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회장 선거, 엄정한 관리로 최선 다할 터

2013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2012년 임진년 용의 해가 가고 2013년 계사년 뱀의 해가 왔습니다. 엄격하게 말하면 음력설날이 와야 12간지상의 지신을 이야기하는 것이 맞겠습니다만 이제는 양력이 생활 속에 완전히 녹아들었으니 이렇게 말해도 과히 틀리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용을 생각하면 그 용맹함과 세상을 덮는 크기가 떠오르지만 뱀을 생각하면 어쩐지 탐탁지 않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뱀은 성장하면서 허물을 벗습니다. 한꺼번에 많은 알을 낳는 뱀은 다산을 상징하고 풍요와 재물을 상징합니다. 허물을 벗고 다시 태어나는 모습은 영원한 생명의 상징으로 여겨져 의학을 상징하는 표식에는 늘 뱀이 있습니다. 자기의 것을 벗어내고 더 진화하고자 노력하는 시기를 뱀의 해라고 생각하면 발전의 초석이 되는 시기로 삼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변호사의 대표로서 2년을 바쁘게 뛰고 3월이면 자유로운 몸이 됩니다만 변호사들을 둘러싼 가혹한 한파를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습니다. 모든 것을 얼려버릴 기세인 이 한파는 변호사들의 손과 발을 움츠리게 만들고 고개를 숙이게 합니다. 자꾸만 움츠리게 만들고 목소리가 떨리도록 합니다.
그러나 회원 여러분!
여러분은 혼자가 아닙니다. 쓰러진 동료를 부축하고 무릎에 묻은 흙도 떨어주며 함께 걸어가야 합니다. 우리가 국민과 함께 가는 것, 제대로 자신을 항변할 수 없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되어주고 방패막이가 되어줄 때 우리는 꽁꽁 언 빙판길도 꿋꿋이 걸어갈 수 있습니다. 우리를 규정한 이기주의, 배금주의의 허물을 벗고 진정한 국민의 대변자가 될 때 국민과 함께 어려운 시대를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변호사가 하나가 되어 봉사의 자세로 국민을 섬길 때 눈보라를 헤쳐 나갈 수 있습니다.
1997년말 IMF체제가 되자 우리나라에는 희망이 없을 줄 알았습니다. 30대 대기업 절반이 법정관리, 파산에 들어가고 은행도 망했습니다. 넷에 하나가 실업자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겨냈습니다. 불편하고 스스로 하기 어려웠던 구조조정을 받아들이고 하나가 되어 돌파했기 때문입니다. 위기는 도약의 발판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위기는 기회의 다른 이름입니다.
그리고 국민 여러분!
변호사들이 새롭게 출발하려고 합니다. 좀 더 다양한 분야에서, 좀 더 다양한 직역에서 변호사가 국민 여러분을 돕기 위해 준비하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국가송무수행 같은 일들도 1∼2년마다 바뀌는 공무원보다 법률전문가인 변호사가 맡으면 국민의 혈세를 절약할 수 있습니다. 법치가 곳곳에 깊게 뿌리내리고 지방자치제도 한 단계 성숙되도록 하는데 기여할 것입니다. 법과 원칙을 지키며 준법경영을 하는 것이 보다 경제적임을 알도록 하는데도 변호사가 큰 역할을 해낼 것입니다. 국제기구에도 활발히 진출하여 한국 변호사의 우수성을 드러낼 것입니다.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젊은 변호사들의 용기와 도전은 꼭 빛을 발하리라 믿습니다.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저는 변협 협회장으로서 2년 동안의 업무를 마무리하고 첫 직선제 선거가 공정하고 모범적으로 치러지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부정, 탈법 선거가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엄정한 선거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위기의 시대, 변호사들의 수장은 변호사들의 현명한 선택에 맡겨질 것입니다. 대법원, 검찰과 함께 법조의 삼륜으로서 변호사단체의 수장이 걸머질 무게는 한없이 무거운 것입니다. 훌륭한 지도자가 선출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회원 여러분이 믿고 지지해주는 것이 더욱 중요한 일입니다.
제46대 변협 집행부는 열정과 헌신으로 변호사들을 위한 변협 업무에 최선을 다해왔습니다. 서울국제중재센터도 2월이면 문을 열고 동아시아 국제중재허브로 발전할 기틀을 닦을 것입니다. 다문화가족, 난민 등 우리 사회의 가장 힘없고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에도 앞장 서 왔습니다. 여러 나라에서 우리나라에 온 이주여성들이 상담하고 도움을 얻을 수 있도록 10개 국어로 물어보고 답을 받을 수 있는 사이트를 개설하기도 했습니다. 난민인정을 위해 뛰는 변호사들이 좀 더 체계적이고 구조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난민법률지원커뮤니티를 만들었습니다.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는 일이 아니더라도 인권옹호와 사회정의 실현을 위한 업무들을 조용히 수행해왔습니다. 다음 집행부에서도 우리 이웃에게 내미는 도움의 손길들이 계속될 것이라 믿습니다.
지금의 어려움은 우리가 힘을 합치고 마음을 함께 할 때 위기가 아닌 도전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2013년 1월 7일

대 한 변 호 사 협 회
협 회 장 신 영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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