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협포럼] 박재희 포스코 전략대학 석좌교수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한다”

제29회 변협포럼이 변협 최진녕 대변인의 사회로 22일 역삼동 변협회관에서 열렸다. 이번 포럼에서는 ‘3분 고전’의 저자로 잘 알려진 박재희 포스코 전략대학 교수가 ‘고전에서 배우는 역경극복의 철학, 궁즉통’을 주제로 강연했다.

“궁즉통(窮則通)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궁즉통은 궁하면 통한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는 궁해도 통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궁즉통은 ‘주역(周易)’에 나와 있는 ‘궁즉변 변즉통(窮則變 變則通)’의 약칭입니다. 궁한 상황이 오면 변해야 한다는 겁니다. 변하면 답을 찾을 수 있다는 거지요. 무엇인가 새로운 시도를 찾을 때 ‘변통’이라고 하듯이 ‘변통’은 중요한 삶의 철학입니다. 모두들 ‘변통’하셨나요? ‘통통통’하셨나요?(웃음) 논어를 보면 ‘군자는 어떠하다’는 말이 107개나 나옵니다. 혹시 기억하시는 구절이 있습니까?”

박 교수의 질문에 한 변호사는 “군자는 대로행(大路行)”이라고 답했다.

“여기 비슷한 말이 있습니다. 군자는 ‘행불유경(行不由徑)’. 길을 가는 데 지름길을 취하지 않고 큰 길로 간다는 뜻입니다. 당장의 이익이 후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겁니다. 저는 ‘군자고궁(君子固窮) 소인궁람(小人窮濫)’이라는 말을 꼽고 싶습니다. 군자는 힘들고 어려울 때 단단해지는 사람이고 소인은 힘들고 어려울 때 쉽게 포기하고 넘친다는 말입니다. 궁해보면 그 사람이 군자인지 소인인지 알 수 있습니다.”

박재희 교수는 조조의 적벽대전을 예로 들었다.

“적벽대전에서 패한 조조가 말했습니다. ‘봉산개도 우수가교(逢山開道 遇水架橋)’ 길을 가다가 산을 만나면 길을 뚫고, 물을 만나면 다리를 놓으면 된다. 역경이 있어도 못할 것이 없다는 거지요.”

또한 박재희 교수는 역발상을 강조했다.

“재밌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미꾸라지를 잡아서 죽지 않게 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메기를 집어넣는 것입니다. 메기에게 잡아먹히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도망다니다보면 죽지 않고 팔팔하게 산다고 하는군요. 바빠서 죽을 시간도 없달까요. 노자가 도덕경에서 반자도지동(反者道之動)이라는 말을 했습니다. 역경이 다가오면 거꾸로 가라는 뜻입니다. 강자의 철학이죠. 자신만 있으면 거꾸로 가도 괜찮다는 것입니다.”

박 교수는 “변통은 우리가 당면한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중요한 인문학적 토대가 될 것”이라며 “모두 변통하는 삶을 살길 바란다”고 강의를 마무리했다.

 

저작권자 © 법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