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대 변협 협회장 선거를 맞아 지난 13일 각 후보들이 TV스튜디오에 모여 열띤 토론을 벌였다. 토론회를 지켜본 인사들 중에는 후보들이 서로 신랄한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으면서 검증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고 아쉬워하는 사람도 있었다. 미리 준비해온 원고를 달달 읽는 수준에서 끝났다는 것이다.
후보 중에는 변협의 무능을 정면으로 공격하는 사람도 있었다. 경륜이나 나이를 내세우면서 폼 잡는 게 협회장이 아니라는 것이다. 변협 사무총장과 지방회 회장을 거친 분이라 뼈가 있는 말이다. 이제 많은 변호사와 큰살림을 하는 협회장은 인격과 자질에서 더욱 검증된 인물이 되어야 할 것이다. 협회장 후보들이 각자 어떤 인물인가를 더욱더 정확히 알아야 한다. 후보 중 3명은 지방회 회장 출신이다. 그렇다면 변호사회를 이끌어 가면서 회비를 얼마나 공정하고 투명하게 집행했는지 밝혀야 할 것이다.
토론회에서는 후보들을 검증하기 위한 거북한 질문도 네거티브적인 요소도 있었다. 당사자들은 그에 대해서도 설명내지 해명으로 오해받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후보들이 내세우는 공약이 먼저 과연 실천 가능한 것인지도 의문이다. 토론 내용을 보면 협회장으로서 능력의 한계를 넘는 입법을 실천하겠다고 무리한 약속을 하는 것도 보인다. 유사직역을 폐지하겠다는 것은 대통령이라도 쉽게 할 수 없는 영역이다. 다른 후보들의 약속사항 역시 유사하다. 강이 없는데도 다리를 놔주겠다는 정치권의 악습이 변협 협회장 선거에도 벌써 스며들어와 있는 것 같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그런 제도적 장치를 만들겠다는 방안이 없다. 후보들은 1만2000명의 변호사뿐 아니라 국민 모두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듯 무지개를 그리고 있지만 너무 그림 같아서 믿기 힘들다.
선거 때만 되면 모든 것을 바칠 듯 말하다가도 막상 당선이 되면 개인의 이익이나 보다 나은 자리를 쳐다보기도 한다. 진정성을 가진 사람이 협회장이 되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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