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들이 별 수 있겠어?!” 이게 젊은 사람들이 나이든 사람들 보며 갖는 일반적 인식이다. 맞다. 노인들이 청년들에 비해 시력, 청력, 기력, 근력, 기억력, 사고력, 정력… 대부분 뒤떨어지는 것이 사실.
그러나 ‘거의’이지 ‘전부’이지는 않다. 특히 골프에서는 젊을수록 더 멀리 날리고, 퍼팅 성공률이 높고, 해저드 탈출도 잘할 것 같지만, 어림없다. 골프는 줄다리기 같은 단순한 힘자랑을 하는 운동이 아니다. 지혜와 경험이 절대적으로 작용한다.
혼자 퍼블릭골프장에 온 맹구가 마땅한 동반자를 찾느라 두리번거릴 때 상당한 연식으로 보이는 노인 한분이 와서 말을 걸었다. “나도 혼자 왔는데 같이 라운드를 하면 어떨까? 타당 만원짜리 정도면 짜릿하지 않을까 싶은데!”
맹구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심심한데, 이게 웬 떡인가 싶었다. 둘은 초장에는 주고받은 핸디캡 없이 비슷하게 나가고 있었다.
그런데 티샷을 너무 길게 날린 맹구에게 장애물이 하나 나타났다. 그린 쪽을 향해 높고 커다란 나무가 앞을 떡~ 가리고 있었던 것. 맹구가 쩔쩔매자 노인의 훈수가 들어왔다.
“내가 젊었을 때, 여기서 이런 상황에 놓인 적이 많았지. 그때 나는 매번 공을 띄워 나무 위로 넘겨서 쳤다오.”
맹구는 그러면 되겠다는 생각에, 나무 위로 공을 넘길 결심을 하고 힘을 다해 공 아래를 올려쳤다. 하지만 공은 나무를 넘기기는커녕 중간쯤에 맞고 쳤던 자리 근처에 떨어지고 말았다. 서너 차례 그러던 맹구, 부아가 치밀었다. “젊을 때, 진짜 넘겼어요?”
그러자 노인의 대답 “물론! 내가 젊었을 땐 저 나무의 키가 1미터 정도밖에 안 됐었지. ㅋㅋㅋ!”
-노인들은 무서운 존재, 특히 골프에선!

/김재화 골프칼럼니스트협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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