉망이었고 서울시민에게 너무나 불리한 계약이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그 계약을 재구조화하게 된 겁니다. 이번 9월말이나 10월초에 발표할 계획인데 새로운 민간자본과 안전한 투자처로 보장해 주는 동시에 공공적인 권한은 서울시가 가지도록 계약을 정비하게 될 것입니다.”

박원순 시장은 그 밖에 갈등조정을 위해 법률지원단, 계약심사단, 복지법률지원단 등을 운영해 법무기능을 강화하고 있으며 그 결과 서울시 주민기피시설 문제, 강원도 하조대 장애인 휴양시설 희망들 건립 문제, 관악산 저류조 설치 문제 등의 갈등을 해결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강연을 마무리하며 변호사와 시장으로서의 차이점을 묻는 질문에 혁신과 안정이라고 답했다.
“서울시가 가지고 있는 거대한 조직과 서비스가 잘 돌아가려면 공무원이 가진 안정된 관료정신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부시장님께 많은 부분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저의 역할은 혁신입니다. 저는 주로 변화를 맡아왔습니다. 안정과 혁신, 이 두 가지가 서울시를 안정적이고 이상적으로 변화시킨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이날 포럼에는 50여명의 변호사가 참석해 서울시의 업무와 박원순 시장의 강연에 경청하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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