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혜미 변호사​​​​​​​​​​​​​​/법률사무소 오페스
송혜미 변호사​​​​​​​​​​​​​​/법률사무소 오페스

12월 연말에 여러 생각이 드는 기사를 접했다. 뉴스에서, 성매매를 나간 엄마로 인해 아이가 질식사했다고 접한 적 있는 기사의 내용이었다.

8개월 된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없었던 그녀는 일을 나갈 때면 친구에게 아이를 봐달라고 부탁했었다. 손님을 놓치면 달리 생계를 이어갈 방법이 없는 그녀는 아이를 위해서라도 일을 나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성매매 여성이자 동시에 엄마였다.

혼자있던 아이는 롱쿠션이 얼굴로 떨어지면서 질식한 것이었다. 재판부는 그녀에게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아동학대치사와 성매매 양형으로 집행유예는 이례적이었다. 선처한 것이다.

그녀는 20대 성인이 되면서부터 몸을 팔아서 생계를 꾸렸다. 지능이 남들보다 떨어졌기 때문이었다. 장애등록을 하지 못했으나, 사람들은 그녀를 장애가 있다고 보았다.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에 그녀가 있었다. 그런 그녀를 받아주는 곳은 성매매 업소가 유일했다.

그런 그녀는 아이의 아빠가 누군지 알 수 없는 아이를 낳았다. 아이는 미숙아였다. 경제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고립된 그녀였지만, 아이에게 만큼은 정성을 쏟았다. 기초생계급여와 한부모 아동양육비로 다달이 주는 137만 원으로 살림을 이어갔다.

그녀의 정성 덕분인지, 아이는 또래 아이 평균의 발육으로 커가고 있었다. 아이의 몸에는 어떤 학대의 흔적도 없었다. 미혼모가 아이를 키우기에는 100만원 남짓한 돈은 턱 없이 부족했다. 그녀는 다시 성매매에 나서야 했다. 아기를 굶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2022년 5월 21일, 아기는 그렇게 8개월 짧은 생을 마쳤다. 고통 속에서 아기는 마지막까지 엄마를 찾았을 것이다.

사회의 사각지대에서 고통을 받고있는 이러한 내용의 기사를, 이러한 사건을 종종 변호사로 생활하면서 접하게 된다. 재판부는 우리 사회도 책임 있다고 보아 그녀를 선처했다. 법원에서 그녀의 삶을 공감하고 선처한 것이다.

이 사건을 보면서, 법원이 개개의 사건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도록 변호사로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희망도 품게 되었다. 공감의 법, 따뜻한 법으로 시작하는, 마무리하는 2024년이 되길 바람을 담아 새해의 인사를 전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송혜미 변호사
법률사무소 오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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