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편집인의 편지는 매주 늦어도 수요일까지 써서 홍보과에 넘긴다. 그래야 그 다음주 월요일자 신문에 실린다.

이번 목요일 7월 11일(신문을 읽을 때를 기준으로는 지난주 목요일) 변협포럼에서 새로운 시도를 한다. 정지영 감독의 토크 콘서트(talk concert)이다. 포럼 강사가 일방적인 강연을 하는 것이 아니라 회원들로부터 메일로 미리 질문을 받고, 그리고 그날 포럼에 참석한 사람들이 수위와 내용의 제한이 없는 질문을 하고 강사(정지영)가 답변을 하는 토크 콘서트 형식의 강연은 변협포럼 역사상 처음 시도되는 것이다. 기존의 강연과 비교하여 새로운 형식인 토크 콘서트가 보수적인 집단인 변호사협회 강연에서 성공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나는 지금 변협에서 처음 시도되는 토크 콘서트가 성공하기를 기원하면서, 그리하여 그 성공을 벤치마킹하여 경향 각지의 변호사협회에서 다양한 토크 콘서트가 성행하기를 바라면서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다.

토크 콘서트는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행하는 문화상품 같다. 내가 기억하는 토크 콘서트는 안철수의 토크 콘서트, 김제동의 토크 콘서트 정도였는데 인터넷으로 ‘토크 콘서트’라고 검색해 보니 여러 단체, 여러 기관에서 다양한 토크 콘서트가 이루어지고 있고, 토크 콘서트가 강연의 한 방법을 넘어서서 기관 홍보의 수단으로 발전하였음을 느낀다.

꼭 강연만 토크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다. 책을 출판함에 있어서도 토크 콘서트 형식 즉, 한 사람이 묻고 다른 사람이 대답하는 방식이 유행하고 있다. 내가 읽은 책만 하더라도 오연호가 묻고 조국 교수가 답변하는 형식으로 만들어진 ‘진보집권플랜’, 김두식 교수와 김영란 전 대법관이 대담형식으로 내놓은 ‘이제는 누군가 해야 할 이야기(공정한 한국사회를 위한 김영란 김두식의 제안)’ 등 다양한 책들이 이 토크 콘서트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왜 토크 콘서트가 유행일까? 시대의 분위기와 맞는 형식이란 생각이 든다. 얼마전 내가 일산의 정지영 감독을 찾아 강의의 제목과 내용 등을 협의하는데 정 감독이 그런다. “내가 변호사들이 나에게 무엇을 듣고 싶은지 모르니, 그러지 말고 요즘에 유행하는 토크 콘서트 형식으로 합시다” 변호사들이 자신에게 궁금한 것은 100% 솔직히 답변하겠다고 하면서 제안하였다. 그렇다. 토크 콘서트는 공급자 위주가 아닌 수요자 위주의 소통방식이다. 요즘 시대의 화두인 소통의 적절한 수단이다. 강연자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청중이 궁금하고, 나누고 싶은 것에 대하여 강사가 열심히 자신의 견해를 밝히고, 그에 대하여 청중이 반응하는 것이 바로 소통이 아닌가!

그런데 사실 이 방법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제일 중요한 것이 강연자에 대한 호기심과 애정이다. 즉, 수강자들이 소통할 자세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궁금하지도 않고 호기심도 없다면, 즉 간단히 말해 대상에 대하여 무관심 하다면 형식이 강연이든, 토크 콘서트이든 둘 사이에 아무런 차이가 없다.

그런데 지금 걱정이다. 정지영 감독의 포럼이 인기가 없어서가 아니라 4월부터 조금씩 강연신청자, 참석자 수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회원들이 갈수록 협회의 일에 대하여 무관심하고, 좀 더 무관심 해진다. 참여하는 사람만 참여한다. 저변의 확대가 쉽지 않다. 포럼에 관심도 없는 사람들, 참가신청도 제대로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질문까지 준비해 달라고 하고, 질문을 메일로 보내 달라는 것은 무리이다.
어떻게 회원들의 무관심을 극복할 것인지 고민이다. 포럼의 강사로 자극적인 사람을 모셨다는 것이 ‘부러진 화살의 정지영 감독’인데 지금으로 봐서는 포럼참석자 수의 하강을 막는 카드로는 실패한 것 같다. 바라기는 그의 새로운 제안 토크 콘서트가 나름 성공하여 변협이 회원들과 소통하고 교감하는데 이 토크 콘서트 방식이 자주 채택되는 것이다. 이 토크 콘서트가 성공하면 협회장에게 전국을 순회하면서 지방회원들과 토크 콘서트를 개최하고, 그 토크 콘서트에서 제기된 문제들을 협회의 새로운 사업으로 채택하고 싶다.
지금 소통메일이 있지만 얼굴을 맞대고 소통하는 토크 콘서트와 비교할 것이 못 된다. 그런 꿈이 있기에 현재까지 강사에 대한 질문과 참가신청이 저조하다는 사실에 마음이 무겁다. 그날 우리의 질문과 그의 답변이 명쾌하여 이 포럼운영위원회 간사인 나의 마음이 좀 편해졌으면 좋겠는데, 지금 밖에는 장마비가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추적 추적 말없이 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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