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세 미혼 남성인 A씨는 건망증이 심해졌다며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실을 찾았다. 잠도 잘 못 자고, 무기력하고, 쉬 피로해지고 긴장이 될 때가 많다고 하였다. A씨는 주로 토요일 밤에 친구들과 어울려 늦게까지 술을 마시고는 일요일에 거의 오후 1시가 다 될 때까지 늦잠을 잤으며, 점심 먹고 또 낮잠을 자서 초저녁 무렵에야 일어나곤 하였다. 이런 증상들이 지속적인 것은 아니고 주초에만 발생하고 주중 이후에는 별 문제가 없었다. A씨는 전형적인 월요일 증후군에 의해 이런 증상이 나타난 것이었다.

월요일 아침, 잠자리에서 일어나는 순간부터 왠지 몸이 나른하고 가볍지가 않아 일어나기가 힘들다. 직장에 출근하면 여기저기 신체적인 통증도 있고 정신적으로 중압감을 느끼고 나른하고, 무기력하고, 허탈감을 느낀다. 사소한 것에도 짜증이 나고 쉽게 피곤하고 집중력이 떨어진다. 이것이 많은 직장인들이 가끔 혹은 자주 겪고 있는 소위 월요병 혹은 월요일 증후군의 증상들이다. 그래서 실제로 산업재해도 집중력이 떨어지는 월요일에 제일 많이 발생한다고 한다. 그런 연유로 어떤 회사들은 중요한 회의나 업무를 일의 능률이 떨어지는 월요일을 피해 화요일이나 수요일에 실시한다고 한다.

이렇게 생산성에도 영향을 주는 월요병은 왜 생기는 것일까? 한 마디로 평상시의 생체 리듬이 깨진 후 바뀐 생체 리듬이 원래의 리듬으로 적응해 가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하나의 현상인 것이다. 이런 생체 리듬의 변화로 인해 생기는 현상은 비단 월요일 증후군뿐만이 아니라 긴 휴가를 다녀온 이후에도 흔히 생긴다. 월요일 하루만 증상이 나타나는 월요병과 달리 2~3일간 이런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일상생활에 적응되어 있던 우리 몸이 휴가기간 동안의 장거리 여행, 불규칙한 수면, 피로, 과음 등의 달라진 생활로 인해 생체 리듬이 파괴되기 때문이다.

인간은 계속 일만 하며 긴장 상태를 유지하고 살 수는 없다. 적당히 긴장과 이완을 반복하며 살아간다. 주기적으로 적당한 휴식과 이완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이런 휴식이 과도하거나 무리가 따를 경우에 더 심한 월요병을 겪을 것이다. 뭐든지 적당한 것이 좋다. 우리나라도 주 5일 근무제가 확산되고 있다. 일주일에 하루 쉬는데도 리듬이 깨지는데 이틀을 쉬면 더 깨질 것이고 월요병 증상은 더 심화될 것이다.
일요일에 늦잠을 잔다거나 낮잠을 자면 월요병을 더 유발할 수 있다. 모처럼 돌아온 일요일, 그동안 밀렸던 잠을 자고 싶다. 그러나 오전 11시 이후까지 늦잠을 자거나, 낮잠을 오후 3시 이후까지 자면 그날 밤 수면 장애를 초래한다. 이 또한 생체 리듬, 즉 수면 리듬을 파괴하기 때문이다. 일요일 밤에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잠을 설치게 되니 월요일이 더욱 힘들 수밖에 없다.

윌요일 증후군의 증상은 사람에 따라 다르며 일시적인 현상이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으나, 이런 월요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휴일동안 과도한 휴식, 과도한 수면보다는 적당한 휴식, 규칙적인 수면이 도움이 되며, 적당한 운동과 영양 섭취를 잘 취하여야 하고, 특히 충분한 비타민 섭취가 도움이 된다. 그러나, 만약 이런 증상들이 월요일에만 국한되지 않고 매일 계속되고 2주 이상 오래 지속되며, 업무 기능의 저하가 계속 된다면 우울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정신건강의학과에 방문하여 전문적인 진단 및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올해 유난히도 긴 장마 후에 찾아온 무더운 여름을 보내고 있으나 이제 곧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며 가을이 올 것이다. 환절기인 것이며, 이 또한 생체 리듬의 변화를 가져온다. 학생들은 그동안의 오랜 휴식을 마치고 개학을 한다. 월요병이 아니라 개학병이라 불러야 하나? 이러한 환경의 변화는 우리들에게 스트레스를 주며 또 다른 적응을 요구한다. 이에 적절히 대응을 하기 위해서는 미리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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