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대법원장의 국민과의 소통을 위한 행보가 놀랍다.
대법원 재판을 생중계하고 실제 재판을 로스쿨에 가서 할 뿐 아니라 시민생활법률학교, 찾아가는 청소년 모의법정 등 국민과 눈높이를 맞추려는 여러 시도에 박수를 보낸다.
법조인들은 우리나라 사법부가 세계 어느 나라와 견주어도 자랑할 만한 실력을 가지고 있으며 대다수의 법관들이 훌륭한 품성과 자세로 재판에 임한다고 알고 있다. 그러나 국민의 신뢰는 이에 미치지 못했고 몇 건의 사례와 영화 등 미디어의 왜곡, 막말판사 논란 등으로 사법부 구성원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러했기에 양승태 대법원장이 취임하면서 “그대로 드러내 보여주고 신뢰를 얻겠다”고 약속하고 실천하는 모습은 국민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이에 더 잘하라는 의미로 첨언을 하자면 국민의 사법복지 수준을 향상시키려는 목적을 이루려면 변호사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양 대법원장 취임당시 유일하게 걱정이 됐었던 것은 그가 재야생활을 해보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며칠 밤을 고민해 준비한 상고이유서가 보람도 없이 심리불속행되기도 하고, 법정에서 ‘이건 좀 아니지 않나’싶은 재판진행도 겪어봤다면 ‘국민과의 소통’의 방향이 좀더 탄탄해지지 않았을까.
매일같이 법원에서 재판을 접하는 변호사들의 의견이야 말로 법원이 귀 기울여 듣고 반영해야 할 의견이다. 변호사들의 법관평가를 조금만 더 열린 자세로 받아들였다면 막말판사 논란은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제도개선에 대한 제언도 전문적이고 실현가능한 것이 나올 수 있다. 물론, 변호사들이 법관평가에 더 열심히, 더 많이 참여해야 하고 법원과 변호사회의 간담회가 밥 먹고 덕담 나누는 자리가 아니라 서로에게 아픈 지적을 하고 발전의 계기로 삼는 자리를 만들어가야 하는 책임이 변호사에게도 절반 이상은 있다고 본다.
바라건대 이제부터 국민을 위한 사법을 함께 만들어가자고 손 내미는 대법원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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