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선주 변호사
△ 전선주 변호사

세계 최대 규모의 파산과 관련하여 언급되는 기업들이 있다. 해외에서는 전세계적인 금융위기를 몰고 온 계기가 된 리먼 브라더스 사건, 회계 부정 등으로 인하여 파산한 미국 대기업 엔론과 월드컴 사건 등이 이야기 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한 때는 재계순위 2위까지 차지했었던 대우그룹의 파산사건, 비교적 최근까지 진행되었던 한진해운의 파산사건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미국에서는 매우 큰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던 사건이 있는데 이른바 ‘매도프 파산사건’이 바로 그것이다. 여기서 ‘매도프’는 나스닥 증권거래소 위원장이자 유대계 대학 이사장을 역임한 저명한 유대계 미국인이자 투자가, 그리고 자선사업가였던 버나드 로렌스 매도프를 가리킨다.

그가 사용한 수법은 이른바 ‘폰지사기’라고 불리우는 수법인데, 고액의 수익률을 보장해주겠다고 약속하며 투자금을 받아 그 중 일부를 수익금으로 돌려주는 것이다. 이는 투자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경우에는 사기행각이 좀처럼 드러나지 않는데, 매도프의 경우에는 사회적으로 신뢰받는 인물이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투자하려고 하였고 무려 수 십년간이나 이러한 사기범행을 유지해올 수 있었다.

그러나 2008년 무렵 세계적으로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투자금을 회수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기 시작하자 결국 그의 사기행각은 세상에 드러나게 되었다. 참고로 위 투자금을 관리했던 미국의 JP MORGAN 은행은 금융당국으로부터 투자금액이 제대로 투자에 사용되지 않고 있었던 것을 알았음에도 범행을 방조했다는 이유로 수 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벌금을 부과받기도 하였다.

막대한 피해금액과 수많은 피해자들을 양산한 이 사건은 법원의 파산절차로 진행되었고, 파산관재인으로 미국의 저명한 변호사인 ‘어빙 피카르드’가 선임되었다. 이 사건에서 파산채권으로 현재까지 약 19억 달러가 신고되었는데, 많은 과정이 있었으나 결과적으로 현재까지 파산관재인이 회수한 금액이 무려 14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에는 미국에 존재하는 이른바 ‘보수환수제도’가 큰 역할을 하였는데, 특정한 상황(예를 들어, 임직원의 고의나 과실로 회사에 손해가 발생한 경우) 또는 임직원의 위법행위가 있을 시에 이미 지급된 금전적 보상 등을 환수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이를 통하여 위 ‘매도프 파산사건’의 파산관재인은 막대한 금액을 회수할 수 있었고, 이는 피해자들에게 상당한 배당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에서도 법인을 설립하여 폰지사기 또는 이와 유사한 사기범행으로 수천억 원대의 피해을 야기한 사기범행이 발생하였다는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나아가 이러한 범행으로전 재산을 잃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 또한 계속되고 있는만큼, 적어도 이러한 사기범행에 관하여는 위와 같은 보수환수제도를 도입하여 피해금액을 상당 부분 회복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전선주 변호사
법무법인 선경

저작권자 © 법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