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부장검사가 출입기자단과의 회식자리에서 술에 취해 여기자들의 몸을 더듬고 부적절한 언행을 하는 등 성추행을 해 물의를 일으킨 지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이제 막 검사로 임용되어 실무수습 중인 검사가 집무실에서 주말에 심문을 명목으로 피의자를 불러놓고 유사성행위를 하였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희대의 사기꾼 피의자로부터 8억원 가까이 뇌물을 받은 혐의로 불명예스럽게 구속된 부장검사 사건으로 검·경간에 수사권과 신병 확보를 두고 불편한 모양새가 연출되고 있던 상황에서 일어난 일이라 더더욱 낯뜨겁기만 하다. 검찰 스스로 중수부 폐지를 언급하고, 현직 지검장이 사표를 낸다고 해서 해결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실체적 진실 발견을 위하여 밤·낮을 가리지 않고 수사에 매진하고, 물가 변동을 따라가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박봉에도 묵묵히 제 할 일을 하면서 혹시라도 한 곳에서 오래 근무하면 지역과 관련한 각종 비리와 부정부패에 연루될까 두려워 2년마다 전국 각지로 자리를 옮겨가면서 범죄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수많은 검사들 덕분에 우리나라의 법치가 바로 섰다는 점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작금의 검찰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그와 같은 그들의 노고를 무색하게 할 만큼 곱지 않고, 커다란 실망으로 가득 차 있다.
검찰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분골쇄신하여 흐트러졌던 검찰 내부의 기강을 확립하고 국민으로부터의 신뢰를 회복하는 자성의 시간을 가져야 할 것이다. 적법절차를 준수하고, 법조 윤리교육을 강화하여 대한민국의 법치를 수호하는 최전방의 전사로서 법과 원칙, 공직자로서의 윤리와 자존심을 지켜야 할 것이다. 그래야 국민이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다.
검찰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

2012. 11. 23.

대한변호사협회 수석대변인 정태원
대변인 노영희
대변인 최진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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