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윤성 서울대 명예교수
△ 이윤성 서울대 명예교수

의료분쟁의 이론과 실제(하)권(신현호 변호사, 백경희 인하대 로스쿨 교수 저)은 작년에 출간되었던 (상)권에 이어 우리나라의 의료분쟁과 관련된 기초 법리와 심화 이론, 판례, 실무 서식례 등이 담겨 있다. 이 책은 의료과실로 인한 형사책임을 비롯하여 소송대체적 분쟁해결제도인 ADR(법원을 통한 조정,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조정과 중재 등), 행정소송과 헌법소송을 다루고 있다.

의료행위는 본질적으로 환자의 심신에 대한 침습을 수반하고, 그 악결과가 사망이나 중장애에까지 이르므로 의료진의 형사책임 문제가 유발되기도 한다. 이에 우리나라의 경우 의료사고가 발생할 때 수사기관에 의료진을 고소함으로써 형사 사건으로 비화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환자의 자기결정권 등의 환자의 권리가 강화되는 상황 ― 설명의무, 연명의료 중단결정, 환자의 진료정보 침해, 진료과정 중 발생하는 성범죄 ― 에서 의료행위에 대한 형사책임은 다양한 각도에서 논의될 필요가 있기도 하다.

이외에도 사무장 병원이나 건강보험 사기, 과장 혹은 거짓의 의료광고, 무면허 의료행위와 같은 의료법 위반으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경우, 미용성형수술 중 발생한 의료사고, 코로나 19 시대를 거치면서 우리 생활에 깊숙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전화진료와 같은 비대면 진료행위 등도 의료 영역에서 이슈가 되는 현안들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의료분쟁의 이론과 실제 (하)권은 관련된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하여 의료형사책임에 관한 법령과 이론을 심도 깊게 다루고 있어 많은 의문점을 해결해 주고 있다.

또한 의료분쟁의 이론과 실제 (하)권은 의료형사책임과 의료민사책임과 연관된 실무 절차에서 사용하는 고소장, 증거보전신청서, 문서제출명령신청서, 문서송부촉탁신청서, 진료기록감정신청서, 사실조회신청서, 증인 및 당사자신문신청서, 검증감정신청서 등을 실제 제시하고 있다. 이는 신현호 변호사가 30여년 동안 의료분쟁 소송 등을 진행하면서 쌓아온 자신의 노하우를 고스란히 녹여 놓은 것으로, 의료분쟁의 실제에 대하여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관계자들에게도 큰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한편 의료분쟁이 소송 외의 수단으로 해결되는 다양한 방법인 화해나 조정에 대하여도 의료분쟁의 이론과 실제 (하)권은 다루고 있다. 특히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을 통해 설립된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서 수행하는 절차를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이와 같이 조기에 의료분쟁을 종식할 수 있는 방안을 기술한 것은 환자 측의 권리 구제와 의료진의 법적 안정을 위해 필요한 것이다.

신현호 변호사와 백경희 교수는 (상)권에 이어 이번 의료분쟁의 이론과 실제 (하)권도 공동으로 집필하였다. 신현호 변호사는 의료 전문 변호사로서 우리나라에서 대법원의 판례를 통한 의료소송 법리가 구축되는 초기부터 현재까지 활약하면서 의료 인권 보호와 시민운동을 하고 있으며, 백경희 교수는 보건의료 분야의 변호사로 활약하다가 인하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으로 자리를 옮겨 교육과 연구를 왕성하게 수행하고 있다.

최근 의료법 개정을 통하여 수술실 CCTV의 의무화나 의료인 면허 취소 확대 등이 이루어졌고, 무면허 의료행위와 비의료인의 의료기관 개설과 관련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선고되는 등 의료분쟁 영역에 새로운 변화가 나타나고 있으며, 간호사법의 등장과 의과대학 정원 증가 등 의료 환경에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사안들이 산재되어 있다.

저자들의 의료분쟁과 관련된 다양한 경험에서 우러나온 이 책의 내용은 이론과 실무를 융합하였으므로 독자들로 하여금 의료분쟁과 관련된 여러 가지 사항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은 의료분쟁에 관한 전문 법서로써 의료분쟁을 알고자 하는 초심자부터 의료분쟁의 당사자인 환자 측이나 의료기관 관계자, 법조와 학계의 법률가에 이르는 다양한 계층에게 훌륭한 지침과 참고가 되리라 믿는다.

/이윤성 서울대 명예교수
한국의료법학회 고문
 

저작권자 © 법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