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협, 28일 ‘네트워킹 행사’ 개최… 20개국 대사 등 참여

“제4차 산업혁명 가속화… 긴밀한 협력으로 동반성장을”

“국제화, 국내서도 충분히 추진가능”… 행사 연례화 계획

△ 28일 서울 서초동 대한변협회관 지하 1층 세미나실에서 열린 ‘법조계-외교관계자 네트워킹’ 행사에서 김영훈 대한변협회장 등 법조인들과 외교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본격적인 행사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 28일 서울 서초동 대한변협회관 지하 1층 세미나실에서 열린 ‘법조계-외교관계자 네트워킹’ 행사에서 김영훈 대한변협회장 등 법조인들과 외교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본격적인 행사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I sincerely hope that this event will lead forward a professional cooperation as well as networking for such common values as justice, peace and prosperity that our two professions pursue(이번 행사가 저희 두 직역이 추구하는 정의, 평화, 번영와 같은 공동의 가치에 헌신하기 위한 전문적인 협력과 네트워킹을 이끌어 내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김영훈)는 28일 서울 서초동 대한변협회관 지하1층 세미나실에서 ‘법조계-외교관계자 네트워킹(Lawyers Cum Diplomat Society)’ 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20개 국가의 대사·부대사·총영사 등 주한공관 관계자 28명과 변협 국제위원·법제위원·인권위원 등 국내 법조인 등 총 85명이 참석했다.

이날 김 협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며 세계 정치와 산업에 중대한 변화와 위기가 일어나고 있다”며 “이러한 시기에 법조 및 외교, 두 직역이 서로 긴밀히 협력하면서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행사가 두 직역의 전문적인 교류 촉진에 일조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 김영훈 대한변협회장이 28일 서울 서초동 대한변협회관 지하 1층 세미나실에서 열린 ‘법조계-외교관계자 네트워킹’ 행사에서 손님을 한 명씩 맞이하고 있다
△ 김영훈 대한변협회장이 28일 서울 서초동 대한변협회관 지하 1층 세미나실에서 열린 ‘법조계-외교관계자 네트워킹’ 행사에서 손님을 한 명씩 맞이하고 있다

행사 시작 전에도 참석한 외교관계자들을 일일이 맞이하며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이스라엘 대사에게는 인질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마음을 전하고, 프랑스대사관 관계자에게는 파리에서의 추억을 이야기하는 등 직접 영어로 대화하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네트워킹은 시종일관 편안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호텔이 아닌 대한변협회관에서 행사를 진행한 것도 진정성과 편안함을 동시에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 서초구에서 지원한 현악단이 28일 서울 서초동 대한변협회관 지하 1층 세미나실에서 열린 ‘법조계-외교관계자 네트워킹’ 행사에서 연주를 하고 있다
△ 서초구에서 지원한 현악단이 28일 서울 서초동 대한변협회관 지하 1층 세미나실에서 열린 ‘법조계-외교관계자 네트워킹’ 행사에서 연주를 하고 있다

초대 손님들을 맞이하는 동안에는 서초구(구청장 전성수)에서 지원한 현악단 ‘Yireh Quartet’의 연주도 조용히 울려 퍼졌다. 서초구는 반포대로와 서초대로 일대 법조단지를 법률교류와 문화공연이 함께 이뤄지는 ‘사법정의 허브’로 조성하는 사업이 추진 중이다. 그 중 문화공연의 첫 시작을 대한변협회관에서 선보인 것이다.

참석자들은 행사를 떠나면서 “또 행사가 열리면 꼭 참석하고 싶다”는 말을 남겼다.

남기엽(변호사시험 7회) 엘케이비파트너스 변호사는 “외교는 기본적으로 외국 법률을 알고 자국 법률과 어떤 충돌이 있는지 등을 알아야 해서 외교 영사 파견 시 법률가를 파견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처럼 외교관계에서도 법률가를 빼놓을 수 없는데 이런 행사가 처음 기획됐다고 해서 바로 참석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주 업무 분야인 게임, 바이오 등 사업 관련 지식재산권 문제는 해외와 우리나라 규제가 달라서 생기는 문제도 있으니 이번 네트워킹이 도움이 될 것 같다”며 “매번 국내 법조인만 만나다가 외교관 등 외교관계자들을 만나면서 견문을 넓히게 된 것 같아서 좋다”고 했다.

