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2012년 5월 3일자 법률신문을 옆에 놓고 이 글을 쓰고 있다. 5명이 하는 구멍가게 로펌(내가 붙인 이름이다)이지만 ‘로스쿨 변호사 실무수습기관’ 지정을 받아놓았다. 지금은 수습변호사를 고용할 여건이 되지는 않지만 장래를 위한 작은 포석으로 무작정 신청했다. 사실 수습을 받을 여건이 안 된다. 그런데 동시통역사 자격증까지 가진 유능한 로스쿨 변호사 한 명이 지인을 통하여 무급이라도 좋으니 일을 배울 기회만 달라고 하여 받았다. 그 덕에 종결된 사건 중에 교육상 필요한 사건을 추리고 교육방법을 연구도 해보고 6개월간 무엇을 이 친구에게 알려주면 평생 변호사 일에 도움이 될까 같이 고민하고 있는데, 이 신문기사를 보니 마음이 답답하고 미안도 하다.
기사 제목은 ‘로스쿨 출신 변호사, 실무수습 큰 불만’이다. 소제목은 ‘변호사 사무소 월 급여 100만원 안팎… 의무기간 이용 불리한 계약, 제대로 된 교육 매뉴얼 없고 변호사 업무 아닌 일반 업무에 투입도’라고 되어 있다. 기사 내용은 기자가 보는 수많은 수습변호사의 어려운 실태를 적고 있다. 이 기사를 기준으로 보면 나는 제일 나쁜 놈이다. 다행히 서로 물질적으로 걸린 것이 없어서인지 마냥 서로 즐거운 것이 유일한 낙이다. 나는 미안한 마음으로 뭐든지 가르쳐 주려고 하고, 그 친구는 가장이 아닌 주부 변호사이다보니 마음 편하게 일이나 배우자는 그런 낮은 자세로 임해서 그럴 것이다. 그렇지만 보통의 로스쿨 출신 변호사 1기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사람들은 준비 없이 던져진 제도에 대하여 모든 것이 불만일 수 있다. 그들의 불만을 대변하는 것이 위 법률신문 기사일 것이다. 그런 그들에게 쓰는 글이다.
지금도 간혹 선배, 후배 변호사님들(당연히 연수원 출신 변호사들)을 만나면, 로스쿨이 실패하고 사법시험과 연수원 제도가 유지될 것이라고 믿거나 예언하는 분들이 적지 않다. 항상 새 제도에는 저항이 있다. 내가 연수원 19기인데 13기부터 300명을 뽑았고, 6년이 지난 그때에도 곧 합격자 수가 줄 것이라고 많이들 믿었다. 그러나 숫자는 점점 늘어 1000명이 되었고, 거기에 만족 못하여 숫자를 확 늘려 로스쿨 변호사 제도로 변경되었다.
그러니 나는 로스쿨 출신 변호사가 어쩔 수 없는 대세라고 본다. 아니 로스쿨 변호사가 대세가 아니라 무한변호사 공급이 대세인 것이다. 원하면 모두 변호사시켜 경쟁시키는 분위기로 사회가 가고 있다. 그것이 옳다는 소리는 아니다. 그런 변화의 시대 한가운데에 바로 그대들 로스쿨 변호사 1기들이 있다는 소리다. 그러니 그대들이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로스쿨 변호사의 앞날, 아니 우리 전체 변호사의 앞날이 달려있다는 소명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돈 안 받고 6개월간 배우겠다는 사람도 있는데, 100만원도 감지덕지해 하고 변호사 업무 말고 일반 업무를 시키는 것은 능력을 인정하는 것으로 적극 사고하라는 것이다. 여기가 더 떨어질 것 없는 바닥이자 출발점이고 끝없이 이젠 올라갈 일만 남아 있는 그대들의 미래가 펼쳐져 있다. 이런 말로나마 새 출발을 하는 그대들을 위로할 뿐이다. 그대만 힘든 것이 아니라 20년 변호사한 나도 힘들다. 그렇지만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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