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4일 취임식 개최… 이날부터 6년 임기

엄상필 "'공정·신속 재판'으로 국민 권리 보장"

신숙희 "작은 목소리도 놓치지 않도록 노력"

엄상필·신숙희 신임 대법관이 취임식에서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목소리를 경청하겠다고 밝혔다.

엄상필(사법시험 33회)·신숙희(사시 35회) 신임 대법관 취임식이 4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렸다.

△ 엄상필 신임 대법관이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 엄상필 신임 대법관이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엄상필 대법관은 이날 취임사를 통해 "법의 문언이나 논리만을 내세워 시대와 국민이 요구하는 정의 관념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송사를 듣고 다루는 근본은 성의(誠意)에 있다"며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배려하고 보호하는 것이 법원 임무임을 잊지 않으면서, 공동체와 다수의 이익을 함께 살피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실체적 진실 발견과 절차적 정당성 실현 중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며 "공정하고 신속한 재판을 통해 국민의 자유와 기본권을 보장하는 것, 공동체 정의 기준을 올바르게 정립하고 선언해 사회통합과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우리의 소명이자 책무이고 나아갈 길"이라고 강조했다.

경남 진주 출신인 엄 대법관은 진주동명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1991년 제33회 사법시험에 합격했으며, 1997년 서울지법 판사로 법관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대법원 재판연구관, 사법연수원 교수, 수원고법 부장판사 등을 지냈다.

△ 신숙희 신임 대법관이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같은 날 신숙희(사시 35회) 신임 대법관은 취임사를 통해 "여전히 사회적 편견 때문에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대법관으로서 이분들의 작은 목소리도 놓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첨예한 사회적 갈등의 해소 수단이 많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그간 대법원은 최고법원으로서 상징적 의미에 걸맞은 실천적 성과를 이룩해 왔고 대법원에 거는 국민의 기대는 더욱 커지고 있다"며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제가 쓴 8000건 가량 되는 판결 사건들에 담겨 있을 수많은 분들의 희로애락과 그분들의 삶에 큰 영향을 주었을 법관이라는 직업이 갖는 막중한 책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존경하는 고(故) 루스 베이더 긴스버그 전 미국 연방대법관은 '당신이 마음속에 지닌 가치를 위해 싸워라. 그러나 다른 사람들이 당신을 따를 수 있는 방법으로 하라'고 조언했다"며 "대법관으로서 많은 사법부 구성원들이 진심으로 동의하고 따를 수 있는 방식과 내용을 늘 고민하고 이를 실천하려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신 대법관은 창문여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1993년 제35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1996년 서울지법 판사로 법관 생활을 시작했으며, 사법연수원 교수, 제주지법 부장판사 등을 지냈다. 지난해에는 여성 최초로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에 임명됐다.

두 대법관에 대한 임명동의안은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통과됐다. 엄 대법관 임명동의안은 재석 의원 263명 가운데 찬성 242명, 반대 11명, 기권 10명으로, 신 대법관 임명동의안은 재석 의원 263명 가운데 찬성 246명, 반대 11명, 기권 6명으로 가결됐다.

저작권자 © 법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