반형걸(사법시험 47회) 법률사무소 그들로 변호사는 “외국 대사관 사람들과 변호사들 간 교류행사가 처음 열렸는데도 매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고 생각한다”며 “이날 변호사인 우리나라 외교부 사무관 몇 분을 만났는데, 변호사 직역 확대뿐 아니라 자국민 보호에도 도움이 되는 활동을 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고 참석 소감을 전했다.

손유진(변시 2회) 변호사는 “프랑스 견습 판사를 네트워킹 행사 이후로도 두 번을 만났다”며 “만나서 한국과 프랑스의 사법체계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나눴는데 너무 유익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간 미국, 일본 법제도에 대해서는 많이 들어왔지만 프랑스는 상대적으로 생소한 나라였다”며 “이번 만남을 통해 우리 사법체계에 대해서도 더 많이 공부하고 프랑스 제도에 대해서도 많이 배우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실 이번 네트워킹에서 누군가와 깊은 교류를 하게 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더 큰 수확이 있어서 신기하고 놀랍다”며 “예전에 법무부 국제법무과에서 사무관으로서 O.K. 프로젝트 운영을 지원한 경험이 떠오르면서 누군가에게는 이런 행사가 새로운 경험을 얻고 나아가 삶을 완전히 바꿔버릴 수도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정안나 외국법자문사협회장도 “외교, 법조, 정부는 각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한자리에 모이는 건 흔치 않은 일”이라며 “세 커뮤니티가 함께 모여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이러한 행사를 지속적으로 개최해서 커뮤니티 간 유대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고 더 많은 협업 기회를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 28일 서울 서초동 대한변협회관 지하 1층 세미나실에서 열린 ‘법조계-외교관계자 네트워킹’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자연스럽게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 28일 서울 서초동 대한변협회관 지하 1층 세미나실에서 열린 ‘법조계-외교관계자 네트워킹’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자연스럽게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변협은 향후 연례적으로 네트워킹 행사를 마련할 계획이다. 또 법의 지배(Rule of law), 무역 투자, 인권 등 다양한 문제에 대해 협력할 수 있는 소규모 행사도 수시로 준비하기로 했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이용일 대한변협 국제특별보좌관은 “참석한 외교관계자들도 정부나 대기업이 아닌 대표적인 직능단체인 대한변협이 이러한 행사를 연다는 걸 신선하게 생각하고 환영하는 분위기였다”며 “서로 친분을 다지기도 하고 루마니아 원전 건설사업 등과 관련해 법률적으로 복잡한 문제에 대해 사업적인 대화를 하기도 하는 등 다양한 주제의 대화가 계속해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에 나가서 다양한 활동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제화는 꼭 외국을 나가야만 이뤄지는 게 아니”라며 “우리나라를 잘 알고 협력을 하고 싶어하는 주한 대사관들에서부터 네트워킹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네트워킹이 앞으로 변호사들, 로펌들이 세계 각국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이 되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능력이 뛰어난 변호사들이 국내에만 머무를 것이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빛이 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편 변협은 계속해서 한국변호사의 해외진출을 위한 초석을 닦는 중이다. 지난달 16일부터 21일까지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와 카타르 도하를 방문했다. 당시 중동 방문에서는 Mubarak Al Sulaiti 카타르변호사회 회장, 중동지역 최대 로펌인 알 타미미 회장 등을 만나 중동지역 개발사업 관련 법률 지원 방안과 한국변호사 진출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김 협회장은 “기존에는 변호사나 법무법인이 개별적으로 해외에 진출하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변협 차원에서 지원한 적은 없었다”며 “이번 변협 집행부는 변호사의 해외 진출과 한국법제 수출을 위해 전력을 다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동이나 인도네시아 등 새롭게 부각되는 해외시장에서 비교법 연구, 법조 교류 등을 통해 한국 변호사들이 현지 변호사들과 협업하고 우리 기업이 요구하는 법률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이를 위해 해외 변호사단체와 업무협약 추진, 법무당국과 협력방안 논의 등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내에서도 각국 정부에 우리 법조의 우수성과 협력 가능성을 알리기 위해 이런 행사를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임혜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